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라도 자녀에게 사랑 표현하라
김지연 대표의 차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43·끝> 부모가 자녀에게 줘야할 것
입력 : 2021-01-15 03:03
한국가족보건협회 회원들이 2019년 10월 경북 경산중앙교회에서 에이즈 환자의 정서적 돌봄을 강조한 ‘가족, 회복함, HIV 극복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가족간 분노 실망 등은 쉽게 표현하지만
보고 싶고, 손잡고 싶은 마음
내보이지 않아 아쉬워
사랑은 표현될 때
100배 이상 강력한 힘 발휘
"딸 아들 있는 모습 그대로 기뻐하고 감사하고 있음을
생활 속에서 보여줘라"
강의 현장에서 종종 “남성우월주의 세상에 태어난 여자라 불행하다”며 극단적 페미니즘에 빠진 여학생을 본다. 성별을 여자로 정해주신 하나님을 원망하는 청소년도 가끔 만난다.
크리스천 양육자는 자녀가 타고난 성별 때문에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사랑으로 양육해야 한다. 필자는 1남 2녀 중 둘째다. 2살 많은 오빠와 5살 어린 여동생이 있다.
필자의 아버지는 외동아들이다. 몸이 약해서 결혼 전까지 온갖 잔병치레를 했다. 오빠 역시 외동아들인 데다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가 잦았다.
첫아들이 워낙 병약하다보니 집안에선 둘째인 딸이 아프거나 병이나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이기였다. 할머니는 아들과 손자가 다 외동아들인데 손자가 아프다가 죽으면 대가 끊긴다고 걱정하셨다. 그래서 둘째도 아들을 낳기 바랐는데 딸인 내가 태어나 실망하셨다는 이야기를 어린 시절부터 들었다.
8살이던 어느 날 심한 중이염에 걸렸다. 어머니와 함께 동네 이비인후과를 다녔지만, 낫지를 않아서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통원하며 이런저런 치료를 받고 약도 먹었다. 하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 다니던 어느 날, 의사가 어머니만 진료실에 잠깐 남으라고 했다. 어린 필자는 진료실 바깥 복도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서 어머니를 기다렸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어머니의 표정이 굉장히 어두웠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이제 집에 가자” 하면서 내 손을 잡고 발걸음을 떼는 게 아니라 그냥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허리를 잔뜩 구부린 채로 이마에 두 손을 모으고는 머리를 푹 숙였다. 마치 세상을 잃은 사람처럼 “주여…”라고 중얼거리며 한숨을 토해 내는 기도를 했다.
‘아, 좋지 않은 얘기를 들으셨나 보다. 내 귀가 잘 안 나으려나.’ 그래서 어머니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엄마, 병원에서 뭐라고 해요.” 그러자 어머니가 맥이 탁 풀린 힘없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지연아, 네 귀가 잘 안 나을 수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되면 소리를 듣는 데 평생 문제가 생길 수도 있대.”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린 필자는 이상하게도 감당이 안 되는 큰 기쁨이 느껴졌다. ‘엄마는 내 귀가 먹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 설마 나를 맘속 깊이 사랑하시는 건가. 저렇게 걱정할 만큼 나를 사랑하시는 건가. 하나님 너무 감사합니다.’
어린 나는 참으로 어리석게도 내가 사랑받는 딸이라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뻐하고 있었다. 자칫 귀가 먹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당시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면, 한마디로 이런 기분이었다. ‘내 귀가 안 나을까 봐 저렇게 걱정하시다니. 아무래도 엄마가 나를 사랑하나 봐. 귀가 평생 들리든 안 들리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엄마가 이렇게 나를 사랑한다면….’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철없는 반응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피식 웃음이 난다. 어머니는 항상 나를 사랑하시고 계셨는데 왜 나는 그걸 까맣게 몰랐을까. 왜 나는 당연히 어머니의 사랑을 못 받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오해하고 있었을까.
돌이켜 보면, 어머니는 정말로 깊고 큰 사랑을 가진 분이었다. ‘내 예상과 달리’ 어머니가 지금까지 나를 사랑해오신 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자 세상을 다 잃어도 괜찮을 듯이 기뻤던 감정이 아직도 선하다.
가족 간의 사랑은 표현될 때 100배 더 강력한 효과를 낸다. 우리 기독교 양육자는 자녀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모든 생래적 조건을 포함해 그들을 사랑하고 있음을 반드시 생활 속에서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자녀에게 화가 나거나 실망했을 때는 쉽게 표현한다. 하지만 너무나 사랑하고, 보고 싶고, 손잡아주고 싶은 마음은 표현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리운 마음, 참으로 예수님 안에서 잘 크기를 소망하는 마음, 내 생명을 대신 내줄 수도 있을 만큼 사랑하는 마음은 자녀들에게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
물론 모든 감정의 표현에는 절제가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는 자녀들을 향한 사랑의 표현에서 너무 쓸데없이 절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녀는 남자라서, 혹은 여자라서 부모님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
부모는 하나님이 사람을 어떻게 창조했는지 가르치고 자녀의 성별을 주변에서 있는 그대로 기뻐하며 감사하고 있음을 표현해 줘야 한다.
엄마 아빠의 사랑이 부지불식간에 드러나는 순간, 자녀가 ‘설마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사랑하기라도 하는 거야’하며 낯설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녀 앞에 서 있는 우리 모습은 종종 영의 부모이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가늠케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녀 성교육의 주제별 교육법은 다음에 시작할 기획에서 소개한다.
김지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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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73999&code=23111413&sid1=i