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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작은 삶을 의욕적이게 하지만 저작권은 비참함을 느끼게 하죠 / 작곡가 오숙자

영국신사77 2016. 12. 24. 00:50
[인터뷰] 창작은 삶을 의욕적이게 하지만 저작권은 비참함을 느끼게 하죠
장현식 기자 | 승인 2015.08.10 10:58

오숙자 작곡가, 여성 작곡가에 대한 편견의 시대는 지났지만 창작으로 생활하기 어려워

<탁계석, 오숙자 K- Classic 인터뷰>

[K클래식 인터뷰] 창작은 삶을 의욕적이게 하지만 저작권은 비참함을 느끼게 하죠

오숙자 작곡가, 여성 작곡가에 대한 편견의 시대는 지났지만 창작으로 생활하기 어려워

정리; 장현식 기자

웰빙코리아뉴스

광복 70주년 이를 기념한 콘서트가 봇물 터진 듯 한다. 서양 레퍼토리가 아닌 우리 창작이 청중과 만나는 행사로 창작 활성화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 같다.

교수직을 버리고 창작에 전념하고 있는 오숙자 작곡가는 창작의 기쁨을 받쳐주는 창작환경은 아직도 너무 열악하다고 말한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이 그를 만났다.

<편집부 주>

탁계석 평론가: 광복 70주년을 맞는 작곡가로서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여자가 무슨 작곡을 하느냐’ 하는 소릴 듣는 때에, 그래서 한국여성작곡가협회를 만드셨다 했는데요.

오숙자 작곡가(사진 좌): 네, 그렇습니다. 여자가 운전을 하면 보는 남성들이 집안에서 살림은 누가하나? 하는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았고, 여자가 골프를 잘 치면 저 부인은 살림안하고 아파트 몇 채를 탕진했을 거라고 했으며, 여군들이나 여성 법관을 그 위치대로 인정 안 하려는 시대이기도 했지요.

“창작??, 남자도 어려운데 여자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시대에 저도 작곡을 했습니다. 같은 교수직에 있는 어느 동료 작곡가마저 저를 “오 여사” 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작곡가나 교수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죠,,ㅎㅎ.. 그러한 가운데 여성의 지위를 더욱 돈독하게 하기 위해 ‘한국여성 작곡가회’를 만들고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그런 우리나라에선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 되었지만 . 아마도 또 다른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고 짐작됩니다.

탁계석: 지금은 오페라를 누구나 쓰는 것처럼 작품에 손을 대지만 ‘원술랑’을 쓸 때만 해도 아주 놀라운 여성 작곡가로서의 시도가 아니었나 하는데요, 창작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오숙자: 오페라는 한마디로 종합예술입니다. 드라마틱한 극본이 있고, 노래와 연기를 함께 하는 주인공인 프리마돈나 외에 합창이 있고 무용이 있으며 무대 미술장치와, 조명예술이 포함되는 종합예술체입니다. 70~80 명의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출자, 무대감독이 포함된 300여명이 필요로 하는 그랜드 오페라 “원술랑”은 다년간에 걸쳐 작곡했습니다.

고 유한철 선생님은 우리의 고귀한 역사성을 오페라로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로 서울오페라단의 위촉으로 작곡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6회의 앙코르 공연을 갖기도 했습니다. 요즈음엔 방대한 제작비로 재공연하기 어려운 실정이지요,,,경제가 어려우니 말이죠.

탁계석: 듣고 보니 지금은 여성평등이 강조되어 모든 것이 편견으로부터 조금씩 해방되는 느낌입니다만 창작을 둘러싼 편견과 왜곡이 한, 둘이 아닌 가시밭길 고행이지 않습니까?

현실에서 어떤 문제들과 부딪히나요.

오숙자: 우리나라는 지금 많이 근대화 되었지만 유교사상이 아직도 사람들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다고 봅니다. 남성 음악인들은 항상 저에게 이처럼 칭찬을 하곤 합니다. 여성작곡가로서는 최고의 작곡가라고요,,,

음악창작예술에 왜 남녀가 구분 되어야 하나요? 그런데 저의 남성제자도 그런 말을 하네요,,,그것은 남성의 영역을 넘지 못한다,,,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건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저의 옹졸한 마음일까...하고 늘 그냥 웃고 말지요.

