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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정보로 둔갑 … 월 1000만원이면 전문병원 된다/창조경제 발목 잡는 '공룡' 네이버 <중>정보 순위의 비밀

영국신사77 2013. 6. 12. 19:06


광고가 정보로 둔갑 … 월 1000만원이면 전문병원 된다


[중앙일보] 입력 2013.06.12 01:38 / 수정 2013.06.12 01:49

창조경제 발목 잡는 '공룡' 네이버 <중>정보 순위의 비밀

강남의 한 성형외과는 환자들 사이에 ‘양악전문병원’으로 통한다. 네이버에 ‘양악 전문’을 검색하면 한동안 이 병원이 상위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악전문병원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전문병원은 99개뿐으로, 보건복지부가 21가지 질환에 대해 인력·시설·장비 등을 점검해 지정한다. 이곳들 외에 ‘전문병원’ 명칭을 쓰면 의료법 위반이다. 그런데 일반 병원들이 네이버에 돈을 주고 ‘라섹전문’ ‘임플란트 전문’ 같은 검색을 하면 자신들이 결과에 나오게 했고, 소비자는 이곳들을 전문 병원으로 믿고 찾았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는 네이버에 민원을 제기했고 복지부는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 네이버는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며 버티다가 협회에서 고발하겠다고 한 뒤에야 광고를 내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병원 한 곳당 월 1000만~3000만원씩 광고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퇴출? 음원1위 멜론 홈피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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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음원 사이트 멜론은 자체 홈페이지 내에 음악가와 관련 곡들의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런데 네이버에서 ‘멜론 조용필’을 검색하면 네이버의 블로그나 카페에 적힌 조용필 관련 글만 나올 뿐 검색 결과를 몇 페이지나 더 넘겨도 멜론 사이트 내의 웹페이지는 단 1건도 나오지 않는다. 반면에 구글에서는 동일한 검색어를 입력하면 멜론 내부의 조용필 관련 웹페이지가 검색 결과가 최상단에 보여진다. 멜론은 국내 음원 시장 1위 서비스로, 네이버의 자체 음원 사업 ‘네이버뮤직’과는 경쟁관계다.

 포털사이트 검색은 현대인이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곳이다. 이 중에서도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75%로 단연 국내 1위다. 그런데 네이버의 검색 결과에는 정보보다 광고가 먼저 나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검색 상위 15곳은 돈 액수 따라 결정돼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에서 ‘퀵서비스’를 입력하면 업체들의 사이트가 나오는데, 상위의 15곳은 네이버에 돈을 주고 광고하는 업체들이다. 철저하게 ‘네이버에 얼마나 돈을 냈나’의 기준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일반 검색에서도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 같은 자체 서비스 결과가 우선적으로 보여진다.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검색은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것인데, 네이버는 광고 수익을 얻으려고 검색 결과가 자체 사이트 안에서만 돌게 한다”며 “이 같은 불공정성이 한국 인터넷의 고른 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NHN은 매출 2조3893억원 중 1조2065억원을 이런 식의 검색광고로 벌어들였다. 사이트 안에 이용자가 오랜 시간 머물수록 비싸게 광고료를 쳐준다. 이를 위해 네이버가 주로 사용하는 수단은 웹툰·웹소설·뉴스 같은 디지털 콘텐트를 사이트 내에서 무료로 보여주는 것이다. 사용자는 무료 콘텐트를 즐기려고 네이버를 방문하고, 네이버는 광고료를 챙긴다. 문제는 제 값을 받지 못하는 콘텐트 창작자들이다.

