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계시록/♠소아시아 일곱교회&밧모섬

[소아시아 7개 교회를 가다] (2)서머나

영국신사77 2007. 10. 7. 23:58
[사도바울 발자취 따라 소아시아 7개 교회를 가다]
                      (2)서머나: 피로 믿음 지킨 순교신앙 성지

2007.06.26 22:04:24 이스탄불=국민일보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터키 세번째 도시인 서머나(이즈미르)는 소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힌다. 

인구는 250만명. 

기독유적지는 폴리카르푸스가 순교한 카다페 칼레와 

“네가 죽도록 충성하면 네가 생명의 면류관을 주리라”(계 2:10)는 

주님의 말씀을 들었던 서머나 교회가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몰약’을 ‘서머나’라고 했다고 한다. 

유대인들과 로마제국의 위협 속에 신앙을 지켰던 초대교회 성도들의 절개가 

몰약 같은 향기를 뿜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어느 지역보다 순교자가 많이 나온 이곳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주후 156년 2월23일. 

서머나 교회 감독 폴리카르푸스가 양손이 묶인 채 광장에 끌려나왔다. 

사도 요한으로부터 서머나교회 감독으로 임명된 폴리카르푸스는 

사도들에게 배훈 교훈을 올바르게 전해준 사람이다. 

서머나 총독은 “황제가 주님이라고 고백한다면 용서하리다”고 말했다. 

웅성거리는 군중을 바라보는 폴리카르푸스의 눈은 빛났다. 

“내 나이 86세, 사랑하는 주님은 내 일생 동안 나를 한번도 해롭게 한 일이 없소. 

어찌 내가 나를 구원하신 나의 왕께 불명예를 돌릴 수 있단 말이오?” 

화형장의 뜨거운 불길 속에서 폴리카르푸스는 집정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나를 한순간에 사라질 불로 위협하나 

심판 때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소.”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7대 교회 중 가장 큰 칭찬을 받은 서머나 교회 성도들. 

이들은 폴리카르푸스의 순교로 

황제 숭배를 거부하고 신앙의 정절을 견고히 지켰다. 

재산을 몰수당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었다.

서머니 교회는 항상 폴리카르푸스의 순교를 기념하면서 

후세 그리스도인들이 순교의 신앙을 갖도록 이끌었다. 

요한은 서머나 교인들을 격려했다. 

“서머나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라 

처음이며 마지막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네 환난과 궁핍을 알거니와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니라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자들의 비방도 알거니와 

실상은 유대인이 아니요 사탄의 회당이라”(계 2:8∼9)

서머나 교회의 출입문 오른쪽에 

폴리카르푸스란 팻말이 세워져 있다. 

계단을 따라 지하실로 내려가면 

폴리카르푸스 순교기념교회 예배실에 당도한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매주일이면 인근 각지에서 

30명 정도의 성도가 찾아와 

예배를 드리는 살아 있는 교회이다.

 

  

서기 1600년 프랑스 교구에서 폴리카르푸스를 기념해 세운 교회로서 

초대교회 유적과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교회 벽화에 폴리카르푸스가 로마 병사에게 연행되고 

원형경기장에서 순교하는 모습 등이 묘사돼 있기 때문에 

초대교회 박해 모습을 음미해볼 수 있다.

  순례 일정을 마치고 배로 돌아오자 

밤 하늘에 초승달과 샛별 하나가 빛나고 있었다. 

영락없는 터기 국기 모습이다. 

하늘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 

사도들의 열정으로 초대교회들이 세워지고 

수많은 순교자를 낳았던 성지가 

이슬람 국가의 통치 아래 놓인 것이 안타까웠다. 

한국 교회 역시 수많은 박해 속에서 신앙의 절개를 지켜왔다. 

그 순교 정신이 살아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이다.

 

                                                                                                       이스탄불=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