언제나 아무리 큰 곡이라도 “난 쉽게 하는데,,,난, 할 수 있는데,,” 이런 마음과 용기로 누구보다도 세배, 네배의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최근의 저작권 분쟁 우리 창작자들 고사키는 최악의 위기

탁계석: 최근 한국저작권협회에 ‘변종’이라 할 수 있는 기이한 일이 발생해 협회가 투쟁도 불사하는 강경한 입장인데요. 뭐가 문제인가요.

오숙자: 지금 한국음악저작권 협회에서는 이상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다른 저작권협회가 생겨나면서 (함께하는 음악저작권협회) 규정을 개정하고 그 여파로 향후10년 간 사용료 인상분을 고려하지 않아도 발생할 사용료인 3,300억의 방송저작권 사용료 중 2,475억원이 극소수의 배경음악 수입업자와 일부 배경음악작가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이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분배규정에 대해서 문체부는 대부분의 음악작가들이 소속되어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알리지도 않은 채 승인해 줬습니다.

정말 10년간 1,518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손해를 떠맡게 되었습니다. 정말 이러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반듯이 원 위치로 되돌려야 합니다.

탁계석: 듣고 보니 이건 꼭 시정되어야 하고 보다 많은 음악가들이 동참해 어불성설인 부당함을 막아야 하는데, 때마침 대통령께서 사회 전 분야에 개혁을 주문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당 부처의 대응이 궁금합니다.

오숙자: 저 개인의 생각으로서는 문화를 다루는 문체부에 책임을 맡고 있는 분들,,모두 똑독하고 엘리트들이지만 음악과 문화에 깊은 지식과 이해부족으로 이처럼 깊은 판단 없이 그냥 사무적인 임무에만 임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즉 작가들의 권익을 배려하려는 이해부족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입니다.

탁계석: 지금 협회에 대해 많은 분들이 예전과 달라졌고 있고 특히 순수음악 작곡가들을 위해 뭔가를 해보려고 회장이 열심히 뛴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요.

오숙자: 네, 현재 윤명선 회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로 협회의 올바른 개혁을 이뤄나가는데 크고 작게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의 아담한 체구에서 작은 거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중음악은 물론 다소 적은 인원인 순수, 동요, 국악 분야를 포함해서 작가들을 위한 협회로 중심을 두고 열악한 분야의 저작료 증대방안에 적극적인 관심으로 순수 음악가들이 두 달에 한 번씩 모여 발전을 위한 회의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으나 실은 큰 개혁의 하나라고 봅니다.

탁계석: 가요 한 곡만 쓰도 몇 억을 버는 저작권료와 베토벤이 곡을 썼다 해도 한국적 현실에선 생활이 어려울 것 같은데 뭐가 문제입니까.

순화하고 품격 느끼게 하는 가치의 문화에 정책이 배려해야

오숙자: 우리나라 국민들은 음악적인 소양이 신명나고 즉흥적인 흥취를 지닌 재능 있는 국민이라고 봅니다. 베토벤이나.. 아울러 우리나라의 궁중 아악은 완전 대중화 될 수가 없습니다. 일하며 생활하며 즐길 수 있는 음악이 아니라 가만히 소파에서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심취할 수 있는 음악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대중음악은 일하면서, 운동하면서 지하상가 에서도 또 걸어가면서 언제라도 즐길 수 있는 음악이지요. 또한 인터넷으로 세계가 한 생활권에서 세계의 대중음악을 동시에 다운받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방송도 대중음악이 차지하고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니 상업화가 되고 순수음악은 현실적으로 상품이 안되니 생활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탁계석 평론가(사진 우): 창작자의 의지를 살릴 창작 유통망이 개선되어야 하는데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오숙자: 순수음악 자체가 아주 극소수의 방송으로 저작료는 물론 생활이 되는 터전이 불가능 합니다. 그러니 저와 같은 순수 작곡가들이 아무리 창작을 많이 한다 해도 소속사며, 매니저를 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홍보를 할 수도 없으니 알려지지도 않고 유통망이 생겨날 수 없으므로 그대로 묻히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최근에 대중에게 사랑 받는 생활 속에 이야기들을 소재로 새로운 풍의 가곡들이 탄생되고 또 작곡가들은 변화를 갖고 창작에 임 하지만 기본 유통망이 되어있지 않으니 새로운 작품들도 새롭게 일어 설 수 없는 현실입니다.

