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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 토크] 페스티벌로의 초대/ 유럽의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영국신사77 2011. 9. 13. 15:54

2011.07.21 18:17

[트렌드 & 토크] 페스티벌로의 초대


여름은 페스티벌의 계절이다. 특히 일년 내내 일조량이 적은 유럽인들에게 여름은 그야말로 축복받은 시간. 해가 오후 9시까지 오랫동안 떠 있고 일조량도 많은 여름에 유럽인들은 마음껏 예술을 즐기고 싶어해 클래식음악 페스티벌은 해가 갈수록 번창해 왔다. 올 여름에 유럽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찾아가 볼 만한 페스티벌을 추천해드리려고 한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유럽의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 중에서 가장 권위를 자랑하는 페스티벌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다. 오전 11시부터 빈 필, 베를린 필을 비롯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들이 번갈아 출연한다. 이어 오후 3시에 실내악 공연, 5시에 연극, 8시에 새로운 연출의 오페라 공연 등이 시간대별로 펼쳐진다.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세계 클래식 음악계 최고의 스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오페라 스타들이 모두 모이는 별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그런 만큼 연주곡들은 상당히 오스트리아적인 지성미가 넘치는 레퍼토리들로 구성된다. 모차르트를 배출한 잘츠부르크의 특성상 모차르트의 음악은 빼놓지 않고 자주 연주된다. 오스트리아인들은 클래식 공연을 매우 진지하게 접근하는 만큼 의상도 제대로 갖춰 입고 공연을 보러가는데, 오페라 공연의 경우 남자들은 거의 모두 턱시도나 검은 양복, 여자들은 등이 훤히 파인 드레스를 입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고풍스럽고 보수적으로 의상을 입고 공연을 보러 가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지만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깜짝 놀랄 만큼 매우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연출로 전 세계 오페라 경향을 선도하는 것이 재미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루체른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비견될 수 있을 만한 페스티벌은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 출신으로 요즘 클래식 음악계 청년들의 멘토라고 불리는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루체른 페스티벌을 들 수 있다. 루체른 페스티벌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보다 늦은 8월 초순에 시작해서 9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가장 늦게까지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페스티벌이다.

잘츠부르크와는 달리 오페라는 상연하지 않고 교향악단과 실내악단의 공연이 장 누벨이 루체른 호반에 지은 장쾌한 건물인 KKL에서 펼쳐진다. 현대 음악을 적극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가히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이라고 할 만큼 유럽 오케스트라들은 물론이고 미국 오케스트라들까지 이곳에 모여든다. 최근 수년간의 프로젝트로서 아바도가 지휘하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말러교향곡 연주 시리즈는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어 이미 표가 매진된 상태다.

 

                       바그너 음악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바그너의 악극에 경도된 사람이라면 바그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성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을 노려봄 직하다. 19세기 오페라 음악 역사를 결정적으로 바꿔 놓은 거대한 스케일의 바그너 음악을 냉방도 전혀 되지 않는 바이로이트 축제 극장에서 몇 시간씩 정장을 입고 보는 것은 바그너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일 수 있다. 하지만 바그너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는 곳이다. 바그너를 가장 잘 부르는 가수들과 바그너 음악을 좋아하는 바그네리안들이 한자리에 모여 종교집회 열듯이 펼쳐지는 페스티벌이다.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의 오페라 페스티벌

이와는 반대로 이탈리아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성지는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페스티벌이다. 매년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 등 5편 정도의 이탈리아 오페라가 펼쳐진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성악가들이 상당히 지성적인 가수들이 많이 출연한다면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야외 오페라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가장 커다란 성량을 가진 동물적인 가수들이 출연, 자웅을 겨룬다. 레퍼토리 중 베르디의 ‘아이다’가 가장 유명한 이곳의 상징적인 공연이며 ‘나부코’와 푸치니의 ‘투란도트’도 인기가 높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페스티


한편 모든 장르의 예술을 한 도시에서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추천한다. 오페라, 클래식 콘서트는 물론이고 연극, 발레, 현대무용까지 새로운 예술과 과거의 예술이 공존하고 프린지, 길거리 퍼포먼스까지 있어 그야말로 수 없이 많은 공연을 골라 볼 수 있는 최적의 페스티벌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의 별 페스티벌

 

비슷한 성격이지만 연극과 길거리 공연은 없고 오페라와 발레 그리고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공연으로 가득 차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의 별 페스티벌도 매력 넘치는 페스티벌이다.

최고의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발레리나들이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지젤 등에 출연한 것이 가장 훌륭하다. 신축한 러시아의 유일한 현대식 공연장 마린스키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오케스트라와 솔로 리사이틀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단 오페라 공연은 마린스키 극장의 모든 성악가가 다 잘 부르는 것은 아니니 레퍼토리를 잘 선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여름을 대표하는 대관령 국제음악제가 있다. 지금까지는 해외에 크게 부각되지 않은 페스티벌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유럽의 유명 페스티벌처럼 외국인들도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독창적인 성격이 있는 페스티벌로 거듭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장일범 음악평론가, KBS클래식FM ‘장일범의 가정음악’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