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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중견기업] 씨앤비택 - 미국 경찰도 인정한 CCTV 카메라

영국신사77 2006. 12. 28. 14:23
[탐방!중견기업] 씨앤비택 - 미국 경찰도 인정한 CCTV 카메라 [중앙일보]
세계 CCTV 업계 다크호스
미국 라스베이거스도
우리 카메라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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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히타치 등 세계적인 업체가 시장을 휩쓰는 CCTV 카메라 시장에서 씨앤비텍은 '작지만 강한 회사'다. 창업 7년 만에 전 세계 60여 개국에 CCTV 카메라를 수출하고 있다. 국제적인 테러 위험이 높아짐에 따른 보안의식 강화로 CCTV 카메라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유봉석 사장은 "30배 줌 카메라 같은 첨단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각오다.

올 6월 폐쇄회로TV(CCTV)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인타넷 사이트인CCTV인포(www.ccinfo.com) 에는 영국 런던 스테인스 중심가에 CCTV 감시카메라가 설치 됐다는 기사가 올랐다. 치안 때문에 고민하던 상점주들이 돈을 모아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설치한 곳은 비데콘이라는 CCTV공급업체지만 관심을 끈 것은 여기에 들어가는 CCTV카메라였다. 한국의 씨앤비텍이 일본과 미국의 유명 업체를 따돌리고 카메라를 납품했기 때문이다. 이 카메라는 16배 광학 줌과 12배 디지털 줌이 되는데다 야간 촬영도 가능하다.


비데콘의 앤디 크로스톤 영업부장은 "가장 이상적인 카메라를 설치한 덕에 상인들이 만족해 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도요타 공장에는 곳곳에 CCTV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씨앤비텍의 카메라는 이 공장에서 소니.히타치와 어깨를 견주고 있다. 도요타측은 씨앤비텍의 CCTV 카메라 성능이 소니나 히타치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뽐내는 씨앤비텍의 직원수는 120명. 수천 명의 직원을 둔 일본의 소니.히타치.파나소닉 등 경쟁업체와는 비교가 안 된다. 그런데도 씨앤비텍은 전세계 60개국 150개 거래처에 카메라를 납품하며 세계 CCTV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불린다. 끝없는 도전정신과 최고를 지향하는 품질관리 덕이다. 회사이름도 도전(challenge)과 최고(best)에서 따왔다. 유봉석 사장(50.사진)은 "창업 7년 만에 이름을 조금 알렸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유통에서 개발로=유사장은 국내 전자 음향기기 유통시장의 마당발이었다. 20대 후반부터 유통에 뛰어들어 15년간 시장을 주물렀다. 하지만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남의 것만 팔지않고 내 것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기회가 왔다.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많은 고급인력들이 직장을 잃자 그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평소 친분이 있는 엔지니어들을 스카우트했다. CCTV카메라는 24시간 작동해야 하는 보안 장비의 특성상 교체 주기가 짧아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시장은 거의 없던 때였지만 해외시장을 개척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마흔세 살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그는 과감히 '도전(challenge)'에 나섰다. 엔지니어들과 서울 가산동 연구실에서 살다시피했다. 완벽한 품질관리를 위해 항온.항습이 된 개발실에서 12개월간 처박혀 줌 카메라를 개발했다. 줌 카메라의 속도제어 방법 등 11건의 특허를 등록할 정도로 품질은 자신 있었다. 가격도 10~20% 낮출 수 있었다.

◆"내 상표 아니면 안 된다"=문제는 사주는 곳이 없었다는 것. 보안장비는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첨단장비이기 때문에 무명회사의 제품을 받아주지 않았다. 한 대형업체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면 사주겠다고 했다. 그는 거절했다. "남의 상표로는 안 한다"는 오기 때문이었다. 연간 6차례 전세계 보안전시회에 출품했다. 보안장비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업체를 수도 없이 찾아다녔다.

드디어 미국 경찰서에 보안장비를 납품하는 모빌비전에서 연락이 왔다. 모빌비전에서 제품을 사주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씨앤비텍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월마트 매장 등에도 진출했다.

런던 테러사건 때 용의자들의 모습이 CCTV에 잡히면서 CCTV 카메라의 중요성이 더 부각됐다. 씨앤비텍의 수출도 늘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7%를 넘는다.

씨앤비텍은 내년 초에 30배 줌 카메라, 스피드 돔 카메라(빠르게 회전하는 카메라) 등 첨단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이제부터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일본, 미국 등의 첨단 기업과 승부 하겠다"고 말했다.

글=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
ansesi@joongang.co.kr>


이 회사를 말한다


씨앤비텍이 개발.생산하는 주요 제품은 CCTV 카메라와 DVR(Digital Video Recorder, 디지털 영상 저장장치)이다. 2005년 매출액 기준 CCTV카메라가 65%, DVR 및 주변장치가 1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국제 테러 등으로 보안에 대한 인식이 퍼져 영상보안 감시장비의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2008년 세계 시장규모는 22억 달러(약 2조 원)로 예상된다. 씨앤비텍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및 신제품 개발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다. 대기업과의 경쟁속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매출액은 2003년 219억 원에서 2005년 424억 원, 2006년에는 3분기까지 이미 412억 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2006년에 시장 규모가 큰 미주와 유럽에서의 영업실적이 좋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다. 영업이익률은 올 3분기까지 7.5%를 기록중이며, 2004년 이후 정체됐다. 앞으로는 대만.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이 회사는 중국 현지 생산법인의 가동률을 높이고, 원재료의 현지 조달을 늘려 원가 절감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런 효과가 본격화하는 2007년부터 이익률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회사를 말한다


유봉석 사장은 "미국.일본 등의 유명 회사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지만 기술력과 상품 품질로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작은 기업이 세계적인 대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지금까지는 씨앤비텍이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아니었다. 범용 카메라를 보다 싸게 만드는 게 우리 회사의 강점이었다. 하지만 계속 우리 상표를 고집하면서 지금은 브랜드가 꽤 알려졌다. 올 6월에 코스닥시장에 상장, 투자자들 앞에 나섰다. 앞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생산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수출 비중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수출 비중이 87.7%였다. 환율에 그만큼 민감한 셈이다. 그래서 중국 심천에 현지 생산법인을 만들어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중저가 제품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고부가가치 제품만 서울 공장에서 만들어 환율 하락 위험을 분산할 계획이다."

-이익 규모가 작은 편인데.

"2003년과 2004년에 대규모 투자를 한데다 지난해부터는 제품 판매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기대보다 작았다. 매출은 2003년 이후 연 평균 39% 정도 고속 성장 중이다. 앞으로 CCTV카메라의 쓰임새가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의 감시용에서 교통관제, 재해감시, 원격의료, 화상회의용 등으로 확대되면서 외형도 커지고 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