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으로 119년을 맞이하는 서울 종로6가 기독교대한감리회 동대문교회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역사문화 공원화 사업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동대문교회는 한말 이후 한국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다.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이 세워졌으며 남녀가 한방에서 예배를 드린 역사적인 교회다. 평화시장 성도들의 안식처였으며 1970년 창현교회에 다니던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기 전 힘들 때마다 찾아와 위로를 받던 곳이다.
#남녀칠세부동석 벽을 허문 교회
"동. 동. 동대문을 열어라 남. 남. 남대문을 열어라. 열두시가 되면(지나면) 문을 닫는다."
동대문 언덕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특히 교회 마당은 놀이마당의 한복판이었다. 주일학교 아이들은 '동대문을 열어라'를 부르며 자랐다.
놀이를 시작하면서 술래(문지기) 두 명을 정한다. 이때 술래는 남녀 어린이 한 쌍으로 하기도 한다. 술래 두 명이 양손을 맞잡아 '문'을 만들면, 나머지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며 줄을 서서 앞 사람의 허리를 잡고 차례대로 '문'을 지나가길 반복한다.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문'을 만들고 있던 술래 두 명은 맞잡은 양손을 내려 '문'을 닫음으로써 지나가고 있던 한 명을 가둔 다음 또 한 명을 잡는다. 문에 갇힌 두 사람은 새로운 술래가 된다. 놀이는 예배 시작종이 울리면 중단됐다.
1890년 윌리엄 스크랜턴 선교사가 세운 동대문교회는 한국교회 최초로 남녀가 같은 예배실을 사용한 교회로 성차별을 없앤 역사적인 교회다. 스크랜턴은 남대문의 상동교회와 서대문의 아현교회를 세워 헐벗고 굶주린 한말 민중들의 목숨을 구하고 복음을 전했다.
서울 동부지역 선교 거점으로 그동안 부인들만 집회를 해오다가 1892년 12월25일 성탄절에는 새로 건축된 예배당(볼드윈 채플)에서 남녀가 한방에서 예배를 드렸다. 초기교회들이 대부분 'ㄱ자 예배당'으로 남녀가 따로 예배를 드렸지만 동대문교회는 '남녀칠세부동석'의 불문율을 깼다.
스크랜턴 선교사의 어머니 메리 스크랜턴은 1886년 한국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이화여고·이화여대의 전신)을 세웠다. 20여년간 여성지도자 양성과 학교경영에 힘쓰고 전도사업에도 진력하는 등 많은 공적을 남겼다.
스크랜턴 여사는 서울 합정동에 있는 양화진외인묘지에 묻혀 있으며 아들은 일본의 고베에 잠들어 있다. 동대문교회는 상동교회, 아현교회와 함께 후손들을 찾아 '모자상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원화 사업으로 훼손될 위기
대한민국의 보물 1호 동대문(흥인지문) 일대의 기독교 문화 유적이 서울시의 공원화사업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 근대문화 유산 자원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초 동대문 주변에 대규모 역사 녹지관광지를 조성하겠다는 '도심 복합문화축 조성' 계획을 발표, 현재까지 추진 중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대학로에서 동대문을 거쳐 남산에 이르는 구간에 역사문화와 공연문화, 패션문화가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축이 형성된다. 도심의 흉물인 고가도로가 없어지고 큰 공원과 녹지, 노상 카페거리가 조성돼 시민들의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이 늘게 된다.
그러나 동대문에서 낙산 서울성곽과 연계한 공원이 들어서면 국내 최초의 여성병원이었던 이대 동대문병원(보구여관)과 동대문교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현재 이대 동대문병원은 최근 경영난 등을 이유로 병원을 폐쇄, 목동 이대병원으로 옮겼다. 서울시와 부지매각을 협상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동대문교회 성도들은 유서 깊은 교회를 떠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교회를 보호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서기종 담임목사는 "대규모 녹지공간과 폭포 등이 들어서면 시원하고 좋지만 한번 없어진 근대(기독교) 문화유적지는 다시 회복할 수 없다"면서 "사라진 문화 유적지를 복원해도 시원찮은데 멀쩡하게 살아있는 역사문화유적지를 허물겠다는 발상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장현 장로는 "공원화사업을 하더라도 동대문교회는 허물 수 없다. 교회의 역사와 문화가 훼손되는 개발은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직장선교연합회 등 6개 직장선교연합회 회장단들도 동대문 지역을 역사문화 유적지로 보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감정가에 따른 보상과 교회와 병원이 있었다는 표지석 정도는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부임 10년 맞는 서기종 담임목사,
지구촌 복음화 위해 ‘10―100―1000운동’ 박차 |
새해가 되면 부임 10년째를 맞는 서기종(51·사진) 목사는 요즘 2009년 당회사에 무엇을 담을지 애면글면하고 있다. 우선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10-100-1000 운동'을 더욱 구체화시키는 내용을 담을 생각이다. 10년 내에 1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아프리카 등 물 부족 국가에 100개의 우물을 파주며 굶어죽어가는 아동 1000명의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다. 내년에는 10개의 우물을 파고 후원하는 아이들의 수를 200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내년도 교회 표어는 '새사람 새가정 새교회'(고후 5:17)로 잡았다. 내가 먼저 새로워져야 가정이 새로워지고, 가정이 새롭게 되면 교회도 새로워질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낡은 삶의 틀을 벗어버리고 모든 면에서 새롭게 되어야 할 시점에 서 있다"면서 "하나님은 만물을 새롭게 하시며 새 일을 행하시는 분으로 우리가 하나님이 계획하시는 새 역사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들이 새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2011년까지 3년 동안 새 성전 건축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서울시와 협의보상이 이루어지는 것과는 별도로 성도들이 모두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한 내년부터는 국내외 신학교, 신학생, 대학생, 중고생을 키우기 위한 장학금을 만든다. 먼저 1억원을 목표로 시작해 지속적으로 확대할 작정이다.
