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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터키’ 속으로…동서양 古今 숨쉬는 곳 보러? 아니 느끼러…

영국신사77 2007. 5. 4. 20:21
시간여행 ‘터키’ 속으로…동서양 古今 숨쉬는 곳 보러? 아니 느끼러…

동서양의 문물과 기독교·이슬람의 경계. 시간여행을 온 듯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유적과 이색적 풍광들. 캐면 캘수록 겹겹이 드러나는 고대문명의 지층. 한 발짝 벗어나면 현대적 도시. 터키는 문화유산 답사와 볼거리, 즐길 거리를 골고루 갖춘 여행지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도시 이스탄불

로마,비잔틴 제국,오스만 왕조를 합쳐 1600년 동안 정치·문화의 중심지였던 이스탄불은 제국의 번영을 상징하는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이 즐비하다.

지금은 아야소피아 박물관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성 소피아교회는 537년 완공돼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될 때까지 기독교의 중심 역할을 했다. 지름 31m의 대형 돔과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특이한 기둥으로 지어진 이 교회에선 아직도 비잔틴 제국의 영화가 느껴진다. 이슬람 시절 표면에 회칠됐다 복구된 벽화와 모자이크에선 여전히 종교적 성스러움과 예술성이 묻어난다.

지하궁전으로 불리는 예레바틴 사라이. 아야소피아 맞은편에 있는 지하 저수지다. 동로마 시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물을 끌어와 저장했던 장소로 길이 141m, 폭 73m에 높이 8m의 코린트 양식 대리석 기둥 300여 개가 받치고 있는 거대한 지하공간이다. 이곳의 기둥은 모두가 모양이 다른데, 여러 지역에서 징발해온 것이라 그렇다. 지금도 물이 고여 습기가 배어난다. 컴컴한 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2개의 특이한 기둥이 눈에 띈다. 커다란 사람 머리를 거꾸로 받친 것이다. 바로 메두사다.



작은 자갈로 예쁘게 포장한 길을 걷다보면 3개의 오벨리스크를 만난다. 로마시대의 대경기장인 히포드롬 유적지다. 세로 500m,가로 117m의 U자형 경기장은 희미하게 모습만 남아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원으로 바뀌었다.

보스포러스 해협 언덕에 세워진 톱카프 궁전은 오스만 왕조의 지배자들이 살던 곳으로 400여년간 정치와 문화의 중심에 있었다. 지금은 수많은 유물이 전시돼 있다. 제3정원 남쪽의 보물관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86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눈길을 끈다.

자연의 잔치 카파도키아·파묵칼레


중부 아나톨리아 지방인 카파도키아와 남서 지역인 파묵칼레의 특이한 자연현상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을 보고 있노라면 지구 밖의 어느 혹성에 온 듯하다. 수백만년 전 에르제스 산에서 나온 용암이 이 일대 2만㎢를 뒤덮었고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작용을 거쳐 오늘날과 같은 기이한 암석 군락이 이루어졌다.

응회암의 틈새에 비둘기가 둥지를 튼 비둘기 계곡에 들어서면 오래전 기독교인들이 거주하던 석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 바라보면 석굴 구멍이 마치 비둘기 집과 같다. 연분홍색 바위 계곡 로즈 밸리는 저녁 노을을 받으면 더욱 신비스럽다.

파묵칼레는 '목화 성'이란 이름처럼 새하얀 석회층이 환상적이다. 거대한 설산 모양의 석회암 지대 위쪽에는 고대도시 히에라폴리스 유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석회암 위로 온천수가 흐르면서 계단식 논과 같은 풀이 형성됐다. 물이 고여 하늘이 비친 풍경은 거장의 명화 못지않다.

기독교 유적

카파도키아의 데린쿠유는 초기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살던 지하도시다. 4만여 명이 살았다는 지하 동굴에는 예배당, 침실, 주방, 창고, 신학교까지 없는 것이 없다. 대규모 공동생활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개미집처럼 땅속으로 뻗어나간 지하도시는 미로로 연결돼 방향감각을 잃기 십상이다. 환기를 위해 80m 깊이의 수직 굴도 만들었다. 주변에는 이런 지하도시가 여러 개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야외박물관 괴레메 계곡에는 30개가 넘는 암굴 교회가 있으며, 몇몇 교회에는 프레스코 성화가 남아 있다. 그 중에서도 빛이 들어가지 않아 상태가 좋은 것은 '어둠의 교회'이다. 그리스도상과 수태고지, 베들레헴의 여행 등 선명한 색상의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다.

