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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장지대였던 신도림, 서남권 '젊음의 광장'으로

영국신사77 2012. 5. 14. 14:15

[서울] 공장지대였던 신도림, 서남권 '젊음의 광장'으로

  • 양승식 기자
  • 입력 : 2012.05.14 03:07 | 수정 : 2012.05.14 12:03

    분진·소음 유발하던 공장村 2000년부터 헐리기 시작
    쇼핑몰·특급 호텔 들어서며 유동인구 1만여명 더 늘어

    지난 11일 오후, 신도림역 1번 출구. 유럽 도심이 연상되는 널찍한 광장 '디큐브 파크' 정중앙 바닥 분수 주변에는 젊은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광장 앞에는 42층의 원통형 종합쇼핑몰 디큐브시티가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었고, 그 뒤에는 51층짜리 아파트 2동이 자리 잡았다. 기차길 건너편에는 40층짜리 테크노마트가, 영등포와 구로를 잇는 경인로 반대편에는 각종 고급 아파트가 겹겹이 들어서 일대의 스카이라인을 만들었다.

    양천구 신정동 주민 이형동(29·대학원생)씨는 "원래는 영등포나 신촌을 자주 찾았는데, 작년부터 이곳을 자주 찾는다"라고 했다. 이씨는 "상점만 돌아봐도 지루할 틈이 없다"며 각종 브랜드 의류 상점과 맛집이 즐비한 디큐브시티를 돌아봤다.

    신도림역은 4~5년 전만 해도 지하철 1·2호선과 경인·경부 선로가 복잡하게 얽힌 환승역일 뿐이었다. 1970년대엔 연탄공장에서 나온 재로 지역이 까만색이었고, 주변은 온통 공해와 소음을 유발하는 공장 일색이었다. 1970년을 전·후로 연탄·화학·타이어 공장 등 대형공장만 7개가 들어섰다. 한마디로 '사람 살 만한 곳'이라는 말은 못 듣던 곳이다.

    이 일대는 지난 1997년 정부가 공해공장의 지방이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눈부시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0년 11월 서울시에서 구로·신도림역세권 재개발 계획을 확정하며 본격적으로 공장이 헐렸고, 그 자리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섰다. 신도림동 주민 문정화(40)씨는 "예전엔 신도림에서 만나자고 하면 싫은 기색을 하는 친구들도 많았다"며 "요즘엔 역사(驛舍) 밖을 나서면서 모두 놀란다"고 했다.

    지난해 개관해 지역 랜드마크가 된 디큐브시티엔 우리나라 3대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인 자라·유니클로·에이치앤엠(H&M)이 대규모 동시 입점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백화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다. 디큐브 시티 안에는 어린이 100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놀이터 '뽀로로 파크'도 있다. 3D 뽀로로 애니메이션 감상은 물론, '통통이 소극장'과 뽀로로 열차를 탈 수 있는 '뽀롱뽀롱역'도 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종합쇼핑몰 디큐브시티의 전경. 이곳을 중심으로 20~30대 젊은이들이 신도림역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김지호 객원기자 yaho@chosun.com
    특1급 호텔인 쉐라톤 호텔도 입주해 있는데, 인천·파주 등지의 공장을 찾아온 비즈니스 손님으로 가득하다. '디큐브 아트센터'에는 뮤지컬 전용극장(1242석)인 '디큐브 씨어터'와 다목적 공연장이 있다. 맛집도 빼놓을 수 없다. 지하 2층 '한식 저잣거리'는 양반집 한옥과 누각·대청마루 등을 설치해 옛 마을을 현대식으로 재현했다.

    지난 2007년 개관한 테크노마트에는 스크린 10개를 갖춘 CGV 영화관도 들어섰다. 대형마트 이마트가 입점해 있으며, 11층에는 결혼식장도 들어섰다.

    상가정보업체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신도림역의 지난해 일평균 승하차 인원은 15만8355명. 지난 2010년 일평균 승하차 인원이 14만5121명보다 1년 새 1만3234명이 늘어났다.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역 주변에 들어서고 테크노마트와 디큐브시티 등 대형 쇼핑몰이 들어섰기 때문이라는 게 구로구청의 분석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예전에 보이지 않던 20~30대가 늘어나며, 신촌·홍대앞 못지않은 젊은이들의 메카로 바뀌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