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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 온 500여명… 클래식에 빠진 서울/ 6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영국신사77 2011. 5. 13. 11:52

빗속에 온 500여명… 클래식에 빠진 서울

올해 6회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핀커스 주커만 등 무대에, 서포터즈 대신 '프렌즈'로 문화예술계 200여명 참여… "잘츠부르크 음악제처럼 세계적 축제로 만들 것"

"여러분 '윌리엄 텔' 아시죠? 오늘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을 피아노 연주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석가탄생일인 10일 오후 6시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의 개막을 알리는 갈라콘서트가 열렸다. 비가 내려 전날 밤 장소를 한강변 세빛둥둥섬(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서울역사박물관으로 급히 옮겼는데도 500여명이 모였다. 어린아이를 데려온 젊은 부부를 비롯해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여성까지 중앙홀에 놓인 의자는 물론, 계단에까지 빼곡하게 앉아 음악 소리에 몰입했다.

1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에서 500여명의 관객이 연주를 듣고 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서울’과‘실내악’을 중심으로 운영돼온 국제 음악제로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올해로 6회를 맞이한 이 음악축제는 '서울'과 '실내악'을 간판으로 내건 대규모 국제 음악제다. 시작은 2004년 연세대 구내식당에서 이뤄진 대화에서 비롯됐다. 당시 다른 음악제를 보고 난 연세대 신동엽 교수(경영대학)가 "연주는 훌륭한데 객석이 많이 비어 안타깝다"며 "음악제가 잘 운영되려면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클래식 골수팬들이 문화운동처럼 나서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씨는 그날 밤 신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아까 신 교수가 말한 대로 해보자"고 말하면서 일이 시작됐다. 첼리스트 양성원씨와 조영창씨, 피아니스트 김영호씨를 비롯해 김형국 전 서울대 교수와 한준 연세대 교수가 뜻을 모았다. 초대위원장이 된 김형국 전 교수가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음악제의 취지를 설명해 도움을 받았고 신 교수가 음악제의 비전 등을 담은 자료를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기업을 두드렸다. 조직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신 교수는 "잘츠부르크 음악제가 열리면 전 세계 음악인들이 들썩이는 것처럼 '좋은 실내악 들으러 서울 가자'는 말이 나오면 우리 꿈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잘츠부르크 음악제는 1920년 이래 매년 여름 한 달여 동안 모차르트가 태어난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제다. 작년의 경우 25만817명이 잘츠부르크를 방문해 오페라와 콘서트 등 22만1983장의 티켓이 팔렸다.

강동석씨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아 국내 초연이나 세계적인 미발표곡을 프로그램에 넣어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짰다.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서혜경·신수정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강동석씨는 "바이올린은 스승에게 배웠지만 음악은 실내악을 하면서 배울 만큼 실내악은 클래식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음악을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입장료는 1만~4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오는 15일 오후 6시 30분 덕수궁에서 열리는 연주회에는 입장료가 없다. 나머지 연주는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호암아트홀 등에서 열린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연주가뿐 아니라 '프렌즈'의 활동이 돋보이는 축제다. 서포터스는 음악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돕는다는 의미가 강하지만 프렌즈는 경계 없이 어우러져 함께 한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변호사 시절 프렌즈로 참여하는 등 내로라하는 문화예술계 인사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조직위와 함께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공동주최하는 서울문화재단의 안호상 대표는 "과거에는 서울을 대표할 만한 국제적인 음악 행사가 없었다"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서울을 문화도시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www.seoulspri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