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연결망 투명 지도로 만들어 치매 원인 찾죠"
뇌과학자 정광훈 MIT 교수, 머릿속 투명하게 보는 기술 개발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뇌질환은 신경세포의 연결망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정 교수는 뇌에서 이런 문제가 생긴 곳을 세포 단위까지 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들고 있다. 정 교수는 "치매를 앓다 죽은 사람의 뇌에서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주는 3차원 지도를 곧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요즘 뇌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과학자이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스탠퍼드대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뇌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지방을 없애고 그 자리를 투명한 젤리 같은 물질로 채워, 신경세포를 이루는 주요 단백질과 DNA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 연구를 그해 10대 연구 성과로 선정했으며, MIT·프린스턴대·조지아공대 등 유명 대학들이 그를 교수로 영입하려고 경쟁을 벌였다. 정 교수는 신임 교수 연구비로 역대 최고액인 250만달러(28억원)를 내건 MIT를 선택했다.
정 교수는 최근 연구를 통해 처음 기술을 두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먼저 뇌를 투명하게 만들면서 조직을 4배로 부풀렸다. 그러면 바로 4배 확대된 투명 영상을 보는 효과가 난다. 또 지방이 있던 자리에 이전에 쓴 젤리 대신 다른 투명물질(에폭시)을 채웠다. 그러자 단백질, DNA는 물론, 또 다른 유전물질인 RNA까지 볼 수 있었다. 유전자가 작동하는 곳에 나타나는 RNA까지 관찰함으로써 신경세포에서 실제 어느 곳이 기능을 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정 교수는 "지금은 뇌조직을 검사하려면 수일에서 수주까지 걸리지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 4시간이면 충분하다"면서 "뇌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대학을 마치고 헤어젤 제조사에서 병역특례 연구원 생활을 한 덕분에 투명 뇌지도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헤어젤 개발을 위해 투명한 묵 형태 물질인 하이드로겔을 많이 사용했는데, 당시 경험이 뇌에서 지방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하이드로겔을 채워 뇌를 투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아이디어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는 2년 전 벤처기업도 설립했다. 정 교수는 "1990년대 인간 유전자 지도 연구가 지금 수십조원 규모의 유전자 분석 시장을 만들었듯, 뇌 지도 연구
정 교수는 최근 연구에 엔씨문화재단(이사장 윤송이)의 지원을 받았다. 재단은 "발달장애 아동을 돕는 사업을 여러 해 해왔는데, 정 교수의 연구가 그런 장애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길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먼저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30/20190130003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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