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앞줄 가운데)과 회사 임원들이 23일 제주도에서 열린 연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합창하고 있다. 이들은 한 달 전 합창단을 조직해 이날 첫 공연을 했다. [교보생명 제공] | |
1000여 명의 보험 설계사들 앞에 턱시도 차림으로 선 임원 합창단은 가곡 ‘보리밭’과 ‘나가자’ 두 곡을 불렀다. 합창단을 둔 회사는 많지만 임원들로만 구성된 합창단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합창단을 만들자는 구상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달 임원회의에서다. 평소 ‘즐거움을 주는(fun) 경영’을 강조해온 신 회장은 “임원들이 각자 열심히 일해 실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모여서 화음을 맞춰보자”고 제안했다. 대학 시절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던 신 회장은 2005년 시상식에선 직접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었다.
합창단의 데뷔 무대도 자연스럽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연도대상 시상식이 됐다. 임원들이 모여 직접 노래를 부름으로써 보험설계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즐거움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공연 날짜는 정했지만 바쁜 임원들이 연습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이달 들어 두 차례 회사 강당에 모여 1시간씩 연습을 했다. 연습을 시작하자 음치 수준의 단원도 발견됐지만, 잘 부르는 것보다는 함께 부르는 것에 의미를 둔다는 점에서 합창단에서 제외된 임원은 없었다고 한다. 임원 합창단은 앞으로 송년회 등 회사 주요 행사에 나서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정기 공연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