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어 성경’ 들어 보셨나요

파푸아뉴기니어 성경’ 들어 보셨나요

“福音을 모든 언어로” 성경번역선교회
오지 사는 원시 소수부족들 대상 신약 옮기는데 평균 20년 걸려
“과거 美선교사들이 한국어 번역 이젠 우리가 받은 은혜 나눠줄때”

김한수기자 hansu@chosun.com
입력 : 2007.02.01 00:19 / 수정 : 2007.02.0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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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선교사들이 번역한 파푸아뉴기니(위)와 우즈베키스탄의 소수 부족언어 성경.

• “지금까지 9개 부족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했는데, 금년 중으로 파푸아뉴기니 1개 언어와 내몽골 1개 등 2개 부족어가 추가됩니다. 성경번역선교회 창립 23년 만에 번역 언어가 10개를 넘어서는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매우 빠른 성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29일 오후 서울 사당동 성경번역선교회(GBT) 사무실에서 만난 권성찬(45) 대표 선교사는 “선교의 최전선(最前線)에서 활동한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GBT는 1941년 미국의 카메룬 타운젠트 선교사가 설립한 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WBT)를 모태로 지난 1984년 국내에서 홍정길 하용조 이태웅 옥한흠 목사가 주축이 돼 설립된 초교파적 선교단체다.
  
  현재 세계 20여개국에서 150여명의 선교사가 활동 중인 GBT의 선교방식은 독특하다. 우선 선교대상이 자신들의 언어로 적힌 성경이 없는 2500여 부족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자신들의 문자(文字)조차 없는 부족들이 주요 대상이다. 이들의 언어를 분석해 성경을 번역하고 현지의 국가어(國家語)나 공용어(公用語) 문자로 옮겨 출판한다. 자연히 오지(奧地)에 사는 소수부족들이 대상일 수밖에 없다. 또 현지 파견 전에 8단계에 걸쳐 문화인류학, 언어학 집중훈련도 받아야 한다.
  
  선교 대상 중엔 ‘비밀’ ‘거룩하다’란 단어자체가 없는 부족어(네팔의 한 부족)가 있는가 하면 그림이나 사진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부족(파푸아뉴기니)들도 있다. 워낙 문자가 없이 원시상태에 가깝게 살아왔기 때문에 문자를 가르쳐줘도 금세 문맹으로 돌아가버리기도 한다. 번역뿐 아니라 유지·관리의 ‘애프터서비스’도 필요한 것. 권 대표는 “이런 어려움 때문에 1개 부족어로 신약성서를 번역하는 데 평균 2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국인 선교사들의 특유의 끈기로 큰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권 대표는 전했다. 전체 800개 정도의 언어가 사용되는 파푸아뉴기니가 대표적. 성경번역선교회는 이 중 5개의 현지어 번역을 마친 상태. 파푸아뉴기니에서 5년간 사역하다 귀국한 조중환(39) 선교사는 “한국인 선교사가 자신들의 말로 성경을 번역하는 과정을 보고 배운 현지인들이 이제는 자신들 보다 더 오지의 부족들에게 성경을 번역해주기 위해 나서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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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번역선교회 소속 한국인 선교사가 파푸아뉴기니의 원주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선교사들은 현지 언어뿐 아니라 문화까지 연구·분석한 후 번역작업을 시작한다. /성경번역선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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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케이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권 대표의 경우,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했다. 산지(山地)의 인구 30만명 정도인 ‘P부족’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입국 직후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는 바람에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막바지에 이슬람NGO와 협력해 교육사업을 벌이면서 겨우 현지 부족어 분석을 마치고 문자화할 즈음에 대표 선교사로 임명돼 귀국했다. 그가 귀국한 후에는 9·11테러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전쟁이 발발, 한동안 후임자도 파견하지 못했다.
  
  GBT의 중장기 목표는 2025년까지 모두 300개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것. 권 대표는 “우리도 미국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우리말 성경을 갖고 복음을 받아들였다”며 “이제는 우리가 받은 은혜를 나눠줄 때”라고 말했다.

• ▲ 성경번역선교회 권성찬 선교사가 문자가 없는 부족들에게 성경을 번역해주는 활동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한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