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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미래 짊어진 `한국인의 안목'...`김영선씨가 고안 `볼트` 최고 디자인상 받아

영국신사77 2007. 1. 14. 16:29
GM 미래 짊어진 `한국인의 안목` [중앙일보]
김영선씨가 고안 `볼트` 최고 디자인상 받아
전기충전 컨셉트카
`우리가 제시하는 미래`
왜거너 회장도 극찬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미 GM사의 컨셉트카 ‘볼트’를 디자인해 호평 받은 자동차 디자이너 김영선씨가 자신이 GM에서 처음 만들었던 시보레 식스틴의 라인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100주년을 맞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개막한 7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코보센터.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GM의 릭 왜거너 회장은 "우리가 제시하는 미래"라며 컨셉트카 한 대를 소개했다. 자동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그 순간, 한 한국인의 가슴은 마구 뛰었다. GM의 야심작 '컨셉트카 볼트'를 디자인한 김영선(44)씨였다. GM의 미래형 자동차 디자인팀의 실무팀장(매니저)인 그는 "앞서가는 기술에 맞는 디자인을 고안하느라 한국에서처럼 '빨리빨리' 일했다"고 웃었다.

그는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시퀄로 호평받은 데 이어,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볼트로 최고 디자인상을 받았다. 11일 시상식장에서 안네 아센시오 GM 디자인 총괄책임자가 "시퀄에 이어 또다시 멋진 컨셉트카를 디자인한 사람"이라고 김 팀장을 소개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중심에서 한국인의 역량을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볼트는 플러그 인 전기자동차다. 일반 가정에서 110볼트 전원에 연결하면 충전이 가능하다. 이번에 최고상을 받은 이유는 세련미와 독창성 때문이었다. 한 예로 충전 단자 위치가 그랬다. 당초 기술팀은 충전 단자를 연료 주입구 근처로 선을 빼 만들려 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사이드 미러 앞쪽에 만들었다. 선을 빼낼 필요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이다. 차문의 열고 닫는 고리부분인 힌지도 새롭게 고안했다. 차가 날렵하게 보이도록 차문의 세로라인을 비스듬히 했는데, 그러다 보니 문을 여닫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힌지를 길게 만들어 편리함과 세련미를 동시에 추구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3차원의 입체감이 나도록 고압의 물을 쏘아 절삭하는 기계(워터젯)를 사용해 만들어 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을 '동양적인 섬세함'이라고 자평했다. "밤을 새우며 고민하느라 머리숱이 줄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섬세함과 열정은 세계 어디에서도 통한다"며 "한국 기업들은 그런 능력을 가진 인재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미국)=김승현 기자



◆김영선씨=서울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실 등에서 15년간 일했다. 기아의 히트작 쏘렌토 디자인도 그의 손을 거쳤다. 2000년에는 공부를 더 해 보겠다며 미국 칼리지 포 크리에이티브 스터디스에 입학했다가 이듬해 GM 디자인 책임자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됐다.

 
2007.01.13 04:29 입력 / 2007.01.14 01:39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