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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처음을 알고 싶다면, 이 도시를 걷자 / 보스턴

영국신사77 2019. 5. 10. 21:51


미국의 처음을 알고 싶다면, 이 도시를 걷자


                    
보스턴 푸르덴셜센터 50층 전망대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앞쪽에 흐르는 강이 찰스 강이다. 강 건너편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건물들이 펼쳐져 있다.

보스턴 푸르덴셜센터 50층 전망대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앞쪽에 흐르는 강이 찰스 강이다. 강 건너편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건물들이 펼쳐져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집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서 미국 보스턴을 달리기에 가장 이상적인 도시라고 극찬했다. 마라톤으로 유명한 보스턴은 사실 걷기도 좋은 도시다. 하루키가 달렸던 찰스강변도 좋지만 미국인의 자부심 서린 현장을 둘러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미국 독립의 역사를 두 눈으로 볼 수 있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과 전 세계가
우러르는 대학도 방문할 수 있다.
  

보스턴 구석구석 도보 여행
독립혁명사 만나는 4㎞ 트레일
도서관만 76개 하버드대 답사
전설 많은 레드삭스 야구장까지

독립을 향한 여정, 프리덤 트레일
 
‘프리덤 트레일’서 만나는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

‘프리덤 트레일’서 만나는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은 미국 독립사를 두발로 느끼는 길이다. 도심 4㎞를 걸으며 역사 현장 16곳을 마주한다. 출발점인 보스턴 코먼공원에서 바닥의 빨간 벽돌 라인을 따라 걷는다. 그룹 투어에 참가했더니 가이드가 18세기 영국과 미국의 투쟁을 실감 나게 연기했다.
 
황금색 돔을 뽐내는 주 의사당을 지나면, 독립전쟁 당시 화약창고로 쓰였던 파크 스트리트(Park street) 교회가 나온다. 도심 한가운데 그래너리(Granary) 묘지에는 존 핸콕·새뮤얼 애덤스·폴 리비아 등 미국 독립 영웅들이 잠들어 있다. 한 해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모여드는 관광 명소다.
 
여기서 5분을 더 걸으면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Old state house)’가 나온다.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곳이다. 그 건물 앞은 ‘보스턴 학살’이 일어났던 현장이다. 1770년 영국 군대와 충돌로 민간인 5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는 미국 독립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투어 가이드의 목소리가 여기서 더 높아졌다.
 
곧이어 나타난 퍼네일 홀(Faneuil Hall)은 무역상 퍼네일이 1742년 기증한 3층 벽돌 건물이다. 새뮤얼 애덤스 등이 독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장소다. 트레일은 폴 리비아의 집, 콥스힐(Copp’s hill) 묘지를 거쳐 ‘벙커힐(Bunker hill) 기념탑’에서 끝난다. 벙커힐 전투가 바로 1775년 독립전쟁을 일컫는다.
  
하버드·MIT ‘교육의 고향’
 
하버드대 교정에 있는 존 하버드 동상.

하버드대 교정에 있는 존 하버드 동상.

보스턴은 하버드·MIT 등 유명 대학이 많은 교육도시다. 한국 학생의 안내로 하버드대 교내를 둘러봤다. 존 하버드 동상부터 찾았다. 미국에서 뉴욕 자유의 여신상, 워싱턴 링컨 동상 다음으로 사진이 많이 찍히는 동상이란다. 동상 발을 만지면 후손이 하버드대에 갈 수 있다는 속설에 너도나도 발을 잡고 사진을 찍는다. 사실 존 하버드는 대학 설립자가 아니라 기부자였다. 동상 얼굴도 실제 하버드와 다르다. 동상 제작 당시 하버드의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단다. 교수나 학생 얼굴로 추측한다.
 
하버드대에는 도서관이 70여 개나 있는데 ‘와이드너(Widener) 도서관’의 사연이 흥미롭다.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 때 숨진 졸업생 엘킨스 와이드너의 어머니 기부금으로 지은 건물이다. 기부 조건으로 졸업 시험에 수영 과목이 포함됐다. 안내를 맡은 학생은 “70년대 들어 장애인 차별 문제로 수영 시험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야구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Fenway park)를 찾았다. 좌측 외야의 초록색 벽 ‘그린 몬스터’가 눈에 띄었다. 담장 높이가 11m여서 웬만한 홈런성 타구도 안타에 머물고 만다. 우측 외야석의 녹색 의자 사이에 빨간 의자가 딱 하나 있다. 1946년 테드 윌리엄스가 때린 대형 홈런을 기리고자 이 의자만 빨간색으로 바꿨다. 레드삭스 팬이 가장 선호하는 좌석이다.
 
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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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대한항공이 4월 12일 보스턴 주 5회 취항을 시작했다. 약 14시간 소요. 푸르덴셜센터 50층 전망대에 오르면 고급 주택가 비컨 힐(Beacon hill)은 물론이고, 펜웨이파크·MIT 등 보스턴의 랜드 마크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리 모양의 수륙양용차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는 ‘덕(Duck) 투어’도 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지원된다. 

 

보스턴=글·사진 강현효 기자 kanghh@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미국의 처음을 알고 싶다면, 이 도시를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