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순례‥예수의 숨결 살아있는 `성서의 땅`
'성경'을 가지고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이스라엘.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마련한 성지순례 프로그램에 참여해 예수가 태어나고 복음을 전하고 부활의 기적을 이룬 땅을 직접 밟아보기 위해서다. 긴 비행 끝에 지중해의 항구도시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하자 일행을 태운 버스는 잠시 오르막을 달리는가 싶더니 한동안 내리막길로 곤두박칠쳐 40여분 만에 '성지(聖地)' 예루살렘에 내려놓는다.
면적이 한국의 8분의 1가량에 불과한 이스라엘은 나라 전체가 성지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되고 부활한 예루살렘은 물론 갈릴리호수 주변,나사렛,베들레헴,여리고 등 곳곳이 성서의 무대요 역사의 현장이다.
■올리브나무 많은 감람산
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예루살렘 성전산의 동쪽,기드론계곡 건너편에 있는 감람산(올리브산)부터 올랐다. 예수는 베다니 마을을 거쳐 올리브나무가 많은 감람산을 통해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에 입성했다. 그리고 입성 후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고 밤에는 제자들과 함께 감람산에서 쉬었으며 부활한 다음에는 이곳에서 승천했다.
해발 810m의 산 정상 근처,예수가 승천한 자리에 자그마한 예수승천교회가 있다. 원형의 교회 안에는 예수가 승천한 자리인 바위를 사각형으로 표시해 놓았는데 순례자들은 그 위에 손을 얹고 기도하거나 입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예수승천교회에서 조금 내려오면 예수가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친 자리에 주기도문교회가 서 있다.
감람산 아래 쪽에는 예수가 예루살렘을 보면서 울었다는 눈물교회,7개의 빛나는 황금빛 돔으로 화려하게 구성된 막달라마리아교회,겟세마네동산이 있다. 이 중 '올리브 기름을 짠다'는 뜻의 겟세마네동산은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와서 기도했던 곳.자신의 죽음과 부활,베드로의 부인과 가롯 유다의 배신을 예견한 예수는 "내 아버지여,이 고난의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자신을 온전히 신에게 맡긴 예수는 결국 유다가 데려온 군사들에게 스스로를 내주었고,십자가의 길로 향했다.
겟세마네동산에는 세계 12개국의 모금으로 건축한 '만국교회'(혹은 겟세마네동산교회)가 자리잡고 있는데 교회 뜰에는 수령 2000년을 넘는 아름드리 올리브나무 8그루가 장구한 역사와 옛일을 증언한다.
만국교회에서 기드론계곡을 건너면 구예루살렘,즉 성전산 구역이다. 솔로몬의 성전이 있던 자리에 이슬람이 마호메드가 승천한 자리라고 해서 세운 황금사원과 엘악사사원이 서 있으며,예수가 처형되고 부활한 곳도 여기여서 구예루살렘은 유대교,기독교,이슬람이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 때문에 1㎢ 남짓한 구예루살렘을 이슬람과 유대교,기독교,아르메니아정교가 분할 점령한 채 불안한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마침 금요일이라 유대인의 안식일에 찾아간 '통곡의 벽'에는 성전의 회복을 염원하며 기도하는 유대인들이 벽 아래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곳은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곳.솔로몬의 성전이 무너진 뒤 유대인들이 기원전 6세기에 세운 '제2의 성전'이 기원 후 70년 로마제국에 의해 파괴되고 유일하게 남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골고다 언덕 '십자가의 길'
구예루살렘성의 8개 문 가운데 다메섹문을 들어서면 이슬람 주거지역이다. 군사들에게 끌려간 예수가 빌라도 총독에게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진 채 골고다 언덕에 올랐던 '십자가의 길(비아 돌로로사·고난 14처)'은 이슬람 지역에서 시작된다. 800m에 달하는 '십자가의 길'은 대부분 이슬람 거주지역에 있고 복잡한 시장통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다.
그러나 예수가 사형선고를 받았던 빌라도 법정이 있던 자리부터 사형언도를 받고 십자가를 진 곳,첫 번째 쓰러진 곳,모친 마리아를 만난 곳,구레네 시몬이 대신 십자가를 진 곳,베로니카 여인이 손수건을 건넨 곳 등에 1∼9의 숫자와 함께 기념교회들이 세워져 있다.
