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과 호흡 하려고 코미디프로 녹음해 들어”: 전병욱 목사

      “젊은이들과 호흡 하려고 코미디프로 녹음해 들어”: 전병욱 목사

                개신교계 베스트셀러 목회자 전병욱 목사
                         13년간 28종의 책 펴내… 100만권 이상 팔려

                                                           김한수기자 hansu@chosun.com
                                                               입력 : 2007.02.15 06:55

• 개신교계에 베스트셀러를 연거푸 내는 목회자가 있다. 서울 삼일교회 전병욱(44) 목사는 지난 94년 이 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28종의 책을 펴냈다. 평균 1년에 2권씩 펴낸 셈으로 전체 판매 부수는 100만권을 넘었다. 그가 지난 연말 펴낸 ‘자신감’(규장)도 벌써 4만여권이 팔리며 젊은 크리스천들 사이에 반향이 크다. 성경 말씀을 근거로 풀어 쓴 ‘목사님 말씀’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서울 용산경찰서 옆 삼일교회에서 만난 전 목사는 “늘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했다. “한때는 말총머리 묶고 전세계를 주유하는 게 꿈이었다”는 전 목사는 청년 목회로 유명하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총신대 신학 대학원을 나온 그는 1994년 당시 신자 80명에 불과했던 삼일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해 현재 매주 1만 2000여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켰다. 신자의 대부분은 20·30대다. 신자가 이렇게 늘었지만 교회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 인근 숙명여대 강당을 빌려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 
• ▲전병욱 목사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준 설교와 강연 내용을 책으로 정리한다. 그는“독자 중에는 스님과 수녀님도 있다”고 말했다. /정경렬기자krchung@chosun.com

•  

  그는 “청빈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건물보다는 사람에 뒀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도 대형 세단이 아니라 구형 카니발을 타고 있다. 1997년부터 교회 홈페이지를 만들고 스스로 사진도 올리고 인터넷으로 신자들과 소통했다. 전 목사가 젊은 감각을 지향하는 만큼 저서의 대상도 청년들이다. 그는 “사회의 중추인 젊은이들에 대해 교회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저서를 잇따라 펴내는 것은 “진리를 믿으면 남에게도 보여줘야 한다”는 소박한 믿음 때문이다. “설교나 강연을 들을 수 없는 청년들과 하나님 말씀을 나누기 위해 책을 씁니다.”
  
  설교·강연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기 때문에 글 쓰는 속도도 빠르다. ‘자신감’의 경우도 1주일 만에 단숨에 썼다. ‘젊은 사자는 썩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 ‘거룩한 야성의 회복’ 같은 제목에서 보듯 그가 책에서 주로 강조하는 대목은 ‘야성(野性)’이다.
  
  “젊은이들은 현실과 부딪치면서 야성을 단련하고 잠재력을 키워야 합니다. 저는 자전거를 즐겨 타는데 집에서 강화도까지 왕복하면 180km입니다. 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해보니 되더라고요. 머뭇거리는 청년들에게 저는 묻습니다. ‘해봤냐?’고요.”
  
  그의 책들은 경쾌하다. 대부분 한 문장이 한 줄을 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대머리이고, 눈이 작다는 점까지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그는 “목사가 신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엄숙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좀 깨지고 망가질 필요도 있다”며 ‘광대목사론’을 폈다.
  
  그는 젊은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을 MP3에 녹음해 반복해 듣는다고 했다. 그는 또 현대적 언어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소설과 수필집, 대중문화비평서 등을 한 달에 50권 정도 읽는다고 했다.
  
  전 목사는 “최고의 전도 전략은 스스로 즐겁게 사는 것”이라며 “젊은 기독교인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밝게 살 수 있도록 계속 설교하고 책을 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 청년신자를 위한 저서를 잇따라 펴내고 있는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가 자신의 목회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김한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