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D-1000일 맞는 '여수엑스포' 현장
민자 유치 비교적 순항'엑스포타운' 보상비 진통
6일 오후 전남 여수 신항부두. 접안 선박이 갈고리로 화물을 번쩍 들어 올려 부두에 내려놓자 지게차가 이를 차곡차곡 쌓았다. 강렬한 8월 햇살에 은빛으로 뒤척이는 바닷물결 위에는 크고 작은 배 20여척이 포말을 갈랐다. 부두엔 관공선과 무역선 등 140여척 선박이 정박해 있다. 100년 전통 무역항의 일상 풍경이다.이런 모습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역설적이지만 해양을 주제로 한 '2012여수엑스포'로 부두가 폐쇄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박은 인근 국동항으로 옮긴다. 특히 신항이 '관광·레저' 중심항으로 바뀌면서 항만 근로자 97명이 일터를 떠나야 한다. 현재 보상금 책정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한동화 여수항운노동조합 총무차장은 "항만의 하역·선적기능 폐쇄로 신항 해운항만업은 100년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린다"고 말했다.
◆10월 중 토목공사 시작
오는 16일은 여수엑스포 개최 1000일 전. 이에 맞춰 여수엑스포조직위는 10일 오전 10시 신항 부두에서 D-1000일 기념행사를 연다. 정부 주요 인사와 국회의원, 로세르 탈레스 세계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 홍하오 상하이박람회 사무협조국장이 참석한다. 오전 11시 본행사에 앞서 해군 군악대 공연, 4대 종단 연합 음악회, 놀이단 공연 등 식전 행사가 진행된다. 상하이지역 7개 방송, 11개 신문사 소속 등 중국 기자 40여명이 취재 경쟁을 벌인다.
신항 부두 근로자에 대한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식 기공식 행사는 아니다. 행정 절차상 토지·건물 등 보상을 마쳐야 정식 착공된다. 박람회장(덕충·공화·수정동 일대) 76만㎡ 부지 조성은 당초 5월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항운 노동자 보상 지연으로 다시 10월로 수정됐다. 사유지는 98% 보상이 완료됐고, 각종 건물에 대한 보상도 90% 이상 마무리됐다. 김규춘 조직위 건설본부장은 "항만 종사자 보상과 계획 변경 문제로 일정에 다소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장 토목공사는 9~10월 중 건물 착공은 내년 2월 시작될 전망이다. 2012년 3월 완공이 목표. 현재는 국가관(7만1700㎡)·주제관(600㎡) 설계자를 공모 중이다. 이달 말부터 한국관(5000㎡)·독립기업관(5200㎡)·임대기업관(6800㎡)도 공모에 돌입한다.
- ▲ 2012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릴 여수 신항 일대 전경./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주민 이주 보상 난항
박람회장보다 엑스포타운 조성이 더 어렵다. 이날 오후 박람회장 건너편 덕충동 주택가. 가파른 언덕 가옥 사이로 좁은 고샅이 거미줄처럼 휘돌고 있었다. 조금 오르면 신항 일대 박람회장 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론 2011년 4월 고속열차(KTX)가 도입되는 신(新)여수역사 공사가 한창이고, 오른쪽으론 박람회장이 들어서는 신항이 펼쳐져 있다. 이 일대 53만6000㎡에 박람회장 종사자 1만명이 머물 숙소 '엑스포 타운'이 들어선다. 사업을 맡은 주택공사는 원래보다 760가구 많은 2010가구의 아파트와 계단형 주택 등을 세운다. 엑스포 이후엔 일반에 분양한다. 총사업비는 5190억원.
문제는 주민 이주 보상비. 주공과 이주 대상 764가구(약 2000명)가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 지역 국회의원 중재로 갈등이 봉합되는가 싶었지만 진통은 여전하다. 최모(58)씨는 "주공이 살 집도 땅도 보상금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판규 덕충주민이주보상대책위원장은 "세계적 축제인 만큼 협조하겠지만 주공과 아직 협상을 한 번도 못했다"고 말했다.
보상 일정은 당초보다 3개월 늦춰진 상태다. 주공은 6일 감정 평가 등 모든 현장 조사를 마치고 이달 중순 보상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5월 건물 철거와 착공을 동시에 시작할 계획이다. 류중구 여수엑스포 시민포럼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올해 박람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인 데다 엑스포 시설 기공식마저 지연돼 주민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아쿠아리움 사업자 선정 임박
민자 유치는 비교적 순조롭다. 아쿠아리움(7000㎥)은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이 투자 의사를 밝혀 타결 직전이다. 2012년 제주도에서 문을 열 아쿠아리움(1만㎥)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규모다. 숙박시설(265억원·200실)도 중견 기업 두 곳에서 투자 의향을 밝혔다.
박람회 총사업비는 2조389억원. 이 중 민자 규모는 7107억원이다. 100개국 유치가 목표로 7일까지 독일·일본·스위스 등 23개국을 유치했다. 여수엑스포는 2012년 5월 12일부터 3개월간 여수 신항 일대에서 열리고, 예상 관람객은 800만명(외국인 55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