에페수스는 이즈미르 주의 셀주크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기원전 1500년경 그리스 이주민들이 정착하면서 성장한 에페수스는 로마시대에 20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황금기를 누렸다.

북문 입구에는 5세기 두차례 종교회의가 열렸던 성모마리아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교회를 돌아나오면 대극장 앞으로 시원하게 뚫린 대로가 보이는데 아르카디안 거리다. 대리석이 깔린 도로로 항구에서 대극장을 연결하며 도로변에는 상점이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2만5000명을 수용했던 대극장 층계에 오르면 지금은 사라진 에페수스 항구가 보이는 듯하다.

켈수스 도서관은 사도바울이 3차 전도여행시 2년간 머무르며 복음을 강론했던 곳이다. 대리석으로 된 7,8층 높이의 2단 파사드(건물 전면부)가 위용을 자랑한다. 이 도서관은 알렉산드리아, 버가모와 함께 당시 세계 3대 도서관으로 꼽혔다. 정면에는 각각 지혜 운명 학문 미덕을 상징하는 여성들의 동상이 서 있다.

셀주크 중심지 언덕에는 '사도요한의 교회'가 있다. 서기 37년경 사도 요한과 성모 마리아가 와서 여생을 보낸 곳이다. 길이 130m, 폭 40m에 달하는 큰 교회로 사도 요한은 이곳에서 복음서와 요한서를 썼다. 사도 요한의 무덤 터에는 4개의 대리석 기둥이 남아 있어 보는 이들을 숙연케 한다.

터키=글·사진 김태희 기자
thkim@kmib.co.kr

 

 

 

        시간여행 ‘터키’ 속으로… ‘지중해 보석’ 키프로스

터키의 남쪽 바다에 떠있는 '지중해의 보석' 키프로스 섬은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난 곳이자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의 무대다. 아프로디테는 근처 바다 거품 속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북 키프로스의 기르네는 북쪽으로 지중해에 연한 인구 4만5000명의 도시로 해변에 멋진 영국식 리조트 호텔이 늘어서 있다. 아기자기한 모습의 항구는 주변의 기르네 성이 배경 역할을 하고 있다. 9세기경에 처음 건축돼 15세기에 증축된 성은 키프로스의 지배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내부에는 2300년 전의 지중해 교역을 생생히 전해주는 난파선 박물관이 있다.

기르네 동남쪽 언덕에는 회랑의 아치 장식이 아름다운 벨라파이스 수도원이 있다. 12세기부터 14세기 사이 건축된 수도원은 예루살렘에서 건너온 수도사들이 지었다. 기숙사 자리와 대식당이 옛 모습 그대로다. 전망대에서는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니코시아 쪽으로 가다보면 깎아지른 절벽에 간신히 매달려 쓸쓸히 서 있는 힐라리온 성을 만난다. 4세기경 이 산의 동굴에서 수행했던 성 힐라리온을 기려 세웠던 수도원이었는데 12세기에 감시대 역할을 하는 성으로 개조되었다. 지금도 주변에는 터키군이 주둔해 있고 푸른 지중해가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트로이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들이 세웠다는 로마시대의 살라미스 유적. 당시 4만의 인구가 살았다는 이곳엔 대규모 아고라 터와 1만5000명을 수용했던 원형경기장이 남아 있다. 유적 한가운데에 서면 그 옛날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로마시대의 체육관과 목욕탕, 공중화장실은 그 크기와 세련됨이 당시의 높은 수준을 말해준다. 살라미스는 수차례의 지진과 648년 아랍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뒤로는 사람이 살지 않아 도시 전체가 유적으로 남아 있다. 주변에는 성경의 인물 바나바의 무덤과 교회가 있다.

키프로스 왕들의 대관식이 치러진 곳으로 유명한 성 니콜라스 교회는 13세기에 지어져 고딕 건축 특징이 많이 남아 있다. 현재는 이슬람 사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비극의 무대 오셀로 타워가 있다. 해변으로 통하는 성벽 앞의 사자 석상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