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명작곡가 오숙자
동방의 가인 황진이 한류시장을 향하여
21세기 문화광장 대표 탁계석
예지력과 굵은 선 지닌 전업 작곡가
교수직을 그만 두고 전업 작곡가의 길에 접어 든 작곡가 오숙자. 시간에 쫒기며 이런 저런 곳에 마음을 쓰다보면 정작 창작에 써야 할 에너지가 분산되어 작업에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아예 하나만 하기로 작정을 했다. 거처를 양평 서종면으로 옮기고 이곳에 둥지를 트고 창작에 몰두했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사는 자연과의 호흡에서 몇 번이고 창작에 전념하기를 참 잘 내린 결정이라 생각했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사는 자연과의 호흡에서 몇 번이고 창작에 전념하기를 참 잘 내린 결정이라 생각했다.
도시에서 오고 가는 길에 뿌려지는 시간이 없으니 그 시간에 산책도 하고, 악상도 다듬어 곡을 쓰면서 창작의 즐거움이 바로 이런 것이 구나를 깨달았다고 한다.
사실 강사 자리 하나 따기 위해 수 백 통의 지원 서류를 내어야 하는 현실에서 교수직을 버리고 창작에 올인 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그는 창작에서도 늘 앞서가는 예지력과 과단성, 선 굵은 스케일을 유지해온 작곡가다.
오숙자 작곡가는 유년시절의 기억을 매우 소중한 음악자산으로 여기고 있었다. 모든 영상이 음악적 소리로 들리는 체험을 했는데 후일 이것들이 그의 창작에 모티브가 되었다.
'2, 3살 때 잔치 때가 되면 춤을 추었는데 어머니가 그만 추라고 할 때 까지 마냥 신명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항아리에 물을담고 박아지를 엎어놓고 치는 물장구 등을 두드리면 소리나 나는 것에 착안해 여러 가지 리듬 놀이를 하고 놀았다고 한다.
유난히 총명하고 재주가 있어 네 살 때부터 바이얼린을 했다. 악기 구경조차 하기가 힘든 시절이다. 이런 경험들은 전통에 대한 뿌리 깊은 체내화로 창작의 텃밭이 되었다.
81년 로마세계 여성 작곡제전 입상
그는 또 여러 분야에서 앞서갔다. 현대음악도 일찍 체득해 81년 로마 세계 여성 작곡가 제전에 입선했다. 당시 그의 악보가 음악제 프로그램의 표지가 되기도 했다. 이 때 발표한 것이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무악이다.
81년 로마세계 여성 작곡제전 입상
그는 또 여러 분야에서 앞서갔다. 현대음악도 일찍 체득해 81년 로마 세계 여성 작곡가 제전에 입선했다. 당시 그의 악보가 음악제 프로그램의 표지가 되기도 했다. 이 때 발표한 것이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무악이다.
소쿠리, 고리짝, 쌀 고르는 키 등을 민속 하는 곳에서 구한 것들로 효과를 내는 이펙트로 사용하였다. 우리 생활 소재들이 악기가 된 것이다.
또 탈놀음을 가지고 만든 '덧뵈기'란 작품도 있는데 항시 그는 '정중동', '동중정'의 내적 긴장감과 변화를 가지고 작곡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에 바탕을 두지 않은 현대음악을 가리켜 '작곡가가 집 주소도 가르쳐 주지 않고 집으로 찾아오라 하는 것과 같다'며 뿌리 없는 실험적 현대음악의 허무맹랑함을 지적했다.
이는 오로지 작곡가는 모국어를 가져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의 우리 소재의 다룸은 기악음악에서 뿐만 아니라 오페라에서도 잘 나타난다. 86년 원술랑을 작곡해 89년, 94년, 2002년 재 공연되었다. 창작 오페라가 한번 무대 올려 진 후 그대로 사라지는 현실에서 그의 작품은 꾸준히 작품성을 인정받아 온 결과라 하겠다.
특히 2005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 '동방의 가인 황진이'에서 보여준 드라마틱한 스케일과 전통미의 조화로운 극적 재구성은 창작 오페라도 충분히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이르렀다. 귀에 들리는 아리아, 중창, 합창의 극적 전환 무대로 청중들의 눈물을 자아내었다. 이런 오페라에서 오숙자 작곡가의 본령을 보게 되는 것 같다. 그의 음악에 내재된 선적 매력과 격조, 인간 품성을 존중하는 따뜻한 시선, 스케일, 전통의 깊이를 우려내는 작품성은 난해한 현대음악의 실험 과정을 충분히 거친 원숙함이라고 본다. 2007년 지역 여러 곳에서 재공연을 추진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여성 작곡가로서의 그는 여성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편견이 창작보다 더 힘든 시절을 거쳤다고 했다. 그 시절만 해도 '여성이 무슨 작곡이냐'는 핀잔을 받아야 했고 평론가들마저 고운 면만 부각시켜 '여성의 섬세함'이란 한정된 평가를 내리곤 했다.
