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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카쓰(婚活)[ 결혼활동]

영국신사77 2008. 9. 23. 23:30

                                     [천자칼럼]

                                        곤카쓰(婚活)

 

지난해 우리나라 미혼남녀의 초혼 연령은 여성 28.1세.남성 31.1세다('200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우리 나이로 치면 여성은 스물아홉,남성은 서른둘 이상이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25∼34세 여성 미혼율이 자그마치 65.3%(25∼29세 81.3%,30∼34세 44.4%)에 달한다는 마당이다.

미혼인 채 서른을 훌쩍 넘긴 딸 때문에 답답해 하는 부모가 괜히 많은 게 아니다. 이유로는 여성의 고학력화와 사회 진출 급증이 꼽힌다. '결혼은 선택,일은 필수'가 되면서 대학 졸업 후 결혼보다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혹은 유학)을 택하는 여성이 많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애써 들어간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죽어라 일하거나,2∼3년 지난 뒤 '이건 아니다'싶어 과감하게 그만두고 어학연수나 단기 유학길에 올랐다 돌아오면 어느 새 서른두셋이 돼 있다고들 한다.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면 괜찮아 뵈는 남성은 이미 결혼했고 그렇다고 성에 덜 차는 상대를 만날 수도 없다 보니 더 늦어진다는 얘기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은 건지,시대 조류 변화인지 최근 다른 조짐이 드러나는 모양이다. 일본에서 '곤카쓰(婚活)'란 말이 생겨난데 이어 국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게 그렇다. 곤카쓰란 결혼활동의 줄임말.'보다 나은 결혼을 위한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뜻한다고 한다.

야마다 마사히로 일본 주오대(中央大) 교수가 쓴 '곤카쓰 시대'에서 나온 용어로 요지인즉,학교를 마치면 어떻게든 취업할 수 있던 시대가 끝난 것처럼, 결혼 역시 때가 되면 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건 옛말이고, 좋은 배우자를 찾자면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도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는 여성의 연령이 뚝 떨어진다고 한다. 훌륭한 남편을 찾는 걸 나무랄 순 없다. 그러나 여성들의 결혼활동이 구직난 혹은 취업해봤자 고생스럽기만 하니 일찌감치 경제력 있는 남편을 만나 편히 살겠다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안타깝다. 결혼은 누가 누구에게 기대는 게 아닌 까닭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입력: 2008-09-22 18:18 / 수정: 2008-09-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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