예수의 옷이 벗겨지고,십자가에 못 박히고,매달리고,죽은 뒤 내려지고,묻혔던 10∼14처는 성묘교회(예수님무덤교회) 안에 있다. 예수가 세 번째 넘어진 제9처의 콥틱교회에서 나와 계단 위로 난 작은 문을 들어서자 성묘교회 마당이다. 교회 마당에는 세계각국에서 온 순례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뤘고 교회 내부도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교회 내부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리고 처형당했던 자리,시신을 염했던 자리,시신을 안치했던 동굴무덤 등이 있다. 예수가 처형된 곳과 시신을 염했던 자리에서 순례자들은 2000년 전 예수의 숨결을 되새기며 숙연하다. 한 번에 5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어 줄을 선 채 20여분을 기다려 들어간 동굴무덤은 두 개의 작은 방으로 돼 있는데 안쪽 방에는 시신을 안치했던 석판과 작은 촛불,꽃병 등이 놓여 있다.
이런 종교적·역사적 현장은 그러나 지금 분열의 상징이다. 구예루살렘을 이슬람,기독교,유대교,아르메니아정교가 4개 지역으로 분할 점령한 데다 성묘교회마저 그리스정교회·로마가톨릭·아르메니아정교회·콥틱교회·시리아정교회·에티오피아정교회 등 6개 종파가 나눠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회의 소유권은 이슬람이 갖고 있고,사용은 기독교가 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10㎞가량 가면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인데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그 탄생의 현장에는 예수탄생교회가 세워져 있는데 교회로 들어가는 문이 높이 1.2m밖에 되지 않아 고개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다. 회교도들이 말을 타고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좁고 낮게 만들어 겸손과 절제를 가르쳤던 문이다. 예수가 태어난 지하동굴에는 '베들레헴의 별'이 새겨져 탄생지를 가리키고 순례자들은 그 별에 입맞추며 메시아의 탄생을 축하한다.
■눕기만 해도 뜨는 사해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30분쯤 달려가니 사해(死海)다. 북쪽의 갈릴리호수에서부터 내려온 요르단강이 더 이상 흐르지 못한 채 갇힌 사해는 해발이 마이너스 390m로 해발 790m인 예루살렘과는 고도차가 1200m나 된다. 남북 길이 75㎞,둘레가 200㎞나 되는 사해는 염도가 바닷물의 10배나 돼 물에 눕기만 해도 그냥 뜬다. 게다가 사해의 물과 진흙에는 인체에 유익한 광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순례의 필수 코스다. 마침 러시아에서 온 단체 여행객들은 사해의 진흙을 온 몸에 바르고 햇볕을 쬐느라 호호깔깔 즐겁다.
사해에서 여리고를 지나 요르단강 서안을 따라 북쪽으로 2시간쯤 달려가니 갈릴리호수다. 갈릴리 일대는 예수가 본격적으로 전도여행을 하며 이른바 '공생애'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이다. 복음서에 나오는 대로 병자를 고치고 물 위를 걷는 등 기적을 행하며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을 여기서 길렀다. 부활한 예수가 맨 먼저 찾은 곳도 갈릴리였다.
먼저 가이드가 예약해 놓은 갈릴리호수 유람선부터 탔다. 동서 길이 14㎞,남북 길이 21㎞,넓이 170㎢에 달하는 호수는 바다처럼 넓다. 파도도 인다. 이 갈릴리에서 물고기를 잡던 어부 베드로와 안드레,야고보와 요한을 예수는 제자로 삼고 '사람을 낚는 어부'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갈릴리호수 주변에선 베드로가 주로 잡았던 물고리 요리를 먹는 게 순례자들의 필수 코스처럼 돼 있는데 수요가 많다보니 다른 곳에서 양식한 물고기를 가져다 요리하는 곳도 많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베드로가 물고기 잡던 갈릴리호수
호수 주변에는 예수의 행적을 따라 교회들이 세워져 있다. 예수는 서른 살쯤 됐을 때 나사렛을 떠나 갈릴리 북부의 가버나움에 머물면서 복음을 전했고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을 만났다. 가버나움 유적지에 들어서면 베드로의 집터 위에 교회가 세워져 있고,그 옆에는 예수가 사람들을 가르쳤던 유대인 회당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가버나움에서 호수가로 내려가면 예수가 떡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인 기적을 행했던 곳에 건축한 '오병이어교회',부활한 예수가 세 번이나 자신을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며 수위권을 줬던 것을 기념하는 '베드로수위권교회(일명 주님의식탁교회)'가 서 있다.
