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育학습科學心理

`실험 즐기면 누구나 과학영재 될 수 있어`

영국신사77 2007. 4. 10. 12:44

 

 

`실험 즐기면 누구나 과학영재 될 수 있어` [중앙일보]
노벨화학상 받은 로저 콘버그, 건국대 석학교수로 첫 강의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로저 콘버그(60)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가 9일 건국대 석학교수에 임명됐다. 노벨상을 받은 학자가 국내 대학 교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콘버그 교수는 9일 오전 건국대 석학교수 임명식을 마친 직후 학생과 교직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유전자를 넘어서'라는 주제의 특강을 했다. 콘버그 교수는 한 시간 동안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DNA에서 RNA(리보핵산)로 전달하는 전사(轉寫)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낸 자신의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이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다.

콘버그 교수의 강의를 들은 이수민(27.생명과학과 3학년)씨는 "세계적인 과학자가 우리 대학에 교수로 온 걸 보니 기초과학 분야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며 "콘버그 교수의 강의가 정식 과목으로 개설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국대 교수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조용범 정보통신처장은 "콘버그 교수 부임을 계기로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가 탄생했다"며 "외부 연구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콘버그 교수는 건국대를 선택한 데 대해 "스탠퍼드대 제자인 강린우 교수(신기술융합학과)를 아끼는 데다 글로벌화를 향한 오명 총장의 열정에 감명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3년 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강 교수와 KU(건국대)글로벌 연구실을 운영하며 바이오 테크놀러지(BT) 분야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다음은 콘버그 교수와 일문일답.

-공동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

"단백질의 구조와 유전자 규칙과 관련된 분야다. 이 분야 실험이 성공한다면 건국대와 한국, 인류 전체에게 큰 도움 줄 수 있을 것이다."

-KU글로벌 연구실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지금까지는 공동 연구라고해도 각 연구실이 맡는 영역이 명확히 구분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연구 정보와 인력까지 교류하는 협력 관계를 통해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강 교수와는 이미 개인적으로 이같은 연구를 해본 적이 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거의 매일 건국대 연구팀과 논의하며 실험실을 이끌어 가겠다."

-아버지 아서 콘버그 박사도 노벨상 수상자로 알고 있는데.

"아버지는 나보다 47년 먼저 노벨상을 받았다. 아버지의 영향보다는 30년 간 함께 연구해온 연구실 동료 50여 명의 노력 덕분에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학자의 2세들은 부모의 업적에 가려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나는 운이 좋았다."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사건을 겪은 한국 과학계 발전을 위해 조언한다면.

"황 박사 일은 한국 과학계가 발전하기 위한 성장통이다. 미국에도 비슷한 사건이 자주 있었다. 이같은 과학적 오류를 수정해가며 과학은 발전한다.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와 국민, 기업의 관심과 투자가 확대돼야 과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과학 영재교육이 붐인데, 과학영재를 기르는 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나는 아버지에게서 특별한 뭔가를 배워서 과학자가 된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다 똑같은 조건에서 시작한다.
남에게 많이 배우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 재밌어하고 혼자 힘으로 실험하고 연구할 수 있다면 과학영재가 될 수 있다."

                                                                                                                      박수련 기자

2007.04.10 04:3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