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바울 발자취 따라 소아시아 7개 교회를 가다](7)라오디게아 |
2007.06.26 22:04:24 이스탄불=국민일보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성경의 현장을 눈으로 직접 대하면 ‘영혼의 지문’은 더욱 선명해진다. 마지막 순례지였던 라오디게아 교회는 소아시아 7개 교회 중 가장 많은 책망을 받은 교회다.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계3:16)는 주님의 책망을 받았다. 고대도시 라오디게아 유적지에는 아치형 건물의 잔해와 비잔틴 시대의 교회터, 2개의 극장 등 많은 흔적이 남아있다. 이곳에 복음이 전한 이는 사도 바울의 선교 동역자인 에바브라. 성서고고학자 김성(협성대) 교수는 “주님은 물질의 부요함과 의학기술이 뛰어나 교만에 빠진 라오디게아 교인들의 교만함을 꾸짖으셨다”며 “이들의 물질적 부요함과 세속적 자부심이 영적 궁핍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라오디게아에서 북쪽으로 10㎞쯤 떨어진 곳에 온천으로 유명한 히에라볼리가 있다. 석회질이 오랫동안 물속에 침전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비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약 100m 높이에 이르는 석회석으로 이루어진 자연 장관은 마치 만발한 목화꽃으로 뒤덮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목화성’이란 뜻의 ‘파묵칼레’로 불린다. 당시 부유하게 살았던 라오디게아인들은 돌로 만든 송수관을 이용, 뜨거운 물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파묵칼레에서 라오디게아까지 오는 동안 온천수는 식어 미지근해졌다. 주님은 이런 미지근한 상태의 온천수를 라오디게아 교인들의 신앙에 비유하셨다. 터키인들은 “라오디게아의 미지근한 온천수는 맛도 없을 뿐 아니라 불순물이 많아서 마신 사람들은 구토를 일으키거나 병을 앓았다”고 말해줬다. 사도 바울은 이곳을 직접 방문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선교지로 여기고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골 4:15∼16). 새 사람이 될 것을 간청하는 사도 바울의 당부는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은 한국 교회와 옛것을 버리지 못하고 겉모습만 신앙인으로 살고있는 한국 기독인들을 향한 말로 들린다.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골 3:13∼15) 사도 바울은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안락한 삶을 보장 받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 180도 변화된 인생을 살았다. 그렇게 소중히 여겼던 세상적인 행복들을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 그리스도를 더 잘 알기 위해 기꺼히 포기했다.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 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 거기에는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할례파나 무할례파나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 차별이 있을 수 없나니 오직 그리스도는 만유시요 만유 안에 계시니라”(골3:9∼11) 극동방송과 서울항공이 마련한 이번 ‘크루즈 성지순례’에 참가한 400여명의 순례객들은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소아시아 7개 교회를 순례하는 동안 성경에서 읽고 상상했던 것들을 손으로 만져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순례객들은 영혼의 지문이 하나님의 것으로 가득할 때 옛것을 버리고 새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스탄불=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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