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믿음간증歷史

[만나고 싶은 사람―김동해 명동성모안과 원장] “하나님 자녀, 빛 찾아주

영국신사77 2007. 11. 15. 19:05
 
[만나고 싶은 사람―김동해 명동성모안과 원장] “하나님 자녀, 빛 찾아주러 다니죠”
                                                                                                                            2007.11.12 15:11:56


지난달 28일,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유명한 빈민촌 간게미, 키베라 지역을 방문한 명동성모안과 김동해(43) 원장. 이곳은 얼마 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방문했던 지역이다. 김 원장은 이곳에서 주민들을 진료했다. 아프리카에서 안과의사 비율은 현저히 낮다. 인구 100만명당 1명의 의사가 있다.

장소를 옮겨 나이로비 남부 카지아도 군청 병원에서 말로만 듣던 마사이족을 진료했다. 햇볕이 따가워 생기는 CDK란 눈병을 많이 앓고 있었다. 일종의 각막 혼탁이다. 마사이 사람들은 수술을 하라고 해도 거부하는 사람이 많았다. 워낙 주술적 요인이 많아 눈 수술을 통해 자신의 영혼이 잘못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을 방문했던 20세 마사이 청년 한 명은 어릴 적 무당에 의한 주술적 수술로 한쪽 눈이 완전히 안보였는데 이번에 두껍게 덮인 막을 제거해줬다. 그는 앞을 보게 되자 마냥 기뻐했다.

김 원장을 비롯, 비전케어서비스팀(VCS)은 지난 10월 말 나이로비 인근 지역에서 해외 백내장 환자 개안수술을 목적으로 한 무료 안과캠프(FEC)를 개최, 803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했고 백내장 환자 33명을 수술했다. 지난 2002년 9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1차 무료 안과캠프를 시작해 5년이 지났고 캠프는 30차에 이르렀다.

김 원장은 그동안 파키스탄 몽골 중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스와질랜드 이집트 케냐 등 9개국 15개 도시를 다녔다. VCS는 명동성모안과를 비롯해 안과의사와 간호사, 대학생, 교사, 목회자 등 자비를 들여 참여한 자원봉사자들로 5년 동안 56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고 외래 진료자 1만9738명, 백내장 환자 2801명에게 시술했다. VCS는 2005년 병원과 별도로 설립한 전문 NGO로 무료 안과캠프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김 원장이 이렇게 해외 무료 개안수술을 위해 뛰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엔 안과의사가 넘치고, 해외엔 모자라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4500만 실명자와 1억3500만 시각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 질환은 수술 등의 치료로 실명을 피할 수 있는 경우지만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무료 안과캠프가 있기까지는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전문의가 된 김 원장은 해외 학회 참석차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 비행기에는 국내에서 불법취업자들로 적발돼 본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탑승해 있었다. 두세 시간을 비행했을까. 갑자기 옆 좌석의 한 청년이 진땀을 흘리며 가슴을 움켜쥔 채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아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니 심근경색 같은 증상이었다. 오래 전 인턴 당시 해봤던 심폐소생술의 기억을 더듬었고 그의 목을 젖혀 기도를 확보하며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김 원장은 그의 토사물을 고스란히 입으로 받아내며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착륙하자마자 그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서른한 살의 파키스탄 노동자였어요. 장난감 몇 개를 선물로 가지고 있었어요. 아이들을 위해 선물로 샀던 것 같은데 그 일을 통해 낯설기만 했던 파키스탄을 알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된 파키스탄과의 인연은 2001년 의료선교대회를 통해 회교권에 대한 선교 비전을 구체적으로 접하면서 구체화됐다. 그리고 파키스탄 카라치의 선한사마리아병원 사역의 어려움을 접하고 병원 사역을 돕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2002년 9월 시작한 무료 안과캠프다.

“의료사역이나 단기 사역은 결코 가볍게 준비할 게 아닙니다. 사전 준비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특히 현지 사정을 잘 파악하면서 현지인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원활하게 진행됩니다. 흔히 단기 사역은 우리 시각대로 밀어붙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일만 열심히 준비하곤 합니다”

김 원장은 앞으로 국내에 VCS병원을 만들어 전문화된 안과의사와 간호사들을 두고 정기적인 단기 사역을 위한 기지병원으로 꾸미고자 한다. 이미 파키스탄 라호르에 위치한 연합기독병원 의사와 간호사, 몽골 의사 등이 명동성모안과에서 의료 훈련을 받고 간 사례가 있어 전망은 밝다.

수천, 수만의 환자들 눈을 보는 김 원장. 눈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피부색이나 언어, 문화가 모두 다르지만 사람들은 모두 같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됩니다. 이들은 모두 하나님이 만드신 백성이고 이들을 향한 주님의 꿈과 비전이 동일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독교인이 교단과 교파를 뛰어넘어 서로 도우며 주님의 비전을 성취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