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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초등학생 '혼밥족'/주 5회 이상 가족 식사를 하는 청소년이 A학점 받는 확률도 높고

영국신사77 2017. 2. 8. 18:56

[만물상] 초등학생 '혼밥족'

입력 : 2017.02.08 03:11 | 수정 : 2017.02.08 14:15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여행 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른바 혼밥, 혼술, 혼행족이다. 어른들만 그런 게 아니다. 학원가에서는 혼자 밥 사먹는 초등학생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하루에 학원을 몇 개씩 가야 하니 학원 근처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컵라면이나 햄버거로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것이다.

▶초등학생 혼밥족은 '사교육 천국' 대한민국이 낳은 우울한 풍경이다. 초등학생 10명 중 8명꼴로 사교육을 받는다. 아이들이 그 어린 나이부터 집에서 따뜻한 밥 먹을 여유도 없이 학원 순례를 다닌다.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학습 시간이 5시간23분. 4시간10분인 대학생보다 공부 시간이 더 길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행복도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다는 건 하루 이틀 된 얘기도 아니다. 

[만물상] 초등학생 '혼밥족'
▶교육열 높기로는 유대인도 한국인 못잖다. 하지만 교육 방식은 정말 다르다. "혀끝에서 세계가 펼쳐진다." 미국의 유대인 변호사 앤드루 서터는 저서 '더 룰'에서 유대인 성공 비결을 이렇게 꼽았다. 가족이 둘러앉은 저녁 식탁에서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지혜와 문화 덕분에 남다르게 성공한다고 했다. '예시바'라는 유대인 전통 교육기관이 있다. 둘 이상 모여 토론할 수 있게 책상과 의자가 배치돼 있다. 생긴 건 한국 도서관 비슷한데 시끄럽다. 유대인 교육은 혼자 책 읽는 것보다 다른 의견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게 낫다고 본다.

▶1980년대 미국에서 저소득층 자녀의 학업 부진이 사회문제가 됐다. 부의 격차가 아이들 학업 성적을 좌우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하버드대의 연구 결과는 뜻밖이었다. 아이들의 학습 능력 차이는 가족 간 식사 횟수와 관련 있다는 것이다. 부유하지 않아도 가족이 저녁을 함께 먹으며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가정일수록 아이들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녁 식사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며 자라는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더 발달하기 때문이다. 주 5회 이상 가족 식사를 하는 청소년이 A학점 받는 확률도 높고 비행에 빠지는 경우도 적다는 미 컬럼비아대 통계도 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식사는 신체 적 건강을 주는 것 이상이다.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은 융합과 협업, 그리고 네트워크의 시대다. 혼자 밥 먹은 다음 공부 기술 가르치는 학원에 가는 교육으로는 이 혁신의 시대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다 떠나서 어린 아이가 집 밖에서 혼자 밥 먹는 걸 가슴 아파하지 않는 세태가 기막히다. 바뀌어야 할 건 학교뿐만이 아니다. 학부모들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07/201702070338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