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유튜브 기반의 미디어 ‘딩고’, 가수 선미와 박원, 어반자카파의 소속사. 화장품 업체 ‘젠틀피버’와 ‘데일리스킨’. 이 모든 건 스타트업 ‘메이크어스’가 모바일을 기반으로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를 대상으로 벌이는 사업이다. 미디어산업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메이크어스는 기성 미디어도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시대에 변화의 정점에 서 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메이크어스 본사에서 미디어의 변화를 주도하는 우상범(29)대표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직원 약 230명과 함께 이런 다양한 사업을 하는 우 대표는 20대 후반이다. 경북대를 2학년까지 다니다 그만두고 남들과 다른 '특별한 도전'을 했다. 경영이나 문화와는 큰 관련성 없는 건축공학을 전공하던 학생이 학교 주변에 카페 '더 늙기 전에'를 창업한 것이다. 그러다 2012년에는 메이크어스 개인사업자가 됐고, 2014년 초 법인을 설립했다. 2015년 10월 마침내 딩고를 열었다.
'영상이 중요하다.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중요하다. 결국 이런 흐름이 비즈니스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우 대표가 과감히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하는 일에 비전이 확실해서다. "오늘이 어제보다 확신이 있어요. 지금이 어느 순간보다 제가 가고 있는 길의 비전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에요." LTE를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하게 되면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대표가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구독자들은 밀레니얼세대다. 모든 사업 영역에서 이들을 중심에 뒀다. 이유는 뭘까. 이들은 경제력을 지니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려 다양한 소비를 할 수 있어서다. "밀레니얼세대가 지닌 의사결정의 유연성을 윗세대는 가지기 힘들어요. 밀레니얼세대는 변화를 받아들일 '성장판'이 열려 정보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죠."
'딩고' 기성 미디어 뛰어넘는 영향력
딩고는 방송사로 보자면 여러 소재를 포괄하는 종합편성채널 개념의 SNS 미디어다. 딩고뮤직, 딩고트래블, 일반인들의 소름 돋는 라이브, 딩고맘 등 특성화 채널도 있다. 이제는 문화를 넘어 뷰티 육아 푸드 등 생활 전반으로 주제를 확장했다.
사람으로 치면 딩고는 3세도 아직 안 됐다. 하지만 영향력은 기성 미디어를 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딩고의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구독자는 3360만명이다. 제작 콘텐츠수는 5250개, 유튜브 페이스북 조회수는 37억회에 달했다. 콘텐츠별 평균 조회수는 70만회다. 미디어오늘이 지난해 말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콘텐츠의 재미 선호도 조사에서 딩고는 기성 방송사들과의 경쟁에서 5위를 차지했다. SNS 기반 미디어가 tvN JTBC MBC 같은 방송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가수들도 딩고를 찾는다. 컴백을 하면 방송사와 신문사만 찾던 시대는 지났다. 딩고에서 라이브로 노래 부르고 재치 있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한다. 지난해 윤종신의 '좋니'와 멜로망스의 '선물'의 음원차트 역주행도 딩고의 공이 컸다.
방송사 프로듀서들도 메이크어스에 합류하면서 콘텐츠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콘텐츠 제작을 위한 인원만 약 150명. 특히 CJ E&M 출신 프로듀서가 많다. '슈퍼스타K' 시리즈의 김무현 PD, '마스터 셰프 코리아'의 하정석 PD, '빅뱅 TV' '2NE1 TV'의 최재윤 PD, '음담패설' '비틀즈코드'의 유일한 PD,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의 임우식 PD가 있다. 영화감독 장진도 메이크어스 소속이다.
"그분들의 역할은 좋은 시스템에서 나온 경험을 전해주시고 조직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점이 가장 크죠. 물론 창작자로서의 역할도 중요하고요.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고객 눈높이에 맞는 소통을 할 수 있는 역량이죠." 기성 방송사에서 메이크어스로 넘어오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우 대표의 답변은 단호하고 망설임 없었다. "콘텐츠와 비즈니스의 연결에 비전을 갖고 있고 시장의 규칙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 삶 풍요롭게 하는 게 목표"
우 대표가 실현하려는 목표가 궁금했다.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거예요. 젊은 사람들이 소득 내에서 합리적 소비를 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가격 비효율이 발생하잖아요. 이런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거죠." 우 대표는 올해 회사의 강점인 '소통'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 "기본적으로 소통 채널을 계속 강화해서 해외 전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고요. 이걸 비즈니스와 연결해서 실질적인 소비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집중하려고 합니다."
기업의 문화나 가치는 만들어가는 단계다. 하지만 핵심 가치는 이렇게 설명했다. "창작자의 권리가 존중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고객이 필요한 일을 하느냐, 자율적으로 일을 해나가는지가 기본이죠."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수익 창출이라는 말도 곁들였다. "조직의 가치나 문화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러려면 물론 돈이 필요한 것이고요. 가정도 수입이 없는데 화목할 수 없잖아요."
메이크어스는 분야의 장벽이 사라지면서 미디어뿐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는 모든 업체를 경쟁자이자 파트너로 여긴다고 한다. "모든 영역마다 경쟁자가 굉장히 달라 특정 업체를 경쟁자라고 정의할 수 없고요. 모든 기업이 잠재적 경쟁자이기도 하면서 파트너가 될 수 있기도 한 거죠. 사람들의 시간은 한정돼 있어서 소비 영역도 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메이크어스는 지난 1월 FNC애드컬쳐와 웹드라마 20편 공동제작을 결정하면서 새로운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 대표는 한국을 넘어 해외 시장을 바라본다. 하지만 단순히 SNS 기반이라 해외 진출에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진출하는 국가의 통신과 소득 수준, 지불 환경, 배송시장, 인프라도 봐야해서다. 이런 배움은 앞서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것이다.
한국이 영상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결국 영상을 만드는 훈련과 경험, 인프라, 교육이 다 따라줘야 하는 것이거든요. 한국은 기술과 모바일 장치도 발전했죠. 굉장한 강점을 가졌기 때문에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앞설 수 있는 거예요. 그 흐름의 중심에 우리가 서고 싶어요."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도전 DNA 되살리자] ‘메이크어스' 우상범 대표,
“비전에 어제보다 오늘 더 확신해요”
⑧ '딩고' 로 미디어 변화 주도하는 '메이크어스' 우상범 대표
소통에 대한 비전 품고
대학 중퇴후 미디어 사업 뛰어든 당찬 20대
입력 : 2018-03-12 05:00/수정 : 2018-03-12 17:01
지난 8일 서울 중구 메이크어스 본사에서 만난 우상범 대표. 그는 “더 큰 시행착오로 더 많이 성장하고 싶다”며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걸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하지 않으면 용납이 안 되는 스타일이라 무조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서울 중구 메이크어스 본사 내부. 직원들이 카페 분위기의 사무실 소파에 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일하고 있다. 우상범 대표는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어떤 공간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메이크어스 사무실. 김지훈 기자
서울 중구 메이크어스 본사 내부. 직원들이 카페 분위기의 사무실 소파에 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일하고 있다. 우상범 대표는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어떤 공간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메이크어스 사무실. 김지훈 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14570&code=131100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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