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經濟 · 미래 · 사람들/경영Ceo리더십,성공企業

[이사람의 책사랑] “책 읽기도 경영의 일부입니다”...책 나눠주는 김재우 사장

영국신사77 2017. 5. 9. 22:43

[이사람의 책사랑] 책 나눠주는 김재우 사장


김재우(金在祐·60)씨. 주식회사 벽산의 대표인 그는 
매달 150여명의 전 직원에게 책을 한 권씩 나눠준다. 
이달엔 간부들에게는 『오사카 상인』(효형출판)을, 
일반 사원에게는 『식스 시그마의 힘』(이지북)을 건넸다. 
5년 넘게 해온 일이다. 
“주 공장을 매각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았던 1998년 말 
모두가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인듀어런스』(뜨인돌)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남극 탐험에 나선 섀클턴이 
배가 남극에 닿기도 전에 난파되는 바람에 
634일간 조난됐다가 대원 27명과 함께 
극적으로 구조되는 내용이 담긴 이 책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며 ‘살아있는 한 절망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로 계속 함께 책 읽기를 해왔다.”

“책 읽기도 경영의 일부입니다”

김대표는 책 읽기 운동의 계기를 이렇게 설명하며 
“책이 회사를 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고보드 등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이 회사의 직원들은 
2001년 『누가 그래? 우리 회사 망한다고!』(라이트북닷컴)라는 책을 냈다. 
그리고 지난해 5월에는 
『거봐! 안 망한다고 했지』(라이트북닷컴)라는 책을 또 냈다. 

김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책을 읽는 일을 ‘독서경영’이라고 불렀다.
 “독서도 경영의 일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대 기업을 제외한 회사들은 
인적 자원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그래서 인적 자원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기도 힘들다.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할 때 
독서는 가장 좋은 경영 수단이라고 믿는다. 
함께 읽은 책이 50권이 넘다 보니 
확실히 직원들이 변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어른은 새로 배우는 것보다 
기억해내는 것이 중요할 때가 많은데, 
책은 늘 기억을 되살린다. 
책을 읽는 것은
 ‘삶의 모든 순간에 배우는 삶’을 살고 있는 것”
이라고 독서를 예찬하기도 했다.

김대표는 직원들에게 나눠줄 책을 고르기 위해 
자신이 먼저 한달에 서너권을 정독한다. 
그리고 주요 신문의 북섹션은 반드시 읽는다. 
“시간 내기가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경영은 열심히 일하는 기술이 아니라 
방향을 잡는 기술이다. 
경영자는 권한을 줄여 
자기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읽는 책들은 경영서가 주종이지만 
인문·교양서도 많다고 했다. 
평생 읽은 책 가운데 
『노인과 바다』가 가장 인상 깊었다는 김대표는 
“인간은 파괴되어 죽을 수는 있지만, 
패배할 수는 없어”라는 노인의 독백을 되새겼다.

김대표와의 인터뷰가 끝난 뒤 
회사 사무실을 둘러보니 
책상마다 10∼20권씩의 책이 놓여 있었다. 
“회사에서 나눠주는 책을 열심히 읽느냐”는 질문에 
한 직원은 “인트라넷에 원고지 두장 이상 분량으로 
독후감을 써야 하고, 
사장님이 책 내용을 종종 물어보기 때문에 
읽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지만 
이제 책읽기가 즐거워졌다”고 답했다.

이상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