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育학습科學心理

교장 돼서도 수학대회 입상자 대거 배출

영국신사77 2007. 4. 26. 13:02
                교장 돼서도 수학대회 입상자 대거 배출

                                                    남원 용성중 선종무 교장 

 

 

 
 
[조선일보] 2007년 04월 26일(목) 오전 00:59
 

전라북도에는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가진 교사가 한 명 있다. 닿은 물건이 황금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옮기는 학교마다 수학 경시대회 수상자가 쏟아진다. 전국 수학 경시대회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이다. 남원시 용성중학교의 선종무(56) 교장이 그 사람이다. 선 교장이 1986년부터 지금까지 가르친 제자가 크고 작은 수학 경시대회에서 받은 상이 약 2000건이나 된다고 한다. 1년에 약 100건꼴이다. 한 학생이 여러 건을 받았다 해도 경이적인 기록이다. 더군다나 선 교장은 전북의 공립 중학교와 고등학교 6곳을 옮겨다녔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수학 연구반을 매번 새로 만드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2005년 9월 처음 교장으로 일하기 시작한 용성중에서 선 교장은 다시 한 번 기록을 세웠다. 부임한 지 8개월이 지난 작년 5월부터 수학 경시대회 입상자가 나오기 시작해 주요 대회에서만 수십 건이 넘게 수상했다. 선 교장이 부임하기 전에는 거의 없던 일이다. 비결이 무엇일까.

우선 학생 감별력이 뛰어나다. 선 교장은 학기 초에 교내 경시대회를 열어 가능성 있는 학생을 찾아낸다. 답이 틀려도 풀이 과정의 접근 과정이 특이한 학생을 찾는 것이 첫 번째 노하우다.

 

  다음은 강의가 아니라 토론 위주로 가르친다. 용성중 수학연구반 29명은 정규시간이 끝난 뒤 4교시 정도를 따로 공부한다. 선 교장이 직접 가르치는 강의는 1교시만 하고, 나머지 3교시는 학생들끼리 소그룹으로 나뉘어 토론을 하게 한다. ‘무학년제’로 학년 구분도 없다.






선 교장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어려운 문제도 끝까지 푸는 끈기를 가르치는 것”이라며 “두세 달 내에 성적을 올려주는 학원에 맛들인 학부모들은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평생 연구해 왔다. “술을 먹고 누구와 문제풀기 시합을 한다고 해도 절대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문제뿐 아니라 답안지도 분석한다. 그는 “학교를 옮기면서 가지고 다니는 답안지, 문제지 등이 사과상자 크기 박스로 27개가 된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의 방과 후 학교에서는 한 달에 2만~3만원의 최소 비용을 학생으로부터 받지만 선 교장은 이를 마다했다.

“7남매 중 저만 중학교에 진학했어요. 당시 담임선생님이 부모님을 설득한 거죠. 그 1년이 제 60년 가까운 평생을 결정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똑같이 해주고 싶어요. 수학대회에 집중하는 것은 제가 박사(우석대)까지 하면서 배운 게 수학이고, 상만큼 학생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 선 교장은 “수학이든 무슨 과목이든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면 다른 과목까지 잘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용성중은 2006학년도 연합고사(전북지역)에서 180점 만점에 16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12명 정도였는데, 선 교장이 온 뒤 치른 2007학년도 입시에서는 배로 늘었다.

선 교장은 “공교육은 효과가 사교육보다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가르치는 사람이 열정적이기만 하면 학생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원=정성진 기자
sj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