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조명이 반포되매 처녀들이 도성 수산에 많이 모여 헤개의 수하에 나아갈 때에 에스더도 왕궁으로 이끌려 가서 궁녀를 주관하는 헤개의 수하에 속하니" (에스더 2:8)
에스더가 특정한 때에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기 위해 하나님이 택한 도구였음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하나님이 선택한 에스더가 왜 이방인들의 미인 대회에 참여해서 왕비로 뽑혀야 했는가? 왜 에스더와 같은 경건한 신자가 그런 미인대회에 참여했으며 이방 왕의 아내가 되려고 했는가? 여기 왕의 조명에 의해 도성 수산에 모인 많은 처녀들의 수에 대해서는 해답이 구구하지만 조세프스(Josephus, Antiq. XI, 200〔vi,2〕)는 거기 400명의 처녀들이 있었다고 한다(1). 풀르다크(Plutarch)에 따르면 페르시아 왕 아닥사스는 360명의 첩이 있었으며 모두 최고의 미인들이었다고 주장한다(Artaxerxes XXVII, 5)(2). 이렇게 본다면 여기 미인대회라는 것이 신앙적이 아니었을 것이 분명하며 경건한 유대 인이 거기 참여했다면 모순이 아닌가? 그 해답으로 여기 8절에 나오는 말씀에서 분명한 것은 에스더는 이 대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7절 말씀대로 용모가 곱고 아리따운 처녀여서 왕의 관리에 주목을 받게 되었다. 우리말 성경 8절에서 에스더는 왕궁으로 이끌려 가서 하였다. 그러므로 에스더는 자원해서 미인대회에 참여한 것이 아니다. 에스더는 이 일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3). 물론 여기서 에스더 역시 잡혔다 혹은 걸려 들었다고 번역하나(우리말 성경 이끌려 가서) 에스더가 수산 궁에 간 것은 어떤 강제나 심지어는 주저함도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동사가 여기서 어떤 싫은 기색도 암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동사를 저자는 15절에 가서 모르드개의 에스더 입양에서도 쓰고 있다(4). 그러나 그럼에도 그녀가 주저함 없이 수산 궁에 들어갔는지를 알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어느 여인이 왕명 앞에서 선택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5). 또 미인대회 참여자들이 명백한 어떤 부도덕한 일을 그 대회 안에서 했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6). 위에서 본대로 다양한 해답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이 대회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 과정에서 부도덕한 일이 있었다는 어떤 증거도 없으며 또 에스더를 왕후로 삼아 그 백성을 구원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다면 더더욱 그런 의심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설사 어떤 일이 그 과정 중에 있었다고 해도 에스더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므로 에스더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주 1. F.B. Huey, Jr., Esther, E.B.C. Vol.4(Grand Rapids: Zondervan, 1988), p.806 2. Carey A. Moore, Esther(New York: Doubleday, 1988), p.21 3. J. Carl Laney, Answers to tough Questions(Grand Rapids: Kregel, 1997), p.101 4. Carey A. Moore, Ibid., 5. Joyce G. Baldwin(Downers Grove: IVP, 1988), p.66 6. Cf. Norman Geisler and Thomas Howe, When Critics Ask(Victor Books, 1992),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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