특히 예수가 복이 있는 사람이 되는 8가지 길을 제시한 산상수훈의 현장에는 '팔복(八福)교회가'가 세워져 있어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을 따르던 수천명의 무리들을 이끌고 호숫가의 산언덕에 오른 예수는 이렇게 가르쳤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가난한 사람,슬퍼하는 사람,온유한 사람,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자비를 베푸는 사람,마음이 깨끗한 사람,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할 것이라고 예수는 선언했다. 교회 안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예수가 제시한 이 8가지 미덕이 라틴어로 새겨져 있다. 이 교회 십자가에 매달린 청년 예수에게 고개 숙여 감사했다. 그리고 약속했다. "당신을 저의 스승으로 모십니다. "
예루살렘=글 사진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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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가지고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이스라엘.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마련한 성지순례 프로그램에 참여해 예수가 태어나고 복음을 전하고 부활의 기적을 이룬 땅을 직접 밟아보기 위해서다. 긴 비행 끝에 지중해의 항구도시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하자 일행을 태운 버스는 잠시 오르막을 달리는가 싶더니 한동안 내리막길로 곤두박칠쳐 40여분 만에 '성지(聖地)' 예루살렘에 내려놓는다.
면적이 한국의 8분의 1가량에 불과한 이스라엘은 나라 전체가 성지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되고 부활한 예루살렘은 물론 갈릴리호수 주변,나사렛,베들레헴,여리고 등 곳곳이 성서의 무대요 역사의 현장이다.
■올리브나무 많은 감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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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예루살렘 성전산의 동쪽,기드론계곡 건너편에 있는 감람산(올리브산)부터 올랐다. 예수는 베다니 마을을 거쳐 올리브나무가 많은 감람산을 통해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에 입성했다. 그리고 입성 후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고 밤에는 제자들과 함께 감람산에서 쉬었으며 부활한 다음에는 이곳에서 승천했다.
해발 810m의 산 정상 근처,예수가 승천한 자리에 자그마한 예수승천교회가 있다. 원형의 교회 안에는 예수가 승천한 자리인 바위를 사각형으로 표시해 놓았는데 순례자들은 그 위에 손을 얹고 기도하거나 입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예수승천교회에서 조금 내려오면 예수가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친 자리에 주기도문교회가 서 있다.
감람산 아래 쪽에는 예수가 예루살렘을 보면서 울었다는 눈물교회,7개의 빛나는 황금빛 돔으로 화려하게 구성된 막달라마리아교회,겟세마네동산이 있다. 이 중 '올리브 기름을 짠다'는 뜻의 겟세마네동산은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와서 기도했던 곳.자신의 죽음과 부활,베드로의 부인과 가롯 유다의 배신을 예견한 예수는 "내 아버지여,이 고난의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자신을 온전히 신에게 맡긴 예수는 결국 유다가 데려온 군사들에게 스스로를 내주었고,십자가의 길로 향했다.
겟세마네동산에는 세계 12개국의 모금으로 건축한 '만국교회'(혹은 겟세마네동산교회)가 자리잡고 있는데 교회 뜰에는 수령 2000년을 넘는 아름드리 올리브나무 8그루가 장구한 역사와 옛일을 증언한다.
만국교회에서 기드론계곡을 건너면 구예루살렘,즉 성전산 구역이다. 솔로몬의 성전이 있던 자리에 이슬람이 마호메드가 승천한 자리라고 해서 세운 황금사원과 엘악사사원이 서 있으며,예수가 처형되고 부활한 곳도 여기여서 구예루살렘은 유대교,기독교,이슬람이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 때문에 1㎢ 남짓한 구예루살렘을 이슬람과 유대교,기독교,아르메니아정교가 분할 점령한 채 불안한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마침 금요일이라 유대인의 안식일에 찾아간 '통곡의 벽'에는 성전의 회복을 염원하며 기도하는 유대인들이 벽 아래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곳은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곳.솔로몬의 성전이 무너진 뒤 유대인들이 기원전 6세기에 세운 '제2의 성전'이 기원 후 70년 로마제국에 의해 파괴되고 유일하게 남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골고다 언덕 '십자가의 길'
구예루살렘성의 8개 문 가운데 다메섹문을 들어서면 이슬람 주거지역이다. 군사들에게 끌려간 예수가 빌라도 총독에게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진 채 골고다 언덕에 올랐던 '십자가의 길(비아 돌로로사·고난 14처)'은 이슬람 지역에서 시작된다. 800m에 달하는 '십자가의 길'은 대부분 이슬람 거주지역에 있고 복잡한 시장통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다.
