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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신각신할땐 ‘매파’가 이기더라

영국신사77 2007. 1. 6. 09:30
   
            옥신각신할땐 ‘매파’가 이기더라

•                                   노벨경제학상 받은 카너먼 주장


                                                                                                                    200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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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안을 놓고 매파(강경파)와 비둘기파(온건파)가 대립하면 매파의 주장이 채택되는 경우가 많다. 역사상 많은 전쟁이 이를 증명한다. 왜 그럴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Kahneman)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사람의 심리가 매파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정치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1·2월호)가 소개한 내용을 요약한다.

①자만심=사람에겐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심리가 있다. 자신이 평균 이상으로 똑똑하고 매력적이며 재능이 있다고 믿는다. 군사적 자신감도 이와 비슷하다. 이라크전을 ‘누워서 떡 먹기’라고 한 미국 매파의 주장을 부시 행정부가 선택한 데는 이런 심리가 한몫 했다.

②겉만 본다=인간은 눈앞에 보이는 것에 치우친다. 상대가 적대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지 살피기보다는 상대의 본성·성격 자체에 적의(敵意)가 있다고 여긴다. 그만큼 강경론을 펴는 매파의 주장에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거꾸로,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남들도 자신을 이해할 것이라 착각하기 쉽다. 6·25 때 미국은 인천상륙작전 후 북진(北進)을 결정하면서 북진이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니 중국도 이를 이해해줄 것이라 여겼으나 결국 중국은 개입했다.

③희박한 성공에 ‘올인’=손해를 인정하기보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도박에 매달리는 심리도 매파에게 유리하다.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의 미국 정책 결정자들이 바로 이런 상황에 놓였다. 실낱같은 성공 가능성에 매달려 결국 더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지도자들이 매파의 주장에 귀를 기울인 때문이다. 매파의 주장이 항상 그른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심리를 이해해야 이란과 북한 핵문제와 같은 사안에 대처할 때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서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용수기자 hejsu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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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파보다 매파 말이 솔깃한 이유는 `힘 자랑 본능` 때문 [중앙일보]
미국 카너먼·렌션 교수
이라크전 결정 과정 분석

일반적으로 비둘기파(온건파)보다 매파(강경파)의 조언이 더 잘 먹히고 영향력이 큰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구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타협보다는 충돌을 더 선호하는 편향성(bais)이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하버드대 박사과정의 조너선 렌션은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 최신호에 실린 '왜 매파가 이기나'라는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람들은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낙관주의적 편향성이 정치지도자와 장군들로 하여금 전쟁의 결과를 좋은 쪽으로 평가하는 매파의 조언에 솔깃하게 만든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때문에 정책결정자들이 매파와 비둘기파의 조언을 들을 때 이런 점을 미리 염두에 둬야 균형잡힌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이들은 충고했다.

미국 지도자들이 매파가 주도한 이라크 공격을 수용한 데도 과도한 낙관주의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학자는 또 전쟁이 시작된 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한 '꼬리 끊기'를 싫어하고, 가능성이 희박한 도박을 택하는 인간심리 역시 정책결정자들이 매파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도록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베트남전 때와 같이 이라크전에서도 이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당장 철군하면 확실한 손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어서 피하고 싶어한다는 얘기다. 성공 가능성이 작고 실패할 때의 비용이 매우 높을 것임에도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자 하는 게 사람들의 심리라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은 상대편의 도발에 대응하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도 대결을 주장하는 매파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반면 상대편의 행동은 나의 도발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그들의 성격 탓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의 연장선에서 자신들의 행동을 상대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도 잘못 이해하기 십상이다. 한국전에서 유엔이 북진하고 있을 때인 1950년 10월 딘 애치슨 미 국무장관은 "유엔이 중국을 위협하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중국이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 한 예다. 당시 미국 지도부는 중국의 한국전 개입을 자신들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중국의 근본적인 적대감의 표현으로 해석했다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한경환 기자

 
2007.01.05 05:0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