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충무아트홀 이종덕 사장 / Opinion Leader

영국신사77 2012. 4. 19. 00:01

 

                    충무아트홀 이종덕 사장 Opinion Leader

                                                                                                             2011/09/07 16:41

 

                                                                                                       http://blog.naver.com/suputer/120139087424

 

 

                                           “내 삶은 무대 뒤에서 이루어졌다”

 

 

‘문화 공연’이라는 단어조차도 낯설던 시절, 척박한 공연문화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며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한 인물로, 또는 ‘한국 공연계 대부’라 평가받고 있는 충무아트홀 이종덕 사장. 그는 1963년 문화공보부 업무를 시작으로 문화예술계와 인연을 맺고 서울예술단 이사장, 예술의전당 사장, 세종문화회관 사장, 성남아트센터 사장 등 국내 최고시설 공연장 대표를 두루 거치면서 예술행정에 40여 년이 넘는 시간을 바쳐온 국내 극장 전문경영인 1세대다. 그는 77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중구문화재단 산하의 충무아트홀 사장으로 적극 선임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 문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우리나라는 예술을 많이 발전시켜야 합니다.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것은 예술밖에 없습니다. 예술이야말로 우리의 훌륭한 자산입니다. 그걸 개발해 발전시켜나가야 하는데, 요즘 정치하는 사람들은 정쟁이나 경제에만 관심이 있지 문화예술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2003년 초여름, 이수성 전 총리가 기억하는 이종덕 사장의 말이다. ‘예술 행정’이니 ‘예술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훨씬 전부터 예술정책을 다루는 문화공보부 공무원을 시작으로 오직 한 길, 예술 행정 분야에만 종사해 오고 있는 이종덕 사장은 한국 문화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인식되고 있다. 강한 개성과 고집, 뛰어난 아이디어맨, 원만한 리더십을 가진 예술 경영의 귀재, 폭 넓은 인맥, 늘 변신하는 문화 행정가, 숨어서 일하는 사람, 문화예술계의 불도저 등 그를 말하는 사람들의 기억들이다. 40여 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무대예술의 뒤편에서 그림자처럼 살아왔지만, 그는 한국 문화예술의 발전 과정을 무대 뒤에서 빠지지 않고 지켜 보아온 산증인이다.

 

“주요 극장마다 아찔한 사건이 하나씩 있습니다. 서울예술단장 시절엔 국립극장에서 ‘꿈꾸는 철마’라는 공연 리허설 도중 기차 무대 세트가 무너져 십여 명이 다쳐 입원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1997년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야간공사 도중 스프링클러가 터져서 물바다가 됐던 사건, 2001년엔 세종문화회관에서 리허설하다 총에서 나온 화약이 벽면에 붙어 불이 났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사건인데, 참 운 좋게도 공연은 다 올라갔어요. 이 밖에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1등 없는 2등을 차지하고 돌아온 정명훈에게 카퍼레이드 행사를 치러준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제가 공연계장이었는데, 문공부 장관에게 직접 청해 허락을 받았습니다. 한국일보를 찾아가 미스코리아가 타던 오픈카 두 대를 빌려 김포공항에서부터 시청까지 카퍼레이드를 했습니다.” 수십 년의 세월동안 해당분야에 몸담아 오면서 일어났던 이 사장의 경험담은 지금 다시 들어도 흥미진진하다.

 

그는 “‘예술 경영’은 기획자와 배우와 관객의 삼박자가 하모니를 이룰 때 최고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기획은 좋은데 배우가 거기에 걸 맞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기획도 좋고 배우의 실력도 훌륭한데 관객이 별로 들지 않는다면 그 공연은 실패한다. 이 세 가지가 하모니를 이루기 위해서는 예술 경영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다. 각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라며 전문가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 강조했다.

 

                                      공공극장의 기능·역할 강화, 명품극장으로 도약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문화예술계의 거목 이종덕 사장은 올해 초 충무아트홀 사장으로 선임됐다. 규모상으로는 한 자치구의 조그만 공연장에 불과할 뿐일지 모르겠지만, 그가 꿈꾸는 충무아트홀의 비전과 미래는 그 이상이다.

 

충무아트홀은 공공극장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명품극장으로의 도약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충무아트홀 공연장 운영의 작은 개념에서 벗어나, 중구문화재단 즉 지역문화재단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대폭 확대해 나가고자 하고 있다.

 

이 사장은 “한 번 문화 경험을 맛보게 되면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찾아가는 공연, 무료 초청 공연 등 극장 문턱을 낮추고 지역민이 자주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또한, 유년기 경험이 평생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을 위한 예술교육사업도 적극 개발할 계획입니다”라며 지역 문화공간의 한계를 벗고 좀 더 친근감있게 주민에게 다가서는 행정을 펼칠 것을 밝혔다.

