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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경제소프트―김병연] 기독교인의 직업선택

영국신사77 2007. 11. 13. 00:08
2007.11.11 15:40:14
[크리스천 경제소프트―김병연] 기독교인의 직업선택


아마 우리 인생 중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는 직업선택에 대한 결정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인생에서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과 그 중요성을 생각하면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간혹 학생이나 부모와 상담하는 경우 나는 학생 스스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고 하고, 부모라면 자녀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수년, 혹은 수십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사회의 차원에서도 그같은 낭비는 없을 것이다.

특별히 기독교인들의 직업선택에는 권하고 싶은 기준이 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유익은 작지만 평생 동안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위험회피형 직업과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유익은 큰 반면 위험이 따를 수 있는 직업이 있다면 후자를 택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타인에게 많은 유익을 줄 뿐 아니라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그 위험과 불확실성을 통해, 안정된 직장 혹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신앙의 비밀’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독교인 부모가 자녀들에게 안정된 직업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면 그 직업 때문에 자신의 자녀들이 신앙에서 멀어질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위험이 많은 사회일수록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슷한 소득을 가진 미국과 서유럽을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해진다. 미국은 서유럽에 비해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사업에 실패하는 사람도 더 많은 반면 사회보장제도는 상대적으로 덜 발달되어 있다. 그러나 다시 직장을 찾거나 창업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 높다. 즉 미국은 높은 위험과 높은 수익의 사회라면 서유럽은 낮은 위험과 낮은 수익의 사회라고 볼 수 있다. 통계를 보면 미국은 주일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40%에 달하는 반면 서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는 5%를 채 넘지 못한다.

성경에 나오는 신앙의 인물들은 전형적으로 위험감수형(risk-taker)이었다. 필요할 경우, 자신의 고향을 떠나기도 하고 자신의 높은 지위나 목숨을 걸기도 하고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받는 것을 택한 사람들이었다. 하나님과 사람들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신앙이 좋았기도 했지만 위험을 감수했기 때문에 신앙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아마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다면 신앙의 깊은 차원에 이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큰 영향을 많은 사람에게 미치지도 못했을 것이다.

요즘의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위험회피적이다. 기독교인 학생이나 그 부모도 직업선택에 있어 안정성을 가장 우선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의대를 가려하고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넘쳐나는 반면 기업가가 되려 하고 과학자가 되려는 사람은 소수에 머물고 있다. 인구에 비해 기업가가 많은 나라, 엔지니어와 과학자가 많은 나라는 성장하는 반면 변호사 수가 많은 나라는 성장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위험회피형 사회가 되면 경제도 나빠지고 교회도 위축되고 신앙의 수준도 낮아진다. 위험회피 위주의 직업선택이 개인의 신앙뿐 아니라 교회와 나라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김병연 교수(서울대 경제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