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국내 기부금으론 사상 최고액
2007.09.20 05:51 중앙일보
재미 동포 사업가인 박병준(73·사진)뷰로 베리타 특별자문위원은 19일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서남표 총장에게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그는 서 총장의 서울사대부중과 미국 MIT 2년 선배다.
기부식장에서 박씨는 “KAIST는 유망하고 뛰어난 인재들이 모인 우수한 학교인데도 미국 명문 대학에 비해 재정이 너무 취약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 총장이 KAIST를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키우겠다는 ’ KAIST 5개년 발전계획’에 동감하며 발전기금이 이 계획 성공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KAIST 학생들에게는 “비전과 열정을 항상 마음에 품고 소중한 기회 포착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하다”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AIST는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성공한 동포와 외국인을 학교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올해 초 졸업식에서 이들에게 KAIST 사상 처음으로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박씨도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씨는 서울 공대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로드 아이랜드 디자인 대학 학사, MIT 공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영국 리즈대학에서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색 학력 소유자다.
그가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처음 취직한 곳도 전공과는 다소 동떨어진 소비용품 실험연구소(Consumer Testing Laboratory)였다. 여기서 그는 각종 소비용품의 품질을 분석·비교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물건을 가려내는 업무를 맡았다. 박씨는 이 연구소에 10년 동안 근무하면서 부소장까지 올랐다.
그의 성공의 발판은 연구소 근무 경험을 살려 스스로 설립한 제품실험연구소(MTL)였다. 기업 등의 의뢰를 받아 각종 소비용품의 품질을 분석하는 곳인데, 동종 업계에서 최상급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회사 설립 15년 만인 2001년 프랑스 국제 품질검사기구인 뷰로 베리타스와 자신의 회사를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재산을 거머쥔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이 얼마나 되냐는 질문에 그는 “충분히 살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재산을 기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그는 회사를 합병하면서 생긴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미국과 한국의 여러 시설과 대학에 기부했었다. 지금까지 기부총액은 2000만 달러(약 186억원)에 이른다.
2002년 강원도 춘천시에 해양장학재단 설립 기금으로 11억원, 서울대 공대 재료공학과 연구 석좌직 설립기금으로 10억원, 2001년 MIT에 ‘박병준<ee02>홍정희 혁신 강연관 설립기금’으로 100만 달러, 2002년 미국 리하이 클리닉 연구재단 창립기금으로 200만 달러를 내놓았다.
KAIST는 박씨의 기부금을 신축 중인 연구소 건설비에 보탤 예정이며, 연구소 건물 이름을 ‘박병준-홍정희 KI빌딩’으로 정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bpark joongang.co.k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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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교포로는 역대 최고액 쾌척‘기부왕’
“유학생 시절 지독한 가난 경험 볶음밥 맘껏 먹는게 소원이었지”
韓·美 양국의 대학·병원등에 지금까지 모두 200억원 내놔
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입력 : 2007.09.20 00:10
- ▲ KAIST 제공
- 70대 재미(在美) 사업가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1000만달러(약 93억원)를 기부했다.
이 돈은 해외 교포 사업가가 모국에 기부한 기금 중 역대 최고액이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국제품질검사기관인 ‘뷰로 베리타스(Bureau Veritas)’에서 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병준(朴柄俊·73)씨.
박씨는 이공계 출신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재미사업가이다. 그는 서울대 섬유공학과(52학번)를 다니다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영국 리즈대에서 섬유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에서 선박 등 대형 철골 구조물의 안전성을 검증해 주는 산업제품안전성시험평가연구소(MTL·Merchandise Testing Lab)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대형 구조물의 안전성을 진단할 때 기준이 없었어요. 품질 평가를 표준화하는 작업도 사업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틈새시장(niche market)’을 뚫어 빛을 본 것이죠.”
