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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혜공주(단종의 누나) /죽기 전 직접 쓴 分財記 발견… 마지막까지 공주 신분 유지

영국신사77 2012. 7. 25. 12:53

 

경혜공주(단종의 누나) 이야기, 드라마(공주의 남자)와 다르네

  • 전병근 기자
  • 입력 : 2012.07.24 23:21

    죽기 전 직접 쓴 分財記 발견… 마지막까지 공주 신분 유지
    남편 정종 능지처참당하고 관비됐다는 야사와 다른 듯

    문종의 딸이자 단종의 누나였던 경혜공주(敬惠公主·1436~1473, 37세)는 죽을 때까지 공주 신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후기 일부 문집(文集)이나 야사(野史)에서는 경혜공주의 남편 정종(鄭悰)이 단종 복위 사건에 연루돼 능지처참된 후 순천이나 장흥의 관비(官婢)가 됐다는 내용이 전해져 왔다.

    이 같은 사실은 경혜공주가 죽기 사흘 전인 1473년(성종 4년) 유일한 혈육인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내용의 분재기(分財記·재산을 나눠주는 문서)가 발견됨으로써 밝혀졌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최근 해주 정씨 대종가에서 연구 자료로 받은 고문서 1300여점을 정리하던 중 '경혜공주인(敬惠公主印)'이라는 붉은색 도장이 찍힌 분재기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해주 정씨 대종가는 지난해 방영된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의 등장 인물인 정종의 종가다.

    지난해 방영된 KBS 드라마‘공주의 남자’에서 경혜공주 역을 맡았던 홍수현(오른쪽)과 남편 정종 역의 이민우. /KBS 제공
    김학수 장서각 국학자료연구실장은 "조선시대 공주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자기 인장을 찍은 고문서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가로 66㎝, 세로 70.5㎝ 크기의 분재기에는 성화(成化·명나라 헌종의 연호) 9년(1473년) 12월 27일 아들 정미수(鄭眉壽·1455~ 1512)에게 재산을 나눠 준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공주는 문서에서 '내가 불행히 병이 들어 유일한 아들인 미수가 아직 혼인도 못했는데 지금 홀연히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며 '정선방(貞善坊·조선시대 한성부 중부 8방 중의 하나)의 집은 내가 죽은 후에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받들어 자손에게 전하고 오래도록 지니며 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