그러나 예수가 사형선고를 받았던 빌라도 법정이 있던 자리부터 사형언도를 받고 십자가를 진 곳,첫 번째 쓰러진 곳,모친 마리아를 만난 곳,구레네 시몬이 대신 십자가를 진 곳,베로니카 여인이 손수건을 건넨 곳 등에 1∼9의 숫자와 함께 기념교회들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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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옷이 벗겨지고,십자가에 못 박히고,매달리고,죽은 뒤 내려지고,묻혔던 10∼14처는 성묘교회(예수님무덤교회) 안에 있다. 예수가 세 번째 넘어진 제9처의 콥틱교회에서 나와 계단 위로 난 작은 문을 들어서자 성묘교회 마당이다. 교회 마당에는 세계각국에서 온 순례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뤘고 교회 내부도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교회 내부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리고 처형당했던 자리,시신을 염했던 자리,시신을 안치했던 동굴무덤 등이 있다. 예수가 처형된 곳과 시신을 염했던 자리에서 순례자들은 2000년 전 예수의 숨결을 되새기며 숙연하다. 한 번에 5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어 줄을 선 채 20여분을 기다려 들어간 동굴무덤은 두 개의 작은 방으로 돼 있는데 안쪽 방에는 시신을 안치했던 석판과 작은 촛불,꽃병 등이 놓여 있다.
이런 종교적·역사적 현장은 그러나 지금 분열의 상징이다. 구예루살렘을 이슬람,기독교,유대교,아르메니아정교가 4개 지역으로 분할 점령한 데다 성묘교회마저 그리스정교회·로마가톨릭·아르메니아정교회·콥틱교회·시리아정교회·에티오피아정교회 등 6개 종파가 나눠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회의 소유권은 이슬람이 갖고 있고,사용은 기독교가 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10㎞가량 가면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인데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그 탄생의 현장에는 예수탄생교회가 세워져 있는데 교회로 들어가는 문이 높이 1.2m밖에 되지 않아 고개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다. 회교도들이 말을 타고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좁고 낮게 만들어 겸손과 절제를 가르쳤던 문이다. 예수가 태어난 지하동굴에는 '베들레헴의 별'이 새겨져 탄생지를 가리키고 순례자들은 그 별에 입맞추며 메시아의 탄생을 축하한다.
■눕기만 해도 뜨는 사해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30분쯤 달려가니 사해(死海)다. 북쪽의 갈릴리호수에서부터 내려온 요르단강이 더 이상 흐르지 못한 채 갇힌 사해는 해발이 마이너스 390m로 해발 790m인 예루살렘과는 고도차가 1200m나 된다. 남북 길이 75㎞,둘레가 200㎞나 되는 사해는 염도가 바닷물의 10배나 돼 물에 눕기만 해도 그냥 뜬다. 게다가 사해의 물과 진흙에는 인체에 유익한 광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순례의 필수 코스다. 마침 러시아에서 온 단체 여행객들은 사해의 진흙을 온 몸에 바르고 햇볕을 쬐느라 호호깔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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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이드가 예약해 놓은 갈릴리호수 유람선부터 탔다. 동서 길이 14㎞,남북 길이 21㎞,넓이 170㎢에 달하는 호수는 바다처럼 넓다. 파도도 인다. 이 갈릴리에서 물고기를 잡던 어부 베드로와 안드레,야고보와 요한을 예수는 제자로 삼고 '사람을 낚는 어부'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갈릴리호수 주변에선 베드로가 주로 잡았던 물고리 요리를 먹는 게 순례자들의 필수 코스처럼 돼 있는데 수요가 많다보니 다른 곳에서 양식한 물고기를 가져다 요리하는 곳도 많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베드로가 물고기 잡던 갈릴리호수
호수 주변에는 예수의 행적을 따라 교회들이 세워져 있다. 예수는 서른 살쯤 됐을 때 나사렛을 떠나 갈릴리 북부의 가버나움에 머물면서 복음을 전했고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을 만났다. 가버나움 유적지에 들어서면 베드로의 집터 위에 교회가 세워져 있고,그 옆에는 예수가 사람들을 가르쳤던 유대인 회당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가버나움에서 호수가로 내려가면 예수가 떡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인 기적을 행했던 곳에 건축한 '오병이어교회',부활한 예수가 세 번이나 자신을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며 수위권을 줬던 것을 기념하는 '베드로수위권교회(일명 주님의식탁교회)'가 서 있다.
특히 예수가 복이 있는 사람이 되는 8가지 길을 제시한 산상수훈의 현장에는 '팔복(八福)교회가'가 세워져 있어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을 따르던 수천명의 무리들을 이끌고 호숫가의 산언덕에 오른 예수는 이렇게 가르쳤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가난한 사람,슬퍼하는 사람,온유한 사람,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자비를 베푸는 사람,마음이 깨끗한 사람,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할 것이라고 예수는 선언했다. 교회 안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예수가 제시한 이 8가지 미덕이 라틴어로 새겨져 있다. 이 교회 십자가에 매달린 청년 예수에게 고개 숙여 감사했다. 그리고 약속했다. "당신을 저의 스승으로 모십니다. "
예루살렘=글 사진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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