동방의 가인 황진이 성공적인 공연 평가, 한류로 이어지기를
그러나 그는 정작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거뜬히 소화해 낸다. 종교적인 합창과 가곡에도 우리 전통에서 것들을 녹여 들게 한다. 단순한 소재뿐만 아니라 사상이 바탕이 된 자유분방한 예술성을 표출하기도 하고 극화된 스케일이 큰 오페라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서정시를 바탕으로 한 인본주의적인 서정 가곡이나 크로스오버의 노래도 열심히 만들었다. 전업을 하니 우선 다작을 할 수 있어 좋고 작업 진도도 매우 빠르다.
동방의 가인 황진이 성공적인 공연 평가, 한류로 이어지기를
그러나 그는 정작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거뜬히 소화해 낸다. 종교적인 합창과 가곡에도 우리 전통에서 것들을 녹여 들게 한다. 단순한 소재뿐만 아니라 사상이 바탕이 된 자유분방한 예술성을 표출하기도 하고 극화된 스케일이 큰 오페라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서정시를 바탕으로 한 인본주의적인 서정 가곡이나 크로스오버의 노래도 열심히 만들었다. 전업을 하니 우선 다작을 할 수 있어 좋고 작업 진도도 매우 빠르다.
경계를 허물고 서로 만나는 것은 이제 보편적인 사회 현상이 되었지만 오숙자 작곡가는 1975년에 크로스오버란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 때, 실내악에 색소폰을 넣는 등의 작품을 썼다. 또 가곡에 피아노 반주와 해금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모두가 자연스런 음악적 필요성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1976년 최민 시인의 시 '물방울'에 의한 작품은 첼레스트와 타악기를 위한 것이었는데 그림화한 악보였고 이 안에는 한숨, 신음, 고통, 웃는 것이 담겨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얼굴이 두꺼우냐 하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본인은 정작 무엇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어린 아이와 같은 마음 그대로 시에서의 느낌을 형상화한 것이었다. 순수한 정신이 곧 바로 용기로 나타난 것이다.
그는 또 시조창이나 남도창에도 관심이 많아 성가곡을 쓰거나 오페라 장면에서 그 멋을 그려내어 한국미를 물씬 풍겼다.
오숙자 작곡가는 컴퓨터로 작업을 한다. 16년 전 부터 이니 인터넷이 나오기 전이다. 요즈음은 다시 큐베이스로 녹음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배워 가고 있다. 젊은이들이 아닌 세대에서 속도를 따라 잡는다는 것 자체가 고된 훈련이지만 그의 창작 작업에서의 진보적 성향은 멈출줄 모른다. 더 큰 자유를 얻기 위해서 한편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더 해야 하는 이치라고나 할까.
근자에 뮤지컬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이 청중들이 오페라 청중이 될 것이란 점에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마이크로 확장된 음향에서 실제 순수 가공되지 않은 음악을 듣게 되면 사람들은 그 가치를 알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동방의 가인 황진이'는 우리 소재이지만 우선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레퍼토리란 점에서 때마침 한류의 흐름을 타고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숙자 작곡가의 작품은 성악과 오케스트레이션에 능숙한 만큼 작품을 대하는 성악가들도 재미있게 오페라를 하고 보는 관객도 시종일관 흥미롭다. 바라건데 이제 늘 반복되는 서양 레퍼토리의 식상함을 벗어나 우리 작품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더 많은 능력 있는 작곡가들이 오페라 제작에 뛰어 들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클래식 감소를 걱정하는 우리 음악계의 안타까움도 어느 면에서 창작이 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진다. 그는 창작의 즐거움이 우리사회에 고루 퍼져 모두 함께 그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츠엔 칼쳐 2007년 1월 vol.12
그렇게 된다면 클래식 감소를 걱정하는 우리 음악계의 안타까움도 어느 면에서 창작이 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진다. 그는 창작의 즐거움이 우리사회에 고루 퍼져 모두 함께 그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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