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바다 남서쪽 해변가를 따라서 소돔산이 있다. 우리는 소돔산에 있는 일명 롯의 아내의 소금 기둥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차를 멈추고 기념촬영을 한다. 이곳에서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은 해변가에 위치한 휴양지이다. 여기에는 식당들이 있고 해변가로 야외 샤워장까지 마련되어있어 예전에 한국의 성지순례 객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 일이기는 하지만 그 때만 해도 이곳에는 탈의실이 없어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사해바다에는 이와 같은 휴양지가 여러 곳이 있다. 연구소의 성지답사 시에 우리가 반드시 들리는 곳은 그 가운데 엔게디 스파(Ein-Gedi Spa)이다. 유황온천탕과 탈의실, 야외 수영장과 머드 팩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대략 2-3시간 동안 유황온천과 사해 바다를 체험하고 진흙으로 팩을 하며 휴식을 취한다.
사해바닷물이 아무리 좋고, 사해진흙이 아무리 좋아도, 2-3시간 만에 병이 낫고 미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지답사나 성지 순례를 다녀온 분이라면 누구나 알듯이 순례의 여정이 육체적으로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러니 다만 몇 시간만이라도 온천으로 피로를 풀며 진흙 팩을 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껏 웃어보자는 것이다.
사해바다는 오늘 날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또한 독특한 지형을 가지고 있어 그 물 또한 특이한 곳이다. 그래서 이 바다는 염해, 죽은 바다, 사람이 물에 뜨는 바다, 지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바다, 치료와 미용 효과가 탁월한 바다 등 여러 가지 별명으로 불려지는 곳이기도 하다.
사해바다의 특징을 말한다면 우리는 가장 먼저 지리적인 특징을 떠올릴 것이다. 사해바다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바다이다. 1848년 미국의 지질학자 린치(W. F. Lynch)는 갈릴리 호수와 사해바다의 지형에 대하여 최초로 과학적인 조사를 행한 사람이다. 그는 두 척의 배를 이용해 갈릴리 호수를 조사한 후, 요단강을 따라 사해바다로 이동하여 22일 동안 바다의 구석구석을 오가며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우리에게는 최초로 사해바다의 지형적 특징을 과학적 조사를 통해 알려준 장본인이 되었다.
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해바다의 크기는 남북 80km, 동서17km에 이른다. 그리고 이 바다의 표면은 서쪽에 위치한 지중해보다 400m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수심은 수면에서 400m나 된다. 그러니 사해바다의 가장 낮은 곳은 해저 약 800m에 이르는 것이다.
사해바다의 지형적 특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바다의 동쪽과 서쪽은 400-500m에 이르는 절벽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절벽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30km거리에 있는 산지의 헤브론에서부터 사해바다의 가장 낮은 곳까지는 무려 1,800m에 이른다. 짧은 거리에 1,800m의 고도차를 내는 급경사를 형성하고 있는 지형이다.
이러한 사해바다의 지형적 특징은 성경사건들에 그대로 영향을 끼쳤다. 사해바다를 가운데 두고 이스라엘과 모압 그리고 에돔이 대치했었다. 여기에서 사해바다와 바다의 지형적 특징은 이 지역 민족들 간에 군사적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러니 군사적 대치는 사해바다를 피하여, 바다의 북쪽과 남쪽에서 행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해바다 북쪽에는 견고한 여리고성이 세워졌고, 남쪽에는 아라드성이 세워져 군사적 전초기지의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사해바다 북쪽에 흐르는 요단강은 물 공급처의 역할을 한다(지금은 요단강 상류에 댐을 만들어 물의 유입량이 현저하게 줄었든 상태지만).
사해바다로 물이 유입되는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사해바다 북서쪽 해변에 엔 피스카(Ein Fischa) 지역에서 솟아나는 생수와, 그 양과 시기가 극히 제한적이기는 하나, 우기에는 이스라엘의 산악지역에 내리는 비가 유대광야의 깊은 골짜기를 지나 사해바다로 유입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해바다의 해안가는 400-500m의 절벽을 이루고 있다.
유대광야를 급하게 통과한 물은 이곳에서 거대한 폭포를 이루고 사해바다로 유입된다.
해수면이 해저 400m이고, 그 수심이 해저 400m에 이르는 사해바다는 다른 강이나 바다와 연결 되어 있지않다. 그래서 과거에 이 바다는 물이 고여 있는, 아주 오염되고 더러운 바다로 오해되기도 했었다. 그러니 받기만 하고 주지 않아 부패하는 바다라고 생각 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와는 너무나 다르다. 바닷물은 너무 맑고 깨끗해서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이다. 그리고 이 지역의 뜨거운 기온 때문에 물이 증발하여 해마다 1m 씩 해수면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사해바다이다. 말하자면 온몸으로 자신을 주는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다.
사해바다의 해수면이 해마다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은 뜨거운 기온으로 인한 물의 증발 때문만은 아니다. 댐으로 인하여 줄어든 물의 유입량과 공업용으로 이용되는 연유도 한 몫을 하고있다.
사해바다의 또 다른 특징은 물의 염도를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바다물의 염도는 3-5%이다.
그러나 사해바닷물의 염도는 이보다 다섯 배나 높은 25-30%에 이른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이 바다를 염해라고 불렸던 것이다(창 14:3).
염도가 25-30%에 이르는 사해바다에는 어떠한 생명체도 살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오늘날 이 바다는 '생명체가 없는 바다' 또는 '죽음의 바다'라고 불리고 있는 것이다.
주후 6세기 비잔틴 시대에 만들어져 오늘날 요르단 메드바에서 발견된 모자이크 지도에는 아주 유머스러운 표현이 발견된다. 요단강 물을 따라 사해바다 쪽으로 내려오던 물고기들이 사해바다 어구에서 급선회하여 다시 오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으로 사해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표현했다.
그러나 아주 의미 있는 연구 발표를 한 사람이 있다. 1936년 이스라엘의 젊은 과학자였던 엘라자리 볼카니는 명성있는 과학잡지 네이쳐(Nature)에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사해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사해바다란 이름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해바다 물의 특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 곳에는 나트륨 성분 외에 각종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있다. 그래서 나는 이 물을 마치 물에 기름을 섞은 것과 같다고 말한다. 이러한 각종 미네랄은 공업용으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피부병 치료와 미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당시 클레오파트라는 사해바다의 진흙을 미용을 위해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지역은 지형적인 이유 때문에 공기 중의 산소 함유량이 다른 지역보다 15% 높다. 때문에 기관지 치료에 효과적이며, 건조한 기후와 날씨는 신경통이나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하니 이 지역이야 말로 종합병원인 셈이다.
사해바다의 특징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사람이 물에 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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