 만화계 원로 허영만(66) 화백은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 4월부터 카카오페이지에서 건당 500원, 월 2000원의 유료로 ‘식객2’를 연재한다. 카카오는 콘텐트 수익의 50%를 창작자 몫으로 준다. 허 화백은 “포털사이트 때문에 독자에게 ‘만화는 공짜’라는 사고가 굳어졌다”며 “웹툰 고료로 1년에 1000만원도 받지 못하는 후배도 있고, 나는 1년에 1억8000만원을 받았지만 화실 식구가 6~7명이라 유지가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포털 웹툰이 신인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인기 작가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수천만원의 판권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료 웹툰’이 문제가 되자 만화 안에 광고 등을 붙이는 수익 모델을 새로 만들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허 화백은 “영화나 드라마에 원작을 넘기는 것이 아무나 자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작가는 항상 채워진 쌀독이 있어야 창작에 집중할 수 있다”고 이를 반박했다.

"포털이 콘텐트=공짜 인식 퍼뜨려”

 네이버는 클릭 수를 올리기 위해 불법 행위를 눈감았다는 지적도 받는다. 2011년 네이버가 지정한 ‘파워블로거’들이 업체로부터 수억원대의 뒷돈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주방용품 등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다가 국세청으로부터 탈세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네티즌들은 “네이버도 책임이 있다”고 항의했지만 사건은 유야무야됐다. 해당 블로거들은 몇 천만원 정도의 과태료를 물고는 다시 네이버의 ‘유명 블로거’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당시 인체에 유해한 오존이 발생하는 청소기를 판매한 혐의(사기)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블로거 ‘베비로즈’도 마찬가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부터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인터넷 검색서비스 제도개선 연구반을 가동했다. 박윤현 미래부 인터넷정책관은 “포털 시장이 이동통신이나 초고속 인터넷 시장처럼 명확하지 않아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이 어려웠는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여대생 개발 앱 베낀 네이버…"동네 약탈"

[중앙일보] 입력 2013.06.11 03:00 / 수정 2013.06.11 09:34

창조경제 발목 잡는 '공룡' 네이버
(상) 벤처 아이디어의 포식자
대학생 벤처 앱도 베껴…"해외 도전 않고 동네 약탈"
돈 들여 M&A 안 하고 사업 싹쓸이

우리나라의 벤처 생태계는 사막처럼 메말랐다. 창업에 나선 젊은 기업가들의 아이디어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뒤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아 새싹을 고사시키는 네이버 때문이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NHN은 패션 관련 모바일 앱 ‘워너비’를 내놓았다. 벤처업계에서는 “끝내 출시하는구나”라며 씁쓸해했다. 워너비는 출시 전부터 주요 기능과 컨셉트가 국내 벤처회사의 패션 전문 앱 ‘스타일쉐어’를 그대로 베낀 것 아니냐는 뒷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타일쉐어는 2011년 당시 대학생이던 윤자영(26)씨가 2000만원으로 창업해 만들었다.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이 관련 사진을 올려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1년3개월 만에 120개국 이용자 30만 명을 넘겼고 하루 1만 건 이상의 사진이 새로 등록된다.

 NHN은 당초 3월 15일 ‘원더’라는 이름으로 패션 앱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이용자에게 명품 핸드백과 현금을 주겠다며 미리 광고도 했다. 그러자 업계가 발끈했다. ‘신생 벤처가 개척한 시장에 인터넷 거대 기업이 들어오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벤처 투자가인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큰 기업이 해외로 나가 큰놈과 경쟁할 생각은 안 하고 동네에서 약탈을 일삼으면서 안주하려고 하니… 벤처 생태계가 뿌리째 말라버리고 황폐화될 거다.” 원더 출시는 쑥 들어갔다.

네이버 막강한 광고력으로 시장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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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달 뒤 이 서비스는 이름만 ‘워너비’로 바뀌어 등장했고, NHN은 네이버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윤자영 대표는 “NHN도 벤처로 시작해 대기업이 됐으니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면 좋겠지만 기업의 일에 도덕적인 잣대를 강요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전 직원 9명에 마케팅비가 0원인데 워너비는 한 시간에 몇 억원씩 하는 네이버 광고에 노출되니 부럽기는 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벤처기업 지원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는 새 정부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벤처 기업을 인수할 때 세 부담을 줄이고 적용을 유예하는 것 같은 실질적 혜택도 마련됐다. 하지만 벤처업계에선 “큰 기업이 유망한 신생 벤처를 인수하기는커녕 아이디어를 뺏거나 유사한 사업으로 시장을 싹쓸이하는 상황에선 무용지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핵심에는 국내 인터넷 시장을 독점한 네이버가 있다. 신생 기업을 인수하거나 사업 제휴를 맺기보다는 자체 인력을 동원해 엇비슷한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고, 점유율 70%를 넘는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마케팅을 하는 방식이다.