새해에 성도들이 지켜야 할 10대 수칙도 마련했다. 우선 주일 성수 및 교회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온전한 십일조 드리기, 하루 30분씩 성경읽기와 경건의 시간 갖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새벽기도회(하늘이슬 새벽기도)에 참석할 것을 부탁할 생각이다. 한 가지 이상 교회봉사 사역에 동참하고 매년 한 사람 이상 전도하며 평생에 한 가정당 우물 한 개(1000만원) 파기에도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 또한 10년 동안 한 아이 후원하기, 교회와 사회단체에 유산남기기, 장기기증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윤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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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장로 “동대문교회가 기독교 보물로 영원하길” |
"시내산 그림 7점을 예배당 안에 걸겠다고 약속했는데 자꾸 늦어져 목사님과 성도님들께 죄송합니다."
칠순을 앞둔 서양화가 김기정(69·사진) 장로는 10여년 전부터 시내산만 그린다. 소품부터 1000호까지 지금까지 200여 점을 그렸다. 이전에는 주로 백두산과 설악산 등 수려한 자연미와 시골 마을, 평화롭고 정겨운 한국의 산야를 그렸다.
그러던 그에게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1998년 겨울과 이듬해 시내산을 다녀온 뒤부터 작품세계가 180도 달라졌다. 시내산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곳. 김 장로는 그 황량한 벌판에서 마치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듯한 감동을 받고 거듭났다.
"회갑을 앞두고 시내산을 오르면서 세상에서 두 번 다시 경험하기 힘든 감동을 받았어요. 평생 흘릴 눈물을 모두 쏟았죠. 40년간 고수해오던 인상파 기법과 이별하고 바위로 된 시내산을 표현하기 위해 구상적이고 독창적인 기법을 개발했지요."
김 장로가 그린 시내산에는 노화가의 깊은 신앙심이 물씬 풍긴다.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누드산이 마치 하나님 앞에 하나도 숨길 수 없이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김 장로의 그림은 시가로 따지면 1호(우편 옆서 크기)당 70만원이 넘는다. 본당에 걸 작품은 80∼100호 크기로 모두 7점이다. 3점은 지난 2002년에 이미 봉헌했다. 하지만 1점은 맘에 들지 않아 다시 그리고 있으며 나머지 4점도 마무리 중이다.
전남 땅끝마을 해남에서 태어난 김 장로는 고1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광주 광천교회에서 오르간 연주에 매력을 느낀 그는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찬송가 반주를 했고 그림에도 소질을 보여 성탄절마다 재단 장식을 도맡았다.
"제 꿈은 시내산 그림 7점을 빨리 봉헌하는 것입니다. 또한 동대문교회가 보물 1호인 동대문 옆에서 한국 기독교의 보물로 영원히 서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소원인 기독교미술관이 세워지면 환하게 웃으며 천국으로 떠나겠습니다."
윤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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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17:41:04
[선교지에서 온 편지] 종교 폭동 수많은 피해에도 이슬람 마을과의 우정 확인 | |
지난달 28일 SIM국제선교회 나이지리아 본부가 있는 조스에서 이슬람교와 기독교간 종교폭동이 일어났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지방의회 선거에서 기독교 성향의 여당인 민주당이 승리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나이지리아인민당 지지 세력인 무슬림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폭동을 일으킨 것. 많은 차량 외에도 교회, 모스크가 불탔으며 4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도 SIM선교사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끝까지 선교지를 지켰다.
최근 이곳에서 사역 중인 이능성 선교사가 본보에 보내온 편지들을 재구성해 소개한다. SIM한국대표로 활동했던 이 선교사는 아내인 서재옥 선교사와 함께 2003년 말부터 나이지리아에서 사역하고 있다.
정리=함태경 기자
TO 한국 국민들께
'인터넷이 끊기는 바람에 이제야 소식을 드립니다. 통행금지는 저녁 7시부터 오전 6시까지입니다. 많은 인명피해와 수만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수많은 가옥과 자동차, 곡식이 불탔습니다. 현재는 무장 군인들이 치안을 유지하면서 일상이 회복되었습니다.
조스 전역의 피해는 공식 보도보다 훨씬 컸습니다. 저희 훈련센터와 2∼3분 거리의 쿵과에서는 대형 유조차 및 수십대의 차량, 교회 1채와 수많은 상점이 불탔습니다. 마을 지도자 2명을 비롯해 크리스천과 무슬림 수십명이 살해됐습니다. 다행히 훈련센터가 있는 지역의 무슬림 원로와 기독교 원로들이 모여 이번 폭동에 가담하지 않기로 합의함에 따라 훈련센터와 리자마을 등은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플라니 무슬림 추장은 원로회에서 저희 훈련센터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말하고 만약 쿵과쪽에서 공격해올 것에 대비, 자체 방위대를 만들어 훈련센터 입구의 교회를 비롯해 지역 전체를 방어했다고 합니다. 이번 폭동 속에서 저희 훈련센터와 플라니 이슬람 마을간 쌓아온 우정이 시험대에 올랐었습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양측의 우정이 확인됐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평안한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희생된 현지 형제자매들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또한 희생된 무슬림 가정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십시오. 더이상 이런 슬픔과 희생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들은 폭동으로 생긴 난민들을 돌보려고 합니다. 성탄절에 주님의 보호하심과 복 주심을 기도하며 성탄 인사를 대신합니다.
FROM
나이지리아 이능성·서재옥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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