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있는 인테리어업체 루이스 앤드 히키(L&H)의 벤 마셜 이사는 매일 인도에 국제전화를 건다. 인도 릴라이언스그룹으로부터 수주한 편의점 인테리어 작업을 협의하기 위해서다. 그가 쓰는 전화는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다. 이 전화의 인도 통화 요금은 분당 0.088파운드(약 161원)로 일반 국제전화 요금의 10분 1 수준이다. 2년 전 스카이프를 부분적으로 도입한 L&H는 지난해 9월 회사 통신망을 스카이프로 모두 바꿨다. 체코 프라하 등 해외 지사 5곳도 올해 안에 통신망을 모두 스카이프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 회사 폴 밀레 사장은 "스카이프를 이용한 이후 통신비용이 5분의 1로 줄었다"며 "직원들이 해외 고객과 수시로 연락할 수 있어 업무효율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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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터넷통신 서비스업체 스카이프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스카이프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전 세계 가입자 수는 1억7100만 명에 달한다. 설립 3년여 만에 세계 인터넷 전화시장의 46%, 국제전화 시장의 4.4%를 점유한 것이다. 전 세계 회원끼리는 인터넷 통화를 무료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선전화나 휴대전화로 국제통화를 하더라도 요금이 엄청 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회사가 국제전화 요금을 대폭 낮춘 비결은 국가 간 전화 연결을 요금이 안 드는 인터넷으로 하는 데 있다. 국제통화를 해도 전화를 거는 상대 국가의 유선통신망 접속 비용만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스테판 오버그 스카이프 부사장은 "주요 국가 국제통화료가 분당 20~30원밖에 들지 않는다"며 "통화 품질도 일반 국제전화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스카이프는 지난해 2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스카이프 홈페이지(www.skype.co.kr)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뒤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세계 각국 회원과는 인터넷 통화를 무료로 할 수 있다. 일반 전화나 휴대전화로 통화하려면 홈페이지에서 통화권을 구입하면 된다. 서울에서 국제전화로 할 경우 미국은 분당 22원, 일본 24원, 중국 22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스카이프는 최근 런던에서 '스카이프 포 비즈니스' 시연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선 PC 없이도 스카이프를 이용할 수 있는 무선전화기와 무선 헤드세트 등을 선보였다. 오버그 부사장은 "기업용으로 개발한 스카이프 포 비즈니스는 회사가 직원들의 통신요금을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라며 "기업의 비용 절감은 물론, 직원들의 통신 내역을 한눈에 파악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카이프는 음성통화 외에도 메신저와 파일.문자 전송 서비스 등도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이 사용할 경우 통신비용을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스카이프(Skype)=스웨덴의 니클라스 젠스트롬과 덴마크의 야누스 프리스가 2003년 8월 공동 설립한 인터넷 통신업체. 2005년 10월 미국의 온라인 쇼핑업체 이베이가 인수했다. 지난해 4월 전 세계 회원 수가 1억 명을 넘어섰으며, 회원이 하루 22만 명꼴로 늘고 있다. 최근 브랜드 평가 사이트 브랜드채널닷컴(brandchannel.com)의 온라인 부문 평가에서 구글.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런던=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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