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에서 헌신했던 호주 선교사들을 초청해 감사를 표하고자 합니다. 그들은 미신 풍토병 등과 싸우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선교사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되새기려고 합니다."
오는 10월 2∼5일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되는 '한·호 선교 120주년 기념대회' 준비차 방한한 호주 '크리스찬리뷰' 발행인 권순형(57·사진) 대표는 "기념대회는 실질적인 감사를 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호주 최초의 한국 선교사였던 조지프 헨리 데이비스 선교사가 한국 땅을 밟은 지 120년째 되는 해이며, 10월2일은 데이비스 선교사가 부산항에 첫발을 내디딘 날이다.
기념대회는 이날을 시작으로 4일간 열릴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사역한 호주 선교사는 총 150명. 이중 39명의 선교사들이 생존해 있다. 기념대회에는 이들을 전부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세미나도 열어 호주 선교사들이 한국 선교에 끼친 영향을 발표한다.
이를 위해 호주 30여개 한인교회들이 발벗고 나섰다. 대회 장소와 선교사 초청 항공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부산·경남 지역 교회와도 협력할 예정이다. 부산·경남 지역에는 호주 선교부의 주 활동 지역으로 부산진교회 수안교회 상애교회 등 호주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들이 남아 있다.
권 대표가 기념대회 준비에 직접 뛰어든 것은 호주 선교사의 활동이 미국 선교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미국북장로교에 이어 한국에 선교사를 파송한 두번째 교회는 호주장로교회였다"면서 "예수 사랑으로 한국을 찾았던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5월까지 기념사업의 하나로 데이비스 선교사가 남긴 육필 일기 전문을 책으로 엮어낼 예정이다. 일기에는 1889년 8월21일 호주 멜버른을 떠나 10월4일 인천에 도착해 1890년 3월30일 소천할 때까지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또 사진으로 보는 호주 선교사 인명록도 발간한다. 광복 이전까지 활동하던 선교사 80명의 사진과 활동상을 한글과 영문으로 담는다.
권 대표는 1990년 1월부터 10년간 '크리스찬리뷰'에 호주 선교사들의 발자취 100회를 연재한 바 있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선교사들이 밟았던 길을 취재했다. 90년 1월 창간된 '크리스찬리뷰'는 10만 호주 한인들의 신앙교양지를 표방하며 매월 발행되고 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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