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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인물 낳는 법(1), (2)

영국신사77 2007. 1. 3. 13:43

                  [조용헌 살롱] 인물 낳는 법 (1)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입력 : 2007.01.02 22:32

    • 조용헌
    • ‘맹자(孟子)’에 보면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요,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니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천시(天時)가 지리(地利)보다는 못하고, 지리의 조건을 갖추었어도 사람이 서로 화합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뜻이다. 천시와 지리도 최종적으로는 인간을 위해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결국은 사람이다. 흩어진 민심을 화합시키는 것도 인물이 나와서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인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인물은 후천적인 교육을 통해서도 만들어지지만, 한자문화권에서는 선천적인 요건에 더 비중을 둔 감이 있다. 선천적인 요건이란 첫째, 유전적인 부분이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DNA이다. 어떤 혈통을 가진 집안에서 태어나느냐가 중요하다. 둘째, 임신이 이루어지는 입태(入胎) 장소와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는 출태(出胎) 장소에 좋은 기운이 뭉쳐 있어야 한다. 셋째는 시간이다. 입태되는 시간과 출태하는 그 시간이 하늘의 음양오성(陰陽五星)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는 시점이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추면 특출한 인물이 태어날 확률이 아주 높고, 2가지만 갖춰도 인물이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 옛날 어른들은 혼사(婚事)를 중요시하였다. “왕대밭에 왕대 나고 쑥대밭에 쑥대 난다”는 속담은 이를 말한다. 부계(父系)의 유전자가 오기도 하지만, 모계(母系)의 유전자가 오기도 한다. ‘음중양(陰中陽) 양중음(陽中陰)’의 이치에서 본다면 아들은 모계를 많이 닮고, 딸은 부계를 많이 담는다. 며느리가 영리하면 손자도 영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모계나 부계의 조상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증조부나 고조부가 어떤 성격이었고, 어떤 직업에 종사했는가를 본다. 물론 증조모 고조모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친가나 외가 쪽의 조상 모두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평균 3~4대 건너뛰어 인물이 나올 수 있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1587~1671)의 증손이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1668~1715)이고, 공재의 외증손이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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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헌 살롱] 인물 낳는 법(2)
  •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입력 : 2007.01.04 22:44 / 수정 : 2007.01.04 23:26
    • ▲조용헌
    • 성공한 남자들, 예를 들면 난국을 헤쳐 나온 정치인이나 기업을 일으킨 창업주 같은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기질이 강하다. 추진력도 강하고 카리스마도 대단하다. 이런 강한 남자들을 만날 때마다 “저런 사람의 아들들도 과연 아버지처럼 강할까?”하는 의문이 든다. 필자는 십중팔구 그 아들들이 약하리라고 추측한다. 왜냐하면 강한 남자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여자를 좋아하기 마련이다. 센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남자들의 부인들은 확률상 감정이 섬세하고 여성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대부분이다.

      아들은 어머니의 기질을 닮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어머니가 섬세하면 그 아들들도 섬세하고 여린 아들이 태어난다. 섬세하고 여린 아들은 그 아버지의 가업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부자가 3대를 넘기기가 힘들다’는 말이 나왔지 않나 싶다. 부계도 중요하지만 모계도 그만큼 중요하다. 조선조 선비집안에서 ‘팔고조도’(八高祖圖)를 작성해 외우게 한 이유도 따지고 보면 이런 혈통조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인물을 낳으려면 합궁(合宮)도 준비가 필요하다. 부정모혈(父精母血)이 뭉쳐야 임신이 된다. 이때 아버지의 정액과 어머니의 피가 맑고 건강해야 한다. 맑고 건강해야만 좋은 영혼이 탁태(托胎)된다. 정혈(精血)이 맑으면 거기에 비례해서 맑고 수준 높은 영혼이 탁태가 되고, 탁하면 탁한 영혼이 탁태된다. 관건은 정혈을 건강하게 만들고 맑히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랑신부가 합궁을 하기 전에 최소한 100일 정도는 준비를 해야 한다. 술과 담배를 금하고 정갈한 음식을 섭취하고 화를 내거나 놀라는 일이 없이 담담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술, 담배를 많이 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남자의 정액은 색깔이 누리끼리하게 탁하다. 막걸리 색깔처럼 틉틉하다. 반대로 담백한 생활을 한 사람은 물처럼 맑다. 정액 색깔을 보면 심신의 건강을 비롯해 생활상태가 그대로 나타난다. 여자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아이를 가지려면 적어도 100일 정도는 부부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 100일간 방을 따로 쓰며 금욕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