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가 아니었던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알 수 있었겠는가. 예수께서 나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이야기는 교회를 다니면서 수백 번도 더 들었던 이야기다. 그럼에도 나는 그 사실을 머리로만 알았다. 내가 죄인인 것을 아는데 30년이 걸렸다면 내 죄를 대속하기 위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닫기까지 40년의 세월이 걸린 것이다. 진정 가슴으로 내가 그 진리를 받아들인 것은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슬픔의 강을 건너고 고뇌의 산을 넘고 나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절규했던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에 응답지 않은 하나님의 무한 아픔, 예수님이 완전히 순명하기까지 하나님의 침묵, 나는 그 속에 엄청난 사랑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성경을 통해 발견했다.
“그가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워서 온전하게 되셨은즉
자기에게 순종하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고
하나님께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른 대제사장이라 칭하심을 받으셨느니라.”(히 5:8∼10)
예수님조차도 하나님께서 십자가를 지라고 하시니 순종하여 십자가를 지셨을 뿐 아니라 온전히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 구원의 근원, 즉 구세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십자가로 주어지는 상급은 부활로 이어진다. 십자가가 아니었던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십자가가 없었던들 어떻게 부활이 주어졌겠는가.
‘내가 무슨 잘못이 있기에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가’라고 분하고 억울해 어찌할 바를 모를 때에 베드로전서 2장 19절 이하의 말씀을 주셨다.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또 4장 12∼13절에서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고 응답하셨다.
이렇게 말씀 안에서 위로 받으며 나의 분노와 반역은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렇게 차츰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 갔다. 그러면서 나의 아픔을 시로 풀어냈다.
예수님조차도 하나님께서 십자가를 지라고 하시니 순종하여 십자가를 지셨을 뿐 아니라 온전히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 구원의 근원, 즉 구세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십자가로 주어지는 상급은 부활로 이어진다. 십자가가 아니었던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십자가가 없었던들 어떻게 부활이 주어졌겠는가.
‘내가 무슨 잘못이 있기에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가’라고 분하고 억울해 어찌할 바를 모를 때에 베드로전서 2장 19절 이하의 말씀을 주셨다.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또 4장 12∼13절에서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고 응답하셨다.
이렇게 말씀 안에서 위로 받으며 나의 분노와 반역은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렇게 차츰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 갔다. 그러면서 나의 아픔을 시로 풀어냈다.
남편의 2주기에 한 권의 시집으로 묶어 ‘그대는 별로 뜨고’라는 시집을 문학세계사에서 펴냈다. 87년 6월이었다.
때마침 가택연금 상태인 김대중 선생에게 온 세상 이목이 집중해 있었을 때 조선일보 기자가 찾아가 무엇으로 소일하는지를 물었다. 그 기자는 선생의 대답을 기사로 전했다.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는 선생은 특히 김소엽 시인의 시집 ‘그대는 별로 뜨고’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했다. 이 한 줄의 기사가 나가자 나의 시집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나님은 참 알 수 없는 분이시다. 남편의 월급으로 매달 살아가던 나는 당시 많이 힘들었다. 사실 딸과 함께 살 길이 막막했는데, 하나님은 예기치 않은 상황을 통해 역사하셨다. 시집 인세를 받아 몇 년 동안을 또 살게 인도하셨다.
나는 추모 시집에 ‘죽음은 마침표가 아닙니다’라는 시로 죽음을 정리했다.
죽음은/ 마침표가 아닙니다//죽음은/영원한 쉼표// 남은 자들에게는/끝없는 물음표//
그리고/의미 하나/이 땅위에 떨어집니다/어떻게 사느냐 하는/따옴표 하나//
이제 내게/남겨진 일이란/부끄럼 없이 당신을 해후할/느낌표만 남았습니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때마침 가택연금 상태인 김대중 선생에게 온 세상 이목이 집중해 있었을 때 조선일보 기자가 찾아가 무엇으로 소일하는지를 물었다. 그 기자는 선생의 대답을 기사로 전했다.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는 선생은 특히 김소엽 시인의 시집 ‘그대는 별로 뜨고’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했다. 이 한 줄의 기사가 나가자 나의 시집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나님은 참 알 수 없는 분이시다. 남편의 월급으로 매달 살아가던 나는 당시 많이 힘들었다. 사실 딸과 함께 살 길이 막막했는데, 하나님은 예기치 않은 상황을 통해 역사하셨다. 시집 인세를 받아 몇 년 동안을 또 살게 인도하셨다.
나는 추모 시집에 ‘죽음은 마침표가 아닙니다’라는 시로 죽음을 정리했다.
죽음은/ 마침표가 아닙니다//죽음은/영원한 쉼표// 남은 자들에게는/끝없는 물음표//
그리고/의미 하나/이 땅위에 떨어집니다/어떻게 사느냐 하는/따옴표 하나//
이제 내게/남겨진 일이란/부끄럼 없이 당신을 해후할/느낌표만 남았습니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