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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전시로 고객 유인… 지갑은 저절로 열린다//문화공연 관람한 고객이 일반 고객보다 2배 이상 쇼핑

영국신사77 2011. 7. 15. 00:02

콘서트·전시로 고객 유인… 지갑은 저절로 열린다

백화점·대형마트마다 문화홀·문화센터에 집중 투자
문화공연 관람한 고객이 일반 고객보다 2배 이상 쇼핑
"매장에 오래 머무르게 해 객단가 높이는 마케팅 주력"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문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장 안에 문화홀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장을 확충하고, 각종 문화 이벤트를 유치하는 게 유행이다. 현대백화점은 8월 개장하는 대구점에 580여석을 갖춘 1320㎡(400평) 규모의 문화홀을 연다. 롯데백화점도 9월 부천 중동점, 12월 김포 스카이파크점에 차례로 문화홀을 개장한다.

백화점들이 공연장이나 문화센터에 투자를 집중하는 이유는 문화시설을 보강할수록 장사가 잘되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충무로 1가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홀에서 고객들이 가수 김장훈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신세계 제공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홀에서 오페라·뮤지컬·아동극 등 각종 공연을 관람한 고객은 총 6만800명으로 이들은 1년간 평균 630만원어치를 쇼핑했다. 일반 고객 연간 쇼핑액(136만원)의 4.6배나 되는 액수다. 신세계 본점 문화홀 고객의 객단가(손님 1명이 지출한 금액)는 명품 매장만 입점해 있는 본관 객단가(350만원)보다도 오히려 1.8배나 높다. 신세계 측은 "매출 상위 10%를 차지하는 VIP 고객 중 86%가 문화홀이나 백화점 아카데미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마케팅 담당 김봉수 상무는 "한 평이라도 매장 면적을 늘려야 매출이 증가하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회를 유치해 고객들을 백화점으로 유인하는 것이 매출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볼거리가 있으면 고객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연스럽게 지갑이 열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은 작년 8월 높이 21m의 대형 수조를 설치해 '아쿠아틱쇼'라는 공연을 진행하자 매출이 63.2%가 급증했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들이 경쟁적으로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충성도 높은 고정 고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유통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신규 고객보다 고정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9개 전 점포에서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롯데백화점은 문화센터 이용객의 연간 객단가(310만원)가 일반 고객(130만원)의 두 배를 웃돈다. 백화점에 들렀을 때 실제로 물건을 구매하는 비율도 문화센터 고객(76%)이 일반 고객(30%)보다 훨씬 높다.

이마트는 전국 51개 문화센터에서 연간 8만여개의 강좌를 운영하는데, 문화센터 회원은 비회원보다 한 달에 평균 10만5000원씩을 더 쓴다. 이마트에 따르면 문화센터 고객은 월평균 20만9000원어치 쇼핑을 하지만 일반 고객의 평균 지출액은 10만4000원에 그쳤다.

49개 점포에서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롯데마트는 문화센터 고객의 월 객단가(24만3600원)가 일반 고객의 196%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전국 123곳 매장 중 108곳에서 평생교육스쿨을 운영한다. 홈플러스 측은 "평생교육스쿨 회원의 99%가 홈플러스 포인트 카드를 갖고 있다. 비회원과 비교할 때 매장 방문 횟수는 2배, 구매액은 2.1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유통전략연구소 백인수 소장은 "과거 유통업체들은 신규 고객 모집과 구매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었지만 최근엔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객단가를 높이는 마케팅이 한층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