  지난 1월 네이버는 자사의 모바일 앱에 ‘굿모닝’이라는 알람 서비스를 시작하며 ‘소녀시대 목소리 알람’을 홍보했다. 연예인 목소리를 알람 앱에 넣는 것은 대학생 벤처 말랑스튜디오의 앱 ‘알람몬’이 먼저 시도했다. 말랑스튜디오는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연 벤처 경연대회 ‘글로벌K스타트업’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다. 올해 초에는 벤처기업 위자드웍스의 모바일 메모장 앱 ‘솜노트’가 구글플레이에서 내려받기 1위를 하는 등 인기를 얻자 ‘네이버 메모’에 비슷한 기능이 추가됐다. 표철민(28) 위자드웍스 대표는 KBS의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해 “네이버가 알람이나 메모까지 만들면 중소기업은 뭘 하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창조경제의 핵심 ‘창업 생태계’ 교란

 기업 인수합병(M&A) 대신 유사 사업으로 관련 업체를 고사시키는 ‘네이버식’ 사업 확장은 창업계의 동맥경화를 가져온다. 업계에서는 원인을 국내 인터넷 시장의 독점 구조에서 찾는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단순히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착하고 우리나라 기업이 나빠서가 아니라 시장경제 작동의 문제”라며 “미국 인터넷 업체들은 유망 벤처를 경쟁사에 뺏길까봐 앞다퉈 인수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긴장감이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점유율이 독보적이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반면 해외에선 인터넷 기반 대기업들이 활발하게 신생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 경쟁에 나서면서 창업 생태계를 살찌우고 있다.

 지난 3월 야후는 영국 고등학생 닉 달로이시오(17)가 만든 뉴스 요약 모바일 앱 ‘섬리’를 3000만 달러(약 340억원)에 인수했다. 섬리에 투자한 홍콩의 대부호 리카싱, 할리우드 배우 애슈튼 커처, 존 레넌의 부인인 오노 요코 등은 두둑한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그러자 구글은 야후가 섬리를 인수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음성인식 기반 뉴스 앱 ‘와비’를 3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공정위·미래부, 근본적 개선책 세워야”

 ‘규제 무풍지대’인 것도 지적됐다. 김인성 한양대 겸임교수는 “네이버는 오픈마켓이 잘될 것 같으니 자체적으로 만들고, 블로그가 히트 치니까 타 사이트의 잘나가는 블로거를 데려오고, 다음 카페가 잘되니까 카페 만드는 식”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나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에서 근본적인 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 회장도 “해외에서는 ‘카피캣(남의 상품 서비스를 그대로 베끼는 것)’이 불명예인데, 한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고 처벌도 없다”며 “법이나 규제로 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서현·고란 기자 

규제는 아마추어, 네이버는 프로…네이버 툴바에 갇힌 IT

[중앙일보] 입력 2013.06.13 01:43 / 수정 2013.06.13 09:23

창조경제 발목 잡는 '공룡' 네이버 <하> 독점 막을 브레이크 없었다

지난달 6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보안정책을 발표했다가 “세금으로 특정 업체를 홍보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보안사고가 잇따르자 악성코드 차단을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확인 프로그램 ‘웹체크’를 네이버 툴바(사용자가 자주 가는 사이트를 웹 브라우저 상단에 보여 주는 막대기)에 적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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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툴바’ 홍보 비판 받은 미래부

