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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CEO] (1) 한국도자기 김동수 회장… “기업 키워가듯 신앙생활도

영국신사77 2007. 2. 27. 09:20
업데이트 : 2007.02.25 17:22:34
[크리스천 CEO] (1) 한국도자기 김동수 회장… “기업 키워가듯 신앙생활도 경영”


◇본보는 매주 월요일 기독경제면을 신설합니다. 이 중 '크리스천 CEO 탐방'은 기독인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관과 신앙을 심도있게 다루며 , '크리스천 경제소프트'는 성도들이 무관심하기 쉬운 경제문제와 원리를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이 성경 말씀과 대조해 가며 알기 쉽게 풀이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한국도자기 김동수(71) 회장과 몇 분이라도 이야기를 나눠보면 ‘지혜가 있는 분이구나’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는 성경을 바탕으로 한 김 회장의 오랜 신앙생활에서 배어나오는 자연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동양 전통의 중용의 도가 더해진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

  “직장, 가정 다 팽개치고 요란하게 하는 신앙은 크게 잘못된 거요”라는 김 회장의 신앙관에서 이러한 지혜가 잘 드러난다. 일상 생활속에서 꾸준히 이어가는 신앙이 참 신앙이라는 것이다. 그는 “성인을 본받으려 노력해야 하지만 사회와 동떨어져 살 수 없는 만큼 상식에 맞게 신앙생활을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술에 얽힌 일화도 들려줬다. 젊은 시절 사업상 필요 등으로 술을 마셨지만 음주가 크게 죄 된다고는 생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술이 몸과 정신에 좋지 않다는 자각과 교회 장로가 이러면 되겠느냐는 자책감이 생기며 자연히 술을 멀리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선친이 창업한 도자기 회사를 물려 받은 뒤 고비 고비를 기도의 힘으로 이겨낸 믿음의 기업인이다. 특히 그는 1960년대 초 회사가 판매 부진으로 연 40%에 달하는 고리채를 쓸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 몰리자 10년간을 기도했다.

“이건 경영학 원리로 볼 때 아무 희망이 없는 거야. 이자가 매년 배로 늘어나는 상황을 생각해 봐. 매일 다음날 빚 갚을 걱정에 몸무게가 48㎏까지 줄었어. 하나님 앞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지. 지혜를 달라고 정말 간절히 기도했어.”

그는 1973년 기적적으로 빚을 다 갚았다. 물론 경품광고를 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등 마케팅 전략이 주효한 덕도 있지만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하나님의 은혜로밖에 설명이 안된다고 회고했다.

그 고난의 시기에 좌절할 때마다 김 회장이 되새기던 성경 구절이 바로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 7:7)이다.

이후에도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결단이 필요할 때마다 하늘의 문을 두드렸다. 주로 아침에 일어나 집에서 기도했지만 회사 사무실,차 안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김 회장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기업인이라면 ‘안’에서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외적으로 사회활동이나 경영실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뿐 아니라 사람과 하나님 앞에서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람 앞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은 기업의 종업원과 교회 성도,그리고 무엇보다 가족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아내와 자식들에게 존경받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며 크리스천이라면 가족들부터 100점 만점에 최소 70점은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고경영자(CEO)로서 받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지나치게 욕심을 내지 않는가 살핀다’고 말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15)는 말씀처럼 스트레스는 빨리 실적을 내려거나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얻으려는 욕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를 부탁하자 김 회장은 ‘포부는 크게 가지되 목표는 작게 하라’고 충고했다. 현실성 있는 작은 목표를 이루어 가다보면 자신감과 성취감을 갖게 되고 이것이 큰 포부를 이루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배병우 기자bwbae@kmib.co.kr

◇김동수회장은

1955년 청주고 졸업

195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한국도자기㈜ 입사

1974년 한국도자기㈜ 대표이사 사장

1977년 신촌성결교회 장로 장립

1986년 서울신학대학교 이사

1990년 한국도자기㈜ 회장

2005년 수안보파크호텔 경영 전념

 

 

업데이트 : 2007.02.25 17:22:07
[크리스천 CEO] (1) 김회장 기독교적 경영 성공… ‘성봉채플’ 세우고 차별화


  연세대 총장을 역임한 송자 대교 회장은 요즘 경영학자들과 만나면 “한국도자기그룹의 수안보파크호텔을 모범 경영 사례로 연구할 만하다”고 말하곤 한다. 수안보파크호텔은 만년 적자 회사로 꼽혔다. 다만 적자 규모가 크지 않아 주력 회사인 한국도자기 측에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김 회장이 고희가 되던 2년 전 두 아들에게 한국도자기의 경영을 물려주고 이 호텔 경영에 전념한 후 작년 말을 고비로 흑자를 내고 있다. 흑자로 돌아선 사연이 흥미롭다.

  김 회장과 부인 이의숙 여사는 호텔 경영을 맡으면서 ‘하나님의 방식대로 경영해보자’고 다짐했다. 사재 5억원을 들여 이름난 부흥사이자 김 회장의 장인인 고 이성봉 목사의 이름을 딴 성봉채플을 호텔 경내에 세웠다. 게다가 관광호텔의 주 수익원인 나이트클럽, 바, 술집 등도 모두 없앴다.

종업원들로부터 “아예 호텔을 망친다”는 우려와 반발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 회장 부부는 온천관광지에 있는 호텔이라도 가족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차별화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밀어붙였다. 김 회장은 “최근엔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가족 단위 고객이 몰리고 각종 기업과 단체들의 세미나, 워크숍 장소로 소문나면서 수안보에 있는 관광호텔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배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