 

이 밖에도 충무아트홀은 현재보다 더 도약하고 진정한 명품극장이 되기 위해 공연프로그램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동안 충무아트홀은 뮤지컬을 주로 선보이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뮤지컬은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성격이 짙은 장르로, 최근 민간 기업에서 뮤지컬 전용관을 짓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장변화와 더불어 충무아트홀이 구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극장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뮤지컬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하고 품격 있는 공연을 선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이 사장의 설명이다. 올 한해는 뮤지컬 공연 비율이 95%였지만, 내년에는 50%로 선보이면서 약 30%는 클래식 공연을, 약 20%는 충무아트홀을 널리 홍보하거나,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행사로 채워 나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서울 중구는 주간 활동인구가 350만 명이 되는 도시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는 도시죠. 주변 기업과 기관을 잘 활용해서 협력하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중구 내, 충무아트홀 주변으로는 명동예술극장, 국립극장, 명보아트홀까지 문화시설이 있습니다. 이 극장들과도 협력해 문화 벨트화 하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충무아트홀 후원회를 조직해 중구 관내 위치한 기업의 메세나 활동도 적극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충무로의 영화, 동대문의 패션, 충무아트홀의 공연을 연결해 신개념 문화상품을 개발할 것입니다. 이것은 ‘팝아트밸리’라는 개념으로, 충무아트홀을 새로운 한류문화의 중심지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라며 충무아트홀 활성화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예술 행정을 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관객과 예술가를 최고의 고객으로 모시는 일입니다. 소비자인 관객이 얼마만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지, 공급자인 예술가가 얼마나 최상의 컨디션에서 무대에 서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일이죠. 그것과 관련해선 어떠한 타협도 있어선 안됩니다.” 이 사장은 관객과 예술가의 편의를 위해 최고의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고객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 있는 극장 안내원, 청소 미화원에게도 서비스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그는, 타 예술기관의 수장을 맡아 이끌 때부터 직원교육에 대해 굉장히 엄하기로 정평이 났었다. 직원들이 목표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그가 가는 곳이면 슬로건이 정해져 있다. 예술의전당 재직 시에는 ‘Best5 운동’을 전개했었다. 첫째, 최고의 예술활동(Best Activity), 둘째, 최적의 문화공간(Best Culture Space), 셋째, 최고의 예술행정가(Best Staff), 넷째, 최상의 서비스(Best Service), 다섯째, 최선의 협력(Best Teamwork) 등 이 운동을 통해 전격적으로 의식개혁 운동을 실시한 것이다.

새로 부임한 충무아트홀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총정리해 ‘도전’ ‘긍정’ ‘배려’라는 슬로건을 정해 놓고 창조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찾아가는, 나누는 공연으로 감동 전해

이 사장은 충무아트홀이 중구문화재단으로서 중구민이 실질적인 문화 혜택과 문화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칠 계획에 있다. 실제로 상반기에는 지역민을 위한 문화사업으로 찾아가는 동네 음악회 ‘사랑방 콘서트’를 3회 개최했는데, 현재까지 열렬한 호응을 받으면서 진행되고 있다. ‘사랑방 콘서트’는 매달 클래식이나 국악 연주 단체가 직접 동네 도서관이나, 구민회관, 아파트 로비 등으로 찾아가서 공연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공연을 할 때마다 200~300명이 넘는 구민이 모여 서서 관람할 정도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그리고 올 하반기에는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미혼모 등 문화소외계층들을 무료로 공연에 초청하는 공연 나눔 행사도 기획 중에 있다. 뮤지컬 외 국악공연 등 3작품을 무료로 초청할 계획인데, 특별히 공연 성격에 맞게 초청대상자를 달리해 더욱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명사들이 들려주는 문화특강 ‘우리시대 예술가를 만나다’ 등을 기획하고 있다. 작년 연극배우 조재현, 국립발레단장 최태지,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참여했는데, 올 해도 이에 버금가는 명인들을 초청해 특강을 계획 중이다.

이 사장은 한센병 환우들을 돕기 위해 지난 1970년에 발족한 라자로마을돕기회에 초창기부터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38년간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얼마 전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가 3월을 끝으로 물러나 현재 고문으로 있다.

지난 5월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그대있음에’라는 자선음악회를 마쳤는데, 이 음악회가 벌써 29회를 맞이했다. 이 사장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김덕수 씨와 그의 사물놀이패가 공연 흥을 돋우고, 정치용 씨가 이끄는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이 사장은 “이번 공연이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것은 공연을 통해 조성된 수익금이 우리나라 한센인들보다 더 형편이 어려운 동남아, 중국 등 해외 한센인들을 위한 후원에 쓰인다는 점입니다. 라자로돕기회 설립 40년 만에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한 것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습니다”라며 신앙을 토대로 한 꾸준한 봉사에 대해 설명했다.

강한 추진력과 전문성으로 충무아트홀의 비전과 방향을 발표하는 청사진을 그린 이종덕 사장의 명품극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그의 열정과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허동수 회장, 이종덕 사장 2012 자랑스러운 연세인상

[중앙일보] 입력 2012.01.06 00:00 / 수정 2012.01.06 00:35
허동수 회장(左), 이종덕 사장(右)
허동수 GS칼텍스 회장과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이 연세대 총동문회(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가 수여하는 ‘2012년 자랑스러운 연세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허 회장은 지난해 200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자랑스러운 연세인상’ 시상식은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에서 열리는 ‘연세대 새해 인사의 밤’ 행사에서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