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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몽골서 귀국한 `탁구 선교사' 양영자

영국신사77 2007. 11. 18. 12:37

<사람들> 몽골서 귀국한 `탁구 선교사' 양영자
                                                                                                  2006년 2월 9일 (목) 09:28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980년대 한국 여자탁구를 주름잡았던 왕년의 `녹색 테이블의 여왕' 양영자(42)씨가 이역만리 몽골로 선교활동을 떠났다 일시 귀국했다.

1년 6개월여 안식년을 얻어 국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4월 개신교 선교사의 길을 선택한 연합뉴스 영문뉴스부 기자출신 남편
이영철(45)씨를 따라 몽골로 홀연히 떠난 지 9년여 만의 귀환이다.

양씨는 일 때문에 몇 차례 한국을 다녀가긴 했지만 이번에는 1년 넘는 시간을 허락받아 요즘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내년 여름 못다한 선교활동을 완성하기 위해 몽골로 돌아가기 전까지 하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해 12월 입국 후 미뤄왔던 일 중 하나는 여자탁구의 `황금 콤비'였던 5년 후배
현정화(37) KRA 코치의 만남.

다행히 서로 짬을 내 8일 강남 압구정동의 한 커피숍에서 뜻깊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03년 전주 전국체전 때 성화 점화자로 선정돼 귀국했다 만났고 지난 해 5월 중국 상하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기간에도 잠깐 재회했지만 만날 때마다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다.

그도 그럴 것이 둘은 한국 탁구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단짝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여자대표팀을 이끄는 사령탑이 됐고 똑같이 부모의 입장이 돼 편안해 졌지만 현정화씨에게는 처음에는 '양영자 언니'에게 말을 건네기조차 힘든 선배였다.

'86 서울아시안게임을 딱 1년 앞두고 복식조가 된 현 코치는 고교 1학년의 풋내기였던 반면 양씨는 한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실업 2년차 간판급 선수였다.

현 코치는 "연습 때도 공 하나라도 못쳐주면 어떡하나 하고 가슴 졸였다. 특히 언니가 공격할 수 있도록 공을 만들어 줘야 했고 실수란 용납될 수 없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강도높은 훈련과 찰떡 호흡으로 무장한 양영자-현정화 커플은 86년 아시안게임에서 복식 동메달을 따며 가능성을 보였고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 복식 우승에 이어 이듬해 서울올림픽에서도 복식 금메달 쾌거를 이루며 최고의 명콤비가 됐다.

 
                                                    선교사의 길

 그러나 양씨는 화려한 명성을 뒤로 하고 1989년 2월 은퇴 후 1년간 친정팀
제일모직(현 삼성생명)에서 트레이너 생활을 한 뒤 녹색테이블을 떠났고 탁구와는 전혀 다른 선교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울란바토르에서 기차로 10시간 거리의 고비사막 지역의 오지에서 문화와 언어의 벽을 넘어 선교활동을 했고 그곳에서 탁구클럽을 열어 어린이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양영자씨는 "정화가 전보다 얼굴이 야윈 것 같아 조금 안쓰러웠다. 한국 탁구를 위해 힘이 되지 못하는 것에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해주는 정화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애틋한 후배 사랑을 드러냈다.

 현정화 코치도 "당시 언니가 없었다면 금메달은 못땄을 것이다. 올해 세계선수권과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양씨는 향후 계획에 대해 "국내에 머무는 동안 선교에 필요한 치유.상담 코스를 밟고 성경공부도 열심히 하겠다. 또 남는 시간은 주위 분들과 탁구도 치겠다"면서 "몽골에선 사회체육 활동과 함께 곧 문을 여는
청소년문화센터 일을 맡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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