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
동대문 드나들다 의류쇼핑몰 창업
작년 매출 1089억 ‘온라인 신화’
두 세개 색상 섞은 립스틱 직접 개발
‘3CE 화장품’ 유커 구매 건수 1위 올라
“K패션·K뷰티 확산, 보람 만큼 책임감
오래 가는 브랜드 만들고 싶어”
사업 초기 김 대표의 어머니가 배송 물품을 혼자 포장하던 김 대표를 도왔다. 주문량이 많아 밤새워 일하자 김 대표의 이모도 나섰다. 지금도 어머니와 이모는 김 대표와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어머니는 재무와 배송을 총괄하고, 이모는 부사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와 국내 매장을 돌며 패션 트렌드를 파악하고, 아이템을 궁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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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스타일난다의 패션 스타일에 대해 “하나의 이미지, 하나의 흐름에 정체돼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쇼핑몰이 한창 성장하던 때의 패션 트랜드가 ‘인상에 남는 강렬한’ 스타일이어서 ‘쎈 언니’ 이미지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즘엔 여성스런 옷도 많다. 팔이 긴 얇은 티셔츠와 어깨와 쇄골이 드러난 여성적인 제품들을 요즘 많이 파는 이유는 그게 현재의 유행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생긴 아쉬움도 있다. 김 대표는 초창기엔 직접 상담전화를 받고 고객들과 언니 동생하며 지냈지만 요즘엔 어려워졌다. “고객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느라 1시간씩 통화한 적도 많았어요. 상담전화가 고객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통로였죠.” 김 대표는 와이프가 너무 자주 구매해 5번 중 2번은 자동 취소해 달라는 고객 남편의 전화, 77사이즈 옷이 없어 우울하다는 고객에게 맞춤 사이즈로 제작해 판매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012년 이후 3CE의 3년 연속 70% 성장을 이끄는 건 ‘유커’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13년 MCM에 이어 유커 구매 건수 2위를 차지했던 스타일난다 3CE는 2014년부턴 MCM, 라인프렌즈, 아모레를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2012년 서울 가로수길에 첫 단독매장을 오픈 했고 홍대점에 이어 다음달엔 명동점도 연다. 3CE는 화장품 유통채널인 세포라(SEPHORA)를 통해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엔 일본 이세탄 백화점에 매장을 열기도 했다.
김 대표는 “K패션·K뷰티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스타일난다가 2009년 의류 쇼핑몰로는 처음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해 성공을 거두자, 정체기에 빠져있던 다른 온라인 쇼핑몰 역시 스타일난다를 벤치마킹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혼인 김 대표는 “만약 목표를 매출 1500억원으로 정하거나 타 업체와 경쟁한다면 나와 직원들이 힘들뿐이다. 굳이 목표를 정한다면 오래 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초창기 자신의 손맛(스타일링)을 잊지 못하는 고객을 위해 최근 ‘스피크 언더 보이스(SPEAK UNDER VOICE)’란 온라인 쇼핑몰을 추가했다. 옷을 고르고 모델에 입혀 촬영하고 사이트에 올리기까지의 전 과정에 김 대표가 참여한다. 그는 “사업 초기 기분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 자신 있는 일을 하려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스타일난다=2005년 여성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2009년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로는 최초로 화장품 브랜드 3CE를 출시했다. 2012년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3CE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현재 의류와 화장품 복합매장은 국내외 14개 백화점과 13개 면세점에서 운영중이며, 미국과 유럽 직진출을 앞두고 있다. 스타일난다는 2013년과 2014년 롯데백화점을 찾는 유커들의 구매 건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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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