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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 안드레 애거시, 영웅적인 삶!

영국신사77 2007. 11. 19. 16:29
[세계인] 안드레 애거시, 영웅적인 삶!

<앵커 멘트>

90년대 세계 테니스계를 평정했던 미국의 안드레 애거시 선수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 애거시가 라스베이거스의 뒷골목에서 자란 문제아였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을텐데요. 이런 과거를 가진 애거시가 자신이 자랐던 뒷골목에 미국 최고 수준의 명문학교를 세우고 극빈계층의 학생들에게 도전하는 삶의 기회를 주고 있어서 미국인들의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인, 오늘은 안드레 애거시의 영웅적 삶을 조명합니다.

김정훈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 교육부가 올해 전국 최우수학교로 선정한 학교입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꼭 600명이 재학 중입니다. 선생님 1인당 학생수는 가장 적고 학생 1인당 교육공간은 가장 넓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대부분의 학생이 흑인인 점입니다.

라스베이거스 북서쪽의 흑인들 집단거주지에 이 학교가 들어선 것이 6년 전입니다. 한때 악명 높은 갱들의 뒷골목이 전국최우수 학교로 바뀌는 상전벽해의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교훈부터 인상적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배려의 삶이 궁극적 교육이념입니다.

"권위와 타인들, 자신, 그리고 규칙을 존중하는 습성은 집에서 시작해 학교에서 길러지며 일생을 통해 몸에 흐른다."

학생들이 줄줄 외우고 다니는 교훈 바로 아래엔 한장의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불굴의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아가시의 투혼이 담긴 역전우승의 순간,그리고 그가 존경하는 윈스턴 처칠의 글귀,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처칠의 가르침입니다. 여기가 바로 한때의 스포츠영웅이 은퇴이후 또 다른 인생을 걸고 마련한 안드레애거시 스쿨입니다. 마하트마 간디, 미국이 자랑하는 구조대의 모습,테레사 수녀의 모습이 복도를 따라 걸려있습니다.

안드레 애거시는 남에 대한 배려와 끝없는 도전을 자신의 교육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드레 애거시스쿨은 봉사와 헌신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 역사적 영웅들로 가득합니다.

애거시는 80년대 중반 금발을 날리는 청춘 스타로 세계 테니스계에 등장했습니다. 그랜드슬램 8승을 포함해 단식투어 60승을 기록하면서 생애통산 3천 3백만 달러 우리 돈 3백억 이상의 상금을 벌어들였습니다.

여러 이벤트사업으로 스포츠재벌 대열에 오른 애거시가 학교를 생각한 것은 청소년 때의 아픈 기억 때문입니다. 그가 자란 곳은 아직도 흑인 노숙자들이 즐비한 라스베이거스 뒷골목입니다. 갱들이 뒤섞인 범죄의 온상이었고 애거시도 그들과 어울렸습니다. 성공한 애거시가 이곳에 최고의 학교를 짓겠다고 했을 때 모든 친구들은 반대했습니다.

<인터뷰>안드레 애거시: "낙서와 범죄투성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기다려봐라 인성을 믿어보자고 말했죠. 주인의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했고 결국 지금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온갖 반대의견을 물리치고 학교를 세운지 6년 만에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것은 교육당사자들끼리의 신사협정 때문입니다. 첫째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가 입학할 때 매일 30분 이상 자녀의 숙제를 돕겠다는 서약서를 쓰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교복착용을 의무화시켜 행동거지를 바르게 했습니다. 선생님들은 품행이 문제 됐을 때 파면을 받아들이도록 했습니다.

<인터뷰>제시카(학부모): "학생과 교사, 부모들이 약속을 맺어 각자 자기역할을 다했야 했고 결국은

이 같은 성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6년 전 개교직후 학교폭력 등 과거 뒷골목시절 비행이 없지 않았으나 애거시는 자신의 철학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였습니다. 그리고 2년 전부터는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인터뷰>프랭크(윤리 교사): "교내 폭력은 사라졌습니다. 오로지 공부하며 친구를 돕고 존중함으로써 각자의 영역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스포츠인 애거시는 건강의 중요성을 남달리 강조합니다. 건강한 육체에서 건전한 정신이 나온다는 신념의 소유자입니다. 그래야 자신도 남도 귀하게 여길 수 있고 그것이 사회의 밑바탕인 팀웍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안드레 애거시: "팀웍이 이뤄질 때 기적이 일어납니다. 팀웍이 이뤄지면 세상이 바꿔집니다."

안드레 애거시는 지난해 자선기금을 낸 스포츠계 인사가운데서도 골프의 타이거우즈에 이어 두 번째 많은 기부금을 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벌어들인 돈과 명성까지 모두 사회에 바치는 미국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자신이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던 안드레애거시가 지금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모습에 대해 미국인들은 그가 은퇴이후 더욱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헌신의 길을 교육현장에 심는데 성공한 사람들은 전국에서 모여든 선생님들입니다. 낙후된 지역을 아랑곳하지 않고 애거시와 의기투합한 일선 교사들입니다.

<인터뷰>마이클(역사 교사): "세상에서 자신이 어디에 서있고 그의 역할은 무엇인지, 또 어디로 갈 것인지 학생들에게 그 성공사례를 제시해서 갈 길을 개척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인기절정의 스타들이 대부분 세월과 더불어 잊혀져갑니다. 애거시도 자신의 시대가 다했음을 절감했고 때맞춰 선수생활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는 청소년들의 도우미를 자청했습니다. 그의 선택을 미국인들은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나 불우 이웃을 돌보는 스타들은 애거시 외에도 많습니다.

하인스 워드나 최경주 선수도 그런 경우겠습니다만 자기 과시나 홍보용이 아닌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이들의 활약은 화려한 플레이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골프·종합] 김정훈 기자
입력시간 : 2007.11.18 (11:33) / 수정시간 : 2007.11.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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