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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 사랑] 인재 발탁

영국신사77 2007. 2. 28. 15:37

                        [이덕일 사랑] 인재 발탁

 

이덕일·역사평론가 newhis19@hanmail.net
입력 : 2007.02.27 22:39 / 수정 : 2007.02.28 00:37

    •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는 잘 알려져 있지만 주공(周公)의 ‘삼토포 삼악발’(三吐哺三握髮)은 그렇지 않다. ‘사기(史記)’ 노주공세가(魯周公世家)에 따르면 어린 조카 성왕(成王)을 대신해 섭정하던 주공은 식사 도중 세 번이나 먹던 음식을 뱉고(三吐哺) 목욕을 하다 세 번이나 감던 머리를 쥐고(三握髮) 손님을 맞았다고 한다. 어진 선비를 예의를 갖춰 맞기 위해서였다. 권력자 주변에는 아첨하는 자들이 몰려들기 마련이다. 공자가 ‘논어’에서 ‘말 잘하고 낯빛을 좋게 꾸미는 자(巧言令色) 중에 인자가 드물다’라고 말한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60세가 넘어 벼슬에 나가 우의정까지 지낸 미수 허목(許穆:1595∼1682)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는 ‘미수기언속집’에서 병조가 무사를 선발하면서 칼쓰기·활쏘기 같은 무예가 아니라 용모와 말솜씨로 뽑는 관행을 비판했다. 허목은 ‘서애유사(西厓遺事)’에서 ‘유성룡은 권율과 이순신을 천거했는데, 당시 둘은 모두 하급무관이어서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라고 유성룡의 인재관을 높이 샀다.

      그러나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성호사설’의 거주연좌(擧主連坐)조와 고과상벌(考課賞罰)조에서 잘못 추천했을 경우 추천자도 벌을 받는 ‘거주연좌제’ 시행을 거듭 촉구했다. 추천자와 그 사유를 기록했다가 훗날 행적이 다를 경우 함께 벌하는 제도이다. ‘송사(宋史)’ 선거지(選擧志)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추천한 사람이 미리 잘못 천거했다고 자수하면 죄를 면할 수 있었다. 최한기(崔漢綺)는 ‘청장관전서’ 인정(人政)편에서 ‘그 당류(黨類)들만이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은 잘된 선거가 아니고 어리석은 사람들까지 다 칭찬하는 것이 잘된 선거’라고 했다. 총리 이하 여러 자리가 또 바뀔 모양이다. 그간 당류의 시각으로 인사한 결과에 대한 평가는 이미 나와 있다. 이번에는 당파의 가치가 아니라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물을 발탁해 민심을 되돌리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