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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선교사, 혼자 있으면 위대한데…

영국신사77 2008. 8. 3. 08:20

한국인 선교사, 혼자 있으면 위대한데…

[한인세계선교대회 9] 박기호, 황태연, 강성일 선교사 토의 [2008-07-31 07:50]

전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한국인 선교사의 수는 1만8천여 명. 198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외 선교사 파송은 당시만 해도 1백여 명이던 선교사 수가 180배나 불어났다. 선교사 수뿐만 아니라 사역 내용도 한층 발전했다. 한인 디아스포라 위주의 선교에서 타문화권 현지인을 위한 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 활성화된 것이다.

그러나 급속히 성장한만큼 부작용도 겪어야 했다. 그 중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히는 것이 팀사역과 현지인과의 관계다. 선교사 개개인의 사역 결과는 뛰어난 데 비해 팀사역은 열매가 신통치 않았을 뿐 아니라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지인과의 마찰로 얼굴을 붉혀야 하는 일도 종종 발생했다. 한인 선교사, 믿음은 훌륭한데 왜 팀사역과 현지인과의 관계에서는 어려움을 겪는가? 직접 선교사로 활동했던 이들은 ‘인성’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선교대회 둘째날인 29일 ‘선교사와 선교사의 인성’이라는 제목으로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이번 선교대회가 20주년 기념으로 진행되는만큼 패널토의는 처음 열린 것이었다. 주강의실에서 진행된 패널토의는 조용중 선교사가 진행을 맡고 박기호(전 필리핀 선교사, 풀러신학교 교수), 김정웅(태국 촌부리 선교사), 김영관(브라질, 베트남 선교사), 황태연(필리핀 GMS), 강성일(브라질 현지인 지도력 개발 사역) 선교사가 패널로 나섰다.

선교사의 인성이란 무엇인가?

박기호: 인성은 인간됨의 실제와 자질을 말한다. 조동진 선교사는 그의 저서에서 ‘선교사의 인성은 선교사로서 영성과 지성, 심성을 모두 포함한 성품, 성격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선교사의 인성이 왜 중요한가?

김영관: 선교사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다. 우리를 통해 복음이 증거된다. 복음은 좋은 인간 관계를 맺어가는 가운데 전해진다. 선교사에게는 인성, 영성,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 중 인성은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다.

김정웅: 인성과 인격을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놀랄만한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인격을 성장시키는 데만 신경쓰다 보니 인성의 성장은 이루지 못했다.

한국인의 인성적 특성은 무엇인가?

김정웅: 한국인은 ‘빨리빨리’, ‘끼리끼리’, ‘뭐든지 내가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빨리빨리’는 후원교회, 세례자 수만 늘리는 데 치중하게 했고, ‘끼리끼리’는 교회, 또는 교단 내에서만 하는 사역에 집중하게 했다.

황태연: 필리핀은 한인을 ‘정이 많다’, ‘권위적이다’, ‘탈문화, 탈조직적이다’라고 본다. 서양 선교사는 업무적인 것을 주로 말하는 데 비해 한국 선교사는 마음을 연다고 한다. 그리고 유교문화권에서 교육받은 탓인지 가부장적이고 때로는 독재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본다. 탈조직적인 성향은 규율을 벗어나 자유롭게 사역한다는 장점도 갖게 한다.

선교사로서 갖춰야 할 이상적인 인성은 어떤 것인가?

박기호: 선교사가 영성과 인간성을 모두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복음 전파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서양, 동양을 막론하고 선교사의 인간성보다는 영성을 계발시키는 데 치중해 왔다. 기도와 성경 말씀을 강조하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성이 부드럽지 않게 됐다. 선교사들은 유능하고 누구보다 헌신도 많이 하지만 영성과 인간성을 구분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바나바를 성령이 충만한 자요 착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성은 영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성령의 열매가 삶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좋은 영성으로까지 발전하면 풍성한 결실이 열릴 것이다.