박씨는 2001년 MTL과 세계 5대 선박 검증회사인 뷰로 베리타스사가 합병하면서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합병 당시 거액을 받아 현재 재산이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액의 자산가가 된 그는 이후 ‘베푸는 삶’을 살았다. 이번에 KAIST에 기부한 돈을 포함,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의 대학·병원·장학재단 등에 기부한 금액이 약 200억원에 달한다.
그가 이처럼 기부를 많이 하는 이유는 유학 시절 가난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50년대는 모두들 가난해서 제대로 끼니를 잇기 힘들 정도였죠. 유학 시절 중국 음식점에 가서 볶음밥을 마음껏 먹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MIT에 한국인 유학생들이 20~30명 있었는데, 내가 좀 여유가 있을 때는 김치를 많이 담가 욕조에 재어 놓고 동료 유학생들을 먹였다”고 했다.
서남표 KASIT 총장은 박씨의 서울사대부고 2년 후배로 미국 유학도 함께 했다. 그 인연으로 그는 2002년 MIT에 재직 중이던 서 총장에게 100만달러를 연구비로 지원했다. 이번 기부도 KAIST가 10년 후 한국을 먹여 살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KAIST연구원(KI) 건립을 추진한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결정한 것이다.
KAIST는 박씨의 기부를 기념하기 위해 신축 KI 건물 이름을 ‘박병준·홍정희(부인) KI빌딩’으로 부르기로 했다.
박씨는 “재산을 기부하자는 아이디어는 아내가 처음 제안했다”며 “아내는 연구의 실질적 동반자로, 기부할 때는 나보다 훨씬 통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1년 MIT에 100만달러를 기부, 역시 부부의 이름을 딴 ‘박병준-홍정희 혁신강연관’이 세워졌다.
박씨는 “기부문화가 활성화돼야 우리 대학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세계적인 인물이 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앞으로도 기부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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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18:34:14[국민일보] 재미 사업가 박병준(73·뷰로 베리타 특별자문위원·사진)씨가 19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발전기금 1000만달러(약 94억원)를 쾌척했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 |
재미교포 사업가 박병준 박사 , 카이스트에 천만 달러 기부 | ||
<앵커 멘트>
한 70대 재미교포 사업가가 카이스트에 천만 달러, 우리돈으로 94억원을 선뜻 기부했습니다.
카이스트는 이 돈을 학교 연구소 건물을 짓는데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박장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70대 재미교포 사업가가 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94억 원을 카이스트에 기부했습니다.
학교 발전 기금으로 써달라며 돈을 내놓은 주인공은 73살 박병준 박사. 美 산업제품 안전성 시험평가연구소의 설립자이자, 프랑스 국제품질기관인 '뷰로 베리타'의 특별자문위원으로 올 2월 카이스트에서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재 초빙특훈교수로 재직중입니다.
박 씨는 "카이스트가 아주 뛰어난 인재들이 모인 우수한 학교임에도 미국의 유명 대학들에 비해 재정 지원이 부족하다"며 기부 동기를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번에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우리 카이스트 젊은이들을 세계적인 인물을 만드는데 공헌할 수 있기를 바랄 때 기쁨과 만족을 느낍니다."
박씨는 이미 지난 2001년부터 미 MIT와 서울대 등에 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이번 기부금은 지금까지 해외교포가 모국에 낸 기부금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입니다.
함께 동문수학을 한 50년 지기 후배인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은 기부문화에 인색한 우리 사회에 좋은 본보기라며 고마워했습니다.
<인터뷰> "우리 박병준 박사가 한국에 큰 파도를 좀 번지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잔잔한 물에 돌을 던졌을 때 파도가 옆으로 번져 딴 데로 영향을 받듯이..."
카이스트 측은 이번 기부금을 교내 융합연구소 건립금으로 쓰기로 하고 박 씨와 부인의 이름을 따 건물 이름을 지을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장훈입니다. | ||
[지역] 박장훈 기자 2007.09.19 (2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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