 정부가 만든 프로그램을 특정 업체에서 내려받으라는 얘기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툴바 자체를 내려받으면서 악성코드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게다가 인터넷 독점 논란이 있는 네이버 제품을 쓰라니 인터넷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2년 코스닥 상장 당시 3270억원이었던 NHN의 시가총액은 현재 14조원대다. 11년 만에 43배가 넘게 성장하는 동안 ‘검색시장 독점’ ‘인터넷 골목상권 침해’ 같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움직임은 ‘아마추어’와 다름없었다. 반면 NHN의 대응은 ‘프로’였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네이버의 독점을 규제하려다 이미 한 차례 쓴맛을 봤다. 2007년 동영상업체인 판도라TV가 네이버를 제소한 건을 통해서다. 당시 공정위는 네이버 사이트에서 검색되는 판도라의 동영상 안에 광고를 붙이는 것을 네이버가 막았다는 항의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를 마친 뒤 2008년 공정위 전원회의는 네이버가 검색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했고 NHN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원을 부과했다.
 
007년 공정위 나섰지만 소송서 패배

 그러자 NHN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법률대리를 의뢰해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냈고, 사내에서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인 김상헌(현 대표) 경영관리본부장이 총대를 멨다. 김 대표는 LG그룹 법무팀장을 거쳐 2007년 경영고문으로 NHN과 인연을 맺었고, 공정위와 소송을 벌일 당시인 2008년에는 NHN 경영관리본부장직을 맡아 재판 전략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 10월,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이 NHN의 손을 들어 준 근거는 “포털 서비스에는 검색과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는데, 검색만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공정위가 다시 상고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당시 법원의 판단은 업계에 논란을 남겼다. 포털의 서비스는 다양하지만 수익의 대부분이 검색광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이런 점을 문제 삼아 NHN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했다. “포털업계에서는 검색광고 점유율을 기준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근거에서다. 하지만 방통위 역시 위원장의 퇴임 등을 겪으며 흐지부지됐고, 공은 새 정부로 넘어갔다.

그사이 네이버는 전방위로 사업을 뻗어 나갔다. 검색광고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을 비롯해 온라인광고 영업과 마케팅 분야를 분할해 100% 자회사 NHN비즈니스플랫폼(NBP)도 설립했다. 이 회사를 통해 NHN은 부동산정보 사업인 ‘네이버 부동산’과 가격비교 사이트 ‘지식쇼핑’도 직접 운영에 나섰다.

 네이버가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관련 사업에 뛰어들면서 인터넷의 중소 가격비교 사이트와 부동산정보 업체들은 경영난에 빠졌다. NHN은 2010년 야후코리아 산하 광고대행사에 맡겨 온 검색광고 대행사업마저 자회사인 NBP로 넘겼다.

규제 틈새 비집고 네이버 점유율 76%로

 네이버에 5년째 광고해 온 한 자영업자는 “NHN의 자회사가 광고대행을 하면 외부에 주는 수수료 부담이 줄어드니 광고 단가가 내려갈 줄 알았는데, 도리어 더 비싸졌다”며 “일감 몰아주기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NHN의 매출액은 NBP를 세운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1조원이 넘게 늘었다. 제일기획의 ‘2012 광고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검색광고는 1조3960억원이며 NBP의 시장 점유율은 71%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부터 다시 네이버의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패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 혐의를 잡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NBP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로부터 부당 지원을 받았는지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NHN 측은 “다음이나 네이트에는 영업본부가 있지만 NHN은 내부에 영업조직이 없다”며 “NBP는 어차피 한 몸이었다가 분리된 회사이기 때문에 공정위가 NBP를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처음 조사에 착수했을 무렵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48.5%, 검색 횟수 기준 69.1%였다(2006년 말 기준).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76%로 쏠림현상은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NHN 측은 “파란이나 야후 같은 중소 포털들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자연스럽게 네이버나 다음, 네이트 같은 기존 상위 업체로 사용자가 흡수됐기 때문”이라며 “의미 있는 수준의 점유율 상승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심서현·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