탁계석: 최근의 ‘대장간’ 같은 토속적인 곡과 ‘영원한 사랑’ 같은 뮤지컬 풍의 대중성 등 창작 세계가 폭이 넓다는 인상을 줍니다.

오숙자: 위에서 언급한 대로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노력합니다. 그러한 노력 속에서 탄생된 곡들이죠,

탁계석: 자신의 작품에서 베스트 작품들을 장르별로 좀 정리해 주신다면?

오숙자 : 글세요. 오페라 : 그랜드 오페라 원술랑, 동방의 가인 황진이. 기악곡(관현악곡, 실내악 곡) : 덧뵈기, 바이얼린 협주곡, 기악곡 등. 합창곡 : 항해, 생금우물, 어머니의 기도. 등 , 가곡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대장간, 어머니, 참 이상한 이름, 오늘은, 등등이며 뉴에지 : 영원한 사랑, 달을 배웅하며, 오늘은 늦지 않아, 하얀 모래, 호숫가에서 홀로 걸으면, 등으로 나눌 수 있겠지요.

탁계석: 가곡학회장을 맡고 계신데 가곡 활성화를 위한 전략은 무엇입니까.

오숙자: 제가 항시 추구해온 운동이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곡의 시가 너무 시적이고 문학성을 탈피해야 한다고 봅니다. 눈으로 읽고 낭송도 되는 시와 노래로 불리어 지는 시와는 다릅니다.

어휘나 전문적인 문자나 언어는 노래로서 표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쉽고 간결하면서도 내용의 전달이 잘되고 그리고 생활 속에서 공감을 주는 시여야 합니다. 이제 가사의 형식은 작사가들이 새롭게 만들어 가야합니다. 대사조이던 독백조이든 듣는 이의 공감을 주면 또다시 듣고 또 듣고 싶어져야 하지요,

탁계석: 음반 작업도 꾸준히 하고 계신데 요즈음 여러 작곡가의 작품의 경향은?

오숙자: 대체로 불려지기 쉬운 가곡 분야들이 지속적으로 창작되어지고 있습니다만 현시대에 맞게 음악적인 진화가 잘 안 이뤄지는 느낌입니다. 아무리 명곡이더라도 홍난파, 현재명, 김성태 시대에만 머물 수 없습니다. 대중들이 많이 변하고 있으니까요.

탁계석: 학교 성희롱, 폭력 등 정서가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처벌도 필요하지만 순화시키는 문화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오숙자 : 네, 인터넷의 위대한 현대의 이기가 감수성 많은 청소년들의 말초신경 자극적인 감각을 선호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윤리와 죄의식이 둔화되기 쉽게 만들기도 하지요.

우리의 감성을 가장 움직이게 하는 아름답고 순수한 전통 클래식 음악이 필요한 이유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오페라 무대에서 관객들과 인사 나누는 오숙자 작곡가

탁계석 : 작곡자들이 중도 포기가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정부의 창작 지원 정책에 의견을 주십시오. 특히 공공오케스트라 합창단부터 창작 의무화가 필요하다 하셨는데요.

오숙자: 생활이 되지 않으니 중도 포기를 하게 되지요. 앞에서 문체부 얘기를 잠시 했지만 우리나라 문화육성 중에 창조문화가 기반이 되어야 하듯이 이런 엄청난 중요한 일을 종사하고 있는 장관 및 정치가들은 문화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않고 실력 있는 엘리트의식에 사로잡혀 창조문화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학창시절 입시중심의 교육으로 문화 예술이 배제된 우리의 교육행정으로 문화 예술의 소양을 쌓지 못한 피해자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공공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단, 공공 오페라단의 공연 때 우리의 새로운 창작물을 정규적으로 레퍼토리로 삼아야 하는 정책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지요.

탁계석 : 네, 긴 시간 대화 감사드립니다.

정리;장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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