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制는 18세기 유물 … 美 170개 명문고 성적표서 사라지는 중"
입력 2018.07.13 03:00
'성적 없는 성적표' 저서 낸 류태호 버지니아대 교수

올해 중3 학생들이 치를 대입에서 수능 점수로 학생을 선발하는 정시 전형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거세다. 정부는 고교 학생부에서도 내신 성적 외에 동아리 등 항목은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양쪽 모두 "딱 떨어지는 점수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교육계에선 '점수'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아이비리그(미국 동부 8개 사립대)에 가장 많은 학생을 보내는 미국 명문 사립고들이 아예 성적표에서 '점수'를 없애기로 지난해 결정했다. 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2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새 성적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170개 사립고 등이 동참하고 있다. 최근 '성적 없는 성적표'라는 책을 낸 교육공학자 류태호 버지니아대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려면 미국 고교가 왜 평가 혁신에 나섰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했다.
"새로 도입하기로 한 '역량 중심 성적표'에는 과목명·점수가 없어지고, '분석적 창의적 사고' '복합적 의사소통' '리더십과 팀워크' 등 8개 역량 가운데 어떤 부분을 학생이 갖췄는지 표기한다. 또 종이 대신 전자 성적표가 도입된다. 학생이 얻은 역량을 클릭하면 동영상이나 에세이 등 해당 역량을 설명하는 근거 자료를 볼 수 있다. 입시 판을 쥐고 있는 사립고가 도입하면 공립학교도 따라 할 것이다."
―사립고들은 왜 성적표를 바꿨나.
"A, B, C 등 점수를 매기는 성적표는 18세기 1차 산업혁명 시대 이후에 도입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공장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주입식으로 가르쳐 표준화 인재를 키운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으론 아이들이 꼭 필요한 부분을 알고 있는지, 뭘 잘하고 못하는지 알 수 없다. 일례로 한 학생이 90점을 받았는데 틀린 10점 부분이 핵심이라면 80점 맞은 학생보다 훌륭하다고 할 수 있나. 미국 사립고들은 또 그런 평가 방식으론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융·복합 문제 해결력, 창의력, 소통 능력, 협업 능력 등을 키울 수 없다고 절실히 느꼈다."
―점수를 매기면 왜 창의 인재를 못 키우나.
"학교에서 주입식 교육받고 잘 외워 점수만 잘 받으려 하다 보니 아이들 창의력이 다 죽어버린다. 타고난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 교육과 평가 방식을 다 바꿔야 한다."
―점수가 없으면 학생을 변별할 수 없다고 대학들이 반발할 텐데.
"이미 미국 대학 사이에선 점수만으론 원하는 학생을 못 뽑는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 명문대인 시카고대가 앞으로 지원자들에게 SAT(미국 수능) 점수를 안 내도 된다고 했다. 하버드·MIT 등 많은 대학이 학점에 매달리지 않고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게 'Pass or Fail'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선 공정성 때문에 점수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공정성을 중시하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3/20180713001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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