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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예술총감독 박세원 서울음대 교수 “무대에선 나이 잊고 감동 전하죠”

영국신사77 2013. 4. 4. 07:15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예술총감독 박세원 서울음대 교수 “무대에선 나이 잊고 감동 전하죠”2012.10.03 18:25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이 개관 8년 만에 처음으로 자체 제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무대에 올린다. 뮤지컬 전문 공연장으로 인식돼온 충무아트홀이 고품격 아트센터로 변모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박세원 서울대 음악대 교수가 있다. 그는 지난 3월까지 6년 동안 서울시오페라단장을 맡으며 오페라의 대중화를 이끌어왔다. 이번에는 예술총감독 겸 연출 그리고 주인공 알프레도 역까지 맡았다. 성악가(테너)인 그는 80회 이상 알프레도 역할을 했고, 연출자로도 30여회 같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 베테랑이다.

지난달 27일 충무아트홀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일선에 나서봐야 배우의 실질적 고충을 알고 합리적인 연출을 할 수 있다”며 “다른 배우와는 계급장을 떼고 상대 역으로 붙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65세임에도 20대 주인공 알프레도 역을 맡은 데 대해 그는 “무대 위에선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분장하고 무대에 서면 몇 살인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관객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는가”라며 웃었다.

연출과 배우 중 더 힘든 것은 배우이다. “성악가는 뮤지컬이나 연극배우와는 달리 마이크 증폭에 의존하지 않고 육성으로 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대 관리가 관건”이라며 “성대 보호를 위해 술과 담배는 전혀 하지 않고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한다”고 말했다. 성악가는 스포츠선수나 다름없다는 것.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1800년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사교계 여성 비올레타와 그를 흠모하는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 통속적인 드라마이지만 헌신적인 사랑과 베르디의 음악, 당시 파리 사교계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는 매력에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다.

박 교수가 연출하는 ‘라 트라비아타’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음악적인 해석을 베르디 원곡에 가깝게 표현하고 무대와 의상도 완벽하게 재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한 정통 오페라를 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라 트라비아타’가 자주 공연된다고 해서 했던 것을 또 하느냐는 시각으로 바라보진 말아 달라. 유럽에서는 200년 동안 공연해오지 않았나. 똑같은 아리아라도 성악가마다 표현방법이 다 다른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향하는 공연은 ‘관객이 즐기는 오페라’다. 미리 공부를 해 와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리에 앉아있기만 해도 이해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그는 “관객이 정말 재미있어 하고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표를 산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13, 14일 이틀간 펼쳐진다. 13일 박 교수와 소프라노 김은경(비올레타 역)이 호흡을 맞춰 노련하고 중후한 무대를 이끈다면, 14일은 테너 최성수와 소프라노 박재연이 젊고 활기찬 오페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