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1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로부터 약 60㎞ 떨어진 협틱 마을. 한국인들의 도움으로 설립된 방과 후 학교 ‘해피홈스쿨’의 개교 축하 운동회가 열렸다.
해피홈스쿨은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kfhi.or.kr)이 이달 초 설립했다. 기아대책과 교회들이 마련한 1억5000만원에 웅진씽크빅 임직원이 기부한 5000만원을 합쳐 2억원이 들었다.
1년여에 걸쳐 완공된 건물 세 동에서 어린이를 위한 방과 후 수업이 진행된다. 한국제 책상과 의자가 놓인 교실에서 학생 140명이 평일 3~4시간씩 미술과 독서, 영어, 한국어를 배운다. 청장년을 위한 정보기술(IT) 훈련도 진행된다.
방과 후 학교의 학생은 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 학비가 부족해 오후 수업을 듣지 못하는 초등생이다. 베트남 초등학교는 원칙상 의무교육이지만 오후 수업은 교사에게 별도로 수업료를 내는 관행이 퍼져 있다.
교과서도 마련하기 힘든 주민들에게 방과 후 수업은 ‘사치’나 다름없다. 협틱 주민들은 대개 상하수도가 없는 단칸 흙집에서 산다. 남숙경(48) 기아대책 베트남 지부장은 “우리가 제공하는 한 끼 급식이 유일한 하루 식사인 아이도 많다”고 전했다.
해피홈스쿨에서 배우고 있는 레 티 팅(12)은 일대일 결연을 맺고 후원을 하는 양은혜(26·여)씨를 이날 만나 “깜언(고마워)” “찌 가이 틱 람(언니가 좋아)”이라고 끊임없이 속삭였다.
◆‘반한 감정’ 녹여=협틱은 베트남전쟁 당시 피해가 심했던 지역이다. 아직도 3세대를 이어지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정신장애를 앓는 아동도 있다. 미국의 동맹이자 참전국인 한국에 대한 감정 역시 좋지 않았다.
기아대책 현지 직원인 팜 녹 아잉(23·여)은 “전쟁의 기억에 국제결혼의 부작용, 라이따이한 문제 등이 겹쳐 있었다. 한국인들이 교육센터를 세운다는 말에 의도를 의심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피홈스쿨 건립 전후로 주민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국만리에서 찾아와 자녀에게 교육과 희망을 선물한 한국인들을 고마워했다. 아잉(13)의 아버지 응옥 낙 홉(37)은 이날 주민을 대표해 “여러분(한국인)을 만난 우리는 정말 운 좋은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정정섭 기아대책 회장은 “협틱의 어린이들이 훌륭히 자라 베트남 사회를 재건하는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트남 협틱=이진주 기자
베트남 ‘반한 감정’ 녹여줄 방과후 학교 [중앙일보]
‘한국 기아대책’서 협틱마을에 해피홈스쿨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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