강성일: 성품은 선교사로서 갖춰야 할 자격 중 하나다. 선교사나 교회 모두 인격을 계발시키는 사역은 많이 실시하고 있다. 훈련 받는 현지인도 선교사의 인격을 닮기도 한다. 그러나 선교사는 전도 대상에게 선교사 개인의 인격이 아닌 그리스도의 인성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인성이란 무엇인가? “나도 너를 정죄치 아니하노니”라고 말씀하신 것이 그리스도의 인성을 가장 잘 담고 있다. 그리스도의 인성, 이것은 인격보다 우선돼야 한다. 인격은 학문과 이성, 사회적 지위, 소명 등을 말한다면 인성은 용서와 사랑, 희생, 배려와 같은 항목들이다. 그리스도의 인성, 이 이상적인 성품을 전도 대상에게 심어주는 선교 사역을 펼쳐야 한다.

한국인의 인성적인 특징이 선교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인가?

황태연: 한국인은 겁이 없지만 무모하다. 그 가운데는 용기가 있다. 한국인은 탈권위적이지만 기계적이다. 또한 낭비적 성향이 강한 반면 인색한 면이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관대함이 자리하고 있다. 의분심으로 화를 잘 내지만 줏대가 없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오만함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에게는 양 극단적인 면이 있지만 중용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치우치지 않은 인성 계발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김영관: 한국인은 아무 것도 갖추지 않은 선교 현장에서 무언가를 창조해 왔다. 대단하다. 하지만 한 사람이 사역할 때는 뛰어나지만 팀웍을 이뤄 하는 일에는 약하다. 특별한 달란트를 많이 갖고 있지만 이것을 내세우기보다는 삶으로 이론을 실천하는 데 신경써야 하겠다. 예수 닮은 삶을 살도록 하자. 인성은 성령이 충만해지면 해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박기호: 황태연 선교사의 의견에 동의한다. 한국인은 사랑과 헌신, 희생, 말씀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하다. 영성 계발 사역은 강하지만 인간성 계발 사역은 약하다. 보수주의자들은 영성을 강조하지만 인간성은 약한 반면 자유주의자는 인간성을 강조하는데 영성은 덜 강조한다는 장단점을 갖고 있다. 하비칸 교수는 영성과 인간성의 겸비를 강조했다.

‘목사 되기 전에 인간 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리 영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삶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영성은 보이지 않게 된다. 따라서 인간성이 반영된 영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제사장도, 레위인도, 사마리아인도 강도 만난 자를 마주쳤지만 사마리아 인만이 그를 도와줬다. 그 사마리아인이 제사장과 레위인에 비해 성경적인 지식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몰라도 강도 만난 자를 진심으로 돌봐 주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전도 대상자들에게 실천하는 영성을 갖추고 교회 메세지를 전해야 한다.

강성일: 내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선교해야 한다. 선교지를 떠나 어디든 갈 곳이 있다는 마음 가짐은 선교지에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게 한다.

김정웅: 한국인의 ‘빨리빨리, 끼리끼리’는 지금까지 18000여명의 선교사를 낳았고 10만, 1백만 선교사를 꿈꾸는 좋은 동기가 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전세계를 누비고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인은 세계화됐다. 세계 선교를 다니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은 흑백논리가 강하다. 서로가 ‘다름’을 인식하면 좋겠다.

인성은 변할 수 있다. 좋은 선교사를 만들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김영관: ‘다름’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공동체 생활이 중요하다. 나와 다른 타인의 다른점을 경험할 수 있고, 인정할 수 있다.

강성일: 선교사 선발은 하나님이, 파송은 교회가, 돌보는 것은 여러분이 하는 것이다. 믿음을 실천하는 선교를 펼쳐야 한다.

박기호: 선교사 훈련, 파송에 있어서 영성과 인성이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인은 이신득이만 강조해서 인성 교육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영성에서 흘러나오는 인성을 강조하되 실천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예수님과 서기관의 가르침의 차이는 행함있는 가르침을 전해 능력을 보였는가, 아닌가였다.

김영관: 선교사가 인간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다. 가는 선교사나 보내는 선교사나 기도하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황태연: 한국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훈련할 때부터 파송하면서 현장에서 선교할 때 한국 선교사로서 정체성을 갖고 현장과 맞는 훈련을 펼쳐나가야 한다. 한국 선교사로서의 인성을 갖고 어떻게 잘 사역할 수 있는가? 정체성과 현장성을 갖추는 사역이 필요하다.

시카고=윤주이 기자 jooiee@ch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