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로마에서 초연한 전 3막 오페라 [토스카]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 전쟁 시대의 로마를 배경으로 약 24시간 동안 일어난 사건을 그린 베리즈모(사실주의) 작품.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앙 사르두의 연극을 오페라 무대로 옮긴 것. 1막의 성 안드레아 성당, 2막의 파르네제 궁, 3막의 성 안젤로 성채로 이어지는 사실적인 무대 외에도 두 명의 주인공은 가수(토스카)와 화가(카바로돗시)로 설정 돼 극 몰입을 도와준다. 캐릭터가 뚜렷한 다른 한명(스카르피아)은 악역으로 두 연인의 사랑을 방해한다.
'스릴러 오페라'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토스카]는 묵직한 선율과 자극적인 불협화음으로 작품에 매력적인 색채를 더한다. 특히, 1막 마지막인 성가합창(테데움)장면에서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배경 음으로 깔리면서 스카르피아가 부르는 '요원 세명, 마차 한대' 장면이 압권이다. 토스카를 탐내던 스카르피아 역 고성현과 최진학은 카리스마 가득한 경찰청장이자 잔인한 악한으로 분해 스펙타클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두 가수 모두 공명감 있는 목소리가 매력적이었지만 다른 점이라면 고성현이 보다 비열하고 악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다가왔다는 점이다.
자유주의자 화가인 카바로돗시 역 테너 박기천은 2막에 이르러서야 본 실력을 내보였으며, 같은 역을 열연한 한윤석은 보다 절절한 감정연기와 풍부한 노래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3막 아리아 ‘별은 빛났건만’에서 한윤석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 하는 비장함과 애환을 온 몸에 담아 깊이감 있게 뽑아냈다.
이번 작품은 예술총감독 박세원, 연출 정갑균씨 외에 오페라 전문 지휘자 마크 깁슨의 손을 거쳐 원작에 가까운 [토스카]로 탄생됐다. 3막 초반의 목동의 노래, 클라리넷과 호른 소리로 '서정미'를 뽐내던 무대는 순식간에 귀를 자극하는 총살장면으로 이어진다. 극한에 몰린 토스카는 성벽에서 몸을 날린다. 아름다운 석양은 관객과 함께 숨 죽이며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드라마, 음악, 무대가 조화를 이뤄 감동을 선사했다.
서울시립오페라단은 추후 대구 오페라 하우스에서 4월 29일과 30일 양일간 [토스카] 초청 공연을 올린 뒤, 푸치니 오페라 [쟌니 스끼끼](7/6~10)로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이외 주인공 ‘토스카’ 역으로 열연한 소프라노 임세경은 이번작품을 끝내고, 국립오페라단의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5/5~5/8)에서 리두안 수녀원장역을 맡아 열연한다.
공연전문 정다훈 객원기자 otrcool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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