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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풀뿌리 기업이 있어 다행 / 프랜차이즈 '스쿨푸드'와 준오헤어

영국신사77 2018. 1. 7. 21:39

[데스크에서] 풀뿌리 기업이 있어 다행

 

장일현 산업부 차장

 
 

 

입력 : 2013.10.08 03:05  조선일보 장일현 산업부 차장

 

분식 전문 프랜차이즈 '스쿨푸드'의 이상윤 대표는 15세 때 중학교를 중퇴했다.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단란했던 가정이 깨졌고, 가출 생활이 시작됐다.

 

길거리에서 비보이 생활을 하다 4인조 그룹을 결성해 앨범도 냈지만

 

결핵으로 그마저 중단해야 했다.

 

친형과 지하 단칸방에서 밥솥 하나를 놓고 김밥을 말아 팔았다.

 

먹음직스러운 계란말이 김밥은 곧 인기를 얻었고, 어엿한 가게도 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진짜 성공 스토리는 여기서부터였다.

 

른 분식점들은 생각하지 못한 식재료와 메뉴를 끊임없이 도입했다.

 

'까르보나라 떡볶이' '장조림버터 비빔밥' '어간장 육감 쫄면'….

 

최고 인기 메뉴인 '마리'는 김밥과 비슷하지만 식재료와 조리 방법을 완전히 달리했다.

 

자체 개발한 장아찌는 특유의 절임 방식으로 7번 정도 가공하고 꿀을 가미해 독특한 맛을 낸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늘어났다.

 

직영점 23개를 포함해 국내에 76개 매장을 갖고 있는 스쿨푸드는 해외에도 4개의 매장을 냈다.

 

회사가 커지면서 직원도 어느덧 420여명에 달한다.

 

그는 한식이 주로 갈비와 김치, 비빔밥 등으로만 인식되는 한계를 넘어보고 싶다고 한다.

 

분식이라는 장르를 해외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다.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는 33세 때 자신의 표현대로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열심히 일해 사 놓은 유일한 재산인 45평짜리 단독주택을 팔았고,

 

그 돈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미용실 헤어디자이너 16명 전원과

 

영국으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

 

강 대표는 "적어도 국내에서 최고가 되려면

 

우선 최고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수에서 돌아온 강 대표는 한동안 단칸방 생활을 했다.

 

하지만 이 연수는 준오헤어를 커다란 성공으로 이끈 밑거름이 됐다.

 

준오헤어는 현재 전국에 88개의 직영 매장을 갖고 있고 직원은 2300여명에 달한다.

준오헤어는 헤어디자이너를 2년 6개월 동안 자체 아카데미에서 교육하고,

 

각 매장에선 차세대 유망주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독특한 인재 양성 시스템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최근엔 10년 이상 함께 일한 직원들에게 매장의 지분 50%를 넘겨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강 대표는 "미용실을 시작할 때부터 나 혼자 모든 걸 다 갖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 또한 행복한 청소년기를 갖지 못했다.

 

초등학교를 마치자마자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낮엔 일하고 밤에 학교를 다녔다.

 

무궁화기술고등학교에서 배운 미용 기술로

 

졸업 직후 미용실을 시작했다.

 

불우한 시절을 딛고 성공을 일궈낸 두 사람의 삶엔 공통점이 있었다.

 

선 불행이나 가난에 좌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기만의 꿈과 포기할 줄 모르는 열정,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혁신,

 

대충 타협하지 않는 집요함이 있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기업가 정신'이다.

 

 

각종 횡령과 배임, 사기 혐의 등으로

 

법 심판대에 줄줄이 서고 있는 대기업 오너들의 모습과 대비되는

 

이들 '풀뿌리' 기업가들에게